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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21년 동안 두산 베어스를 지켰던 원 클럽 맨 '천재 유격수' 김재호가 정든 그라운드를 떠난다. 오랜 2군 생활 속에서도 결국 주전 자리에 올라 세 차례 팀 우승을 이끈 김재호는 베어스를 대표하는 레전드 유격수로 남은 채 유니폼을 벗는다.
두산 구단은 14일 김재호의 현역 은퇴 소식을 공식 발표했다. 김재호는 최근 구단과 면담을 통해 현역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김재호는 2004년 1차 지명으로 화려하게 두산으로 입성했다. 하지만, 김재호가 꽃을 피우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당시 주전 유격수였던 손시헌의 그늘에 가려 10년 가까이 백업 역할을 맡았던 김재호는 2014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등극했다.
김재호는 2015시즌 13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7, 126안타, 3홈런, 50타점으로 데뷔 첫 풀타임 3할 시즌을 달성했다. 2016시즌 김재호는 타율 0.310, 129안타, 7홈런, 78타점, 출루율 0.389, 장타율 0.440 호성적과 함께 2년 연속 팀 우승을 이끌면서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김재호는 2019시즌 한국시리즈에서 타율 0.364, 4안타, 3타점, 3볼넷, 4득점으로 팀 세 번째 우승에도 큰 힘을 보탰다. 2020시즌 한국시리즈에서도 타율 0.421, 8안타, 1홈런, 7타점, 4볼넷으로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김재호는 선수 생활 말년엔 2023시즌과 2024시즌에도 후반기 반등하는 활약으로 포스트시즌 선발 유격수에 후배들을 제치고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두산 베어스 유격수 자리에서 김재호의 이름을 지우는 건 쉽지 않았다.
김재호는 개인 통산 1793경기,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 661득점, 581볼넷, 79도루, 출루율 0.356, 장타율 0.366의 기록을 남겼다. 1793경기 출전은 두산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 경기 출전 기록(2위 안경현·1716경기)이다. 두산 구단 유격수 출전 기준 안타, 타점, 홈런 등 대다수의 기록도 김재호가 보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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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은퇴 발표 뒤 연락이 닿은 김재호는 "21년 동안 정들었던 두산 유니폼을 벗는 게 실감이 안 난다. 두산에서 세 차례 우승을 맛봤는데 아무래도 2015년 첫 우승 당시 감격과 눈물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때 그라운드 위에서 함께했던 동료들을 잊을 수 없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예전 오랜 2군 생활에도 나를 잊지 않고 끝까지 응원해 주신 두산 팬들의 사랑을 평생 기억하겠다. 실망하고 질책하셨을 때도 있으셨겠지만, 그 또한 나에 대한 애정이 있었기에 해주신 말씀이었다고 생각한다. 21년 동안 감사하고 미안한 마음을 모두 팬들에게 전하고 싶다"라고 은퇴 소회를 먼저 밝혔다.
김재호는 팀 세대교체 기조를 고려해 후배들에게 출전 기회를 양보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김재호는 "솔직히 계속 하자면 1년 정도 더 할 수도 있었겠지만, 세대교체가 필요한 팀 사정상 후배들에게 출전 기회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팀 베테랑 선배로서 제대로 후배들을 이끌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린다. 어떻게 보면 후배들에게 큰 짐을 남기고 떠나는 거라 더 미안할 뿐"이라며 "후배들이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더 힘을 냈으면 좋겠다. 예전 우리가 알던 두산 베어스다운 허슬두 야구를 후배들이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팬들께서도 시간을 두고 질책보다는 애정 어린 격려를 더 보내주셨으면 한다"라고 강조했다.
2025시즌 도중 김재호의 현역 은퇴식을 개최할 두산 구단은 김재호와 현역 은퇴 논의 과정에서 향후 지도자 생활에 대한 얘기도 건넸다. 김재호는 향후 제2의 야구 인생을 어떻게 펼칠지 고민하는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김재호는 "향후 어떻게 제2의 인생을 보낼지는 고민할 시간이 필요할 듯싶다. 우선은 쉬면서 천천히 생각하려고 한다. 당분간 마음으로만 함께하겠지만, 두산 베어스와 영원한 이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은 인생에서 한국 야구 발전을 위해 어떻게 선한 영향력을 끼칠지 계속 고민하겠다"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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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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