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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절친도 있고 호기롭게 왔지만, 뛸 자리가 없다. 냉엄한 현실과 마주한 에릭 다이어(바이에른 뮌헨)다.
다이어는 지난 1월 겨울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 홋스퍼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임대됐다. 크리스티안 로메로-미키 판 더 펜으로 구성된 중앙 수비수 조합을 뚫을 수 없었다. 동시에 라두 드라구신을 영입하고 전천후 벤 데이비스도 중앙 수비를 서는 능력이 있으니 더는 방법이 없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다이어의 느린 발을 활용하고 싶지 않았다. 그가 비빌 언덕은 이적이나 임대였고 마침 카타르 아시안컵을 떠난 김민재로 인해 중앙 수비가 헐거워진 뮌헨 임대를 선택했다.
토트넘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해리 케인도 있겠다,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며 뮌헨에 합류해 몸이 엉망에 가까웠지만, 정신력으로 버텼던 김민재의 집중력 저하가 보이면서 충분히 실력을 발휘해 주전을 확보하리라는 믿음도 있었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마테이스 더 리흐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다이어를 함께 세운 뒤 만족감을 보였고 리그 막판으로 향하면서 기회를 계속 줬고 1년 연장 옵션까지 발동되며 일자리의 안정성을 보장받았다.
하지만, 다이어는 마취제에 불과했다. 자리만 지키고 전진하지 않으며 자신의 느린 스피드를 감추니 김민재만 더 힘들게 경기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중앙 수비수 출신 뱅상 콩파니 감독이 부임했고 다이어는 설 자리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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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 완성도에 있어서는 일가견이 있는 콩파니 감독은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를 우선 기용했다. 전체 대형을 전진해 모험적인 수비를 앞세우니 스피드 저하의 다이어는 무쓸모였다.
흥미로운 점은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우파메카노가 김민재와 함께 문제없이 뛰고 있다는 점이다. 리그 10경기 출전 시간이 우파메카노가 892분으로 858분의 김민재보다 조금 더 많다는 것이다. 다이어는 46분이 전부다.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나 조금의 시간을 얻었을 뿐이다. 자신이 최고라 생각했던 다이어에게는 굴욕적인 시간이었다.
올 시즌이 끝나면 뮌헨과 계약이 종료되는 다이어 입장에서는 빠른 선택이 필요하다. 김민재와 비교해 실력에서 밀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현실은 얼음장처럼 차갑다. 무엇보다 국제축구연맹 산하 국제스포츠연구(CIES)가 발표한 올 시즌 최고 중앙 수비수에는 김민재가 명예롭게 1위에 올랐다. 다이어는 상위 10명에 들지도 못했다.
은근히 자신의 우월성을 태도로 보여줬던 다이어다. 손흥민이 토트넘 주장에 선임됐을 당시에도 '태도 논란'에 휘말렸던 다이어다. 손흥민의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물론 다이어 역시 손흥민의 절친 중 한 명으로 분류되지만, 그 깊이에는 차이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흥미롭게도 이번에는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턴 이적설과 마주했다. 영국 매체 '트라이벌 풋볼'은 '다이어가 뮌헨과 계약을 조기에 마무리하고 울버햄턴으로 향할 수 있다. 당장 뮌헨에서 극적으로 출전 시간이 늘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라고 전했다.
울버햄턴 외에도 브렌트포드도 다이어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한다. 공교롭게도 울버햄턴에는 황희찬이 있고 브렌트포드에는 올 시즌 1군 정식 계약을 맺고 경기마다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김지수가 있다. 한국 선수들과 인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같은 포지션을 소화하는 김지수도 기회를 얻으려 노력하는 상황에서 다이어는 '굴러온 돌'이 됐다.
겨울 또는 여름에 선택하더라도 뮌헨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는 사실에는 변함없는 다이어의 고민스러운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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