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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SSG 감독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당시 선발진의 붕괴를 지켜보면서 추후 구상을 놓고 머리가 복잡했다. 외국인 선수들의 부상과 부진 속에 선발진이 한 번 휘청거렸고, 김광현의 성적은 나이를 먹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게다가 오원석 송영진 박종훈 등 국내 선발 투수들의 활약상은 모두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선발진을 재정비하지 않고서는 장기 레이스를 버티는 게 불가능했다.
그때 이 감독은 조병현(22) 카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확정된 건 아니다”고 전제를 달면서 “조병현이 선발로서도 좋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또 우리 팀 선발진 구성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불펜으로 쓴다면 마무리로 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병현의 2025년 보직은 꽤 일찌감치 선발 혹은 마무리로 정해져 있었던 셈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문승원을 불펜에서 쓸 계획이 없었던 이 감독은 오원석이나 송영진이 아직 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것에 주목했다. 이들을 차례로 군에 다녀오는 동안 그 자리를 지킬 선수가 필요하다고 봤다. 조병현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2024년 시즌 전 제대했다. 군필이었다. 조병현이 자리를 잡는다면 미래의 에이스감을 확보하는 동시에 나머지 선수들의 군 문제를 차례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지명 당시부터 선발로 클 수 있다는 잠재력을 인정받은 선수였다. 실제 육성도 상당 부분 선발 쪽에 맞춰져 있었다. 다만 상무에서 마무리로 뛰며 좋은 활약을 했고, 올해는 전역 첫 해인 만큼 일단 그 기조를 이어 가며 1군에서 적응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이 감독은 플로리다 캠프 당시 “조병현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했고, 조병현은 그 기회를 완벽하게 움켜쥐며 팀 마무리까지 승격했다.
조병현은 마무리 승격 이후 대단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이제 국가대표팀 불펜 투수로 성장했다. 9월 이후 12경기에서는 13이닝을 던지며 45타자를 상대해 딱 하나의 안타만 맞았다. 탈삼진은 무려 18개였다. 평균자책점은 당연히 0이었다. 리그에서 손에 꼽힐 만한 구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시속 150㎞ 이상의 패스트볼, 그리고 여기에 보조를 맞추는 포크볼과 커브가 맹위를 떨쳤다.
결과적으로 조병현은 2025년도 팀 마무리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가고시마 마무리캠프를 지휘하고 있는 이 감독은 “일단 조병현은 내년에도 마무리로 쓸 계획”이라고 했다. 김민과 트레이드로 떠난 오원석의 자리는 문승원이 선발로 이동하면서 메울 예정이다. 이 감독은 “문승원과 노경은이 시즌 초·중반 좋은 활약을 하면서 조병현이 성장할 수 있었다”고 두 선수를 칭찬하면서 “문승원이 선발로 합류하고, 나머지 한 자리는 경쟁을 붙일 생각이다. 선발 두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경쟁을 시키기는 부담이 컸다”면서 구상의 변화를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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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만약 조병현이 선발로 옮겼다가 자리를 잡지 못할 경우 이도 저도 아닌 시즌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생각했다”고 오래 고민을 했음을 털어놨다. 선발로 전환했다가 실패하면 다시 불펜으로 갈 수도 있지만, 사실 한 번 리듬이 꼬인 선수가 바로 불펜에서 원래 기량을 찾으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한 시즌이 그냥 허송세월 지나는 경우도 많다. 30세이브 투수는 10승 투수 못지않은 가치를 가지고 있는 점도 있고, 기존 마무리였던 서진용의 반등도 지켜봐야 하는 부분도 있어 마무리 보직 또한 급하다.
팬들과 구단 사이에서도 꽤 논란이 있는 주제였지만, 조병현은 시즌 막판 “선발이든 마무리든 주어진 보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느 쪽이든 상관은 없다”며 구단의 결정에 따르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발로도, 마무리로도 모두 매력이 있는 선수라 불거졌던 주제일 수도 있다. 2025년 이후에도 이 주제는 계속 화두에 오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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