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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V토크] 우리카드 대역전승 이끈 '우리 아빠' 한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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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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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해냈다.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28)이 기적적인 역전승의 발판을 놓았다.

우리카드는 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2-25, 19-25, 25-23, 30-28, 15-13) 역전승을 거뒀다. 0-2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내리 세 세트를 따내면서 올 시즌 첫 홈 승리를 챙겼다. 순위도 4위(3승 2패·승점 8)로 한 계단 올라섰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경기마다 기복이 심했다. 특히 주포인 미힐 아히와 김지한이 오락가락했다. 아시아쿼터 알리 하그라파스트도 공격력과 서브가 뛰어나지만 수비력이 좋은 선수는 아니다. 제4의 날개공격수로 주로 출장한 송명근 역시 공격 쪽에 방점이 찍힌 선수다. 우리카드는 많은 범실을 하면서 패배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3세트부터 투입된 한성정이 분위기를 바꿨다. 한성정은 공격 7개를 시도해 4개를 성공시켰고, 블로킹 득점 1개를 올렸다. 하지만 리시브와 수비에서 큰 역할을 했다. 서브 범실도 없었다. 아히와 김지한이 화려한 역할을 맡았다면, 한성정은 훌륭한 조연이 됐다. 우리카드는 아히와 알리가 빠지고 이강원까지 투입해 국내 선수로만 나서기도 했다.

한성정은 경기 뒤 "올 시즌 쉽게 끝나는 경기가 없다 보니까 승점 관리가 중요하다. 다음 경기(OK저축은행전) 이후 다시 대한항공을 만난다. 오늘 무기력하게 패배했다면 다음 경기에도 영향이 있었을텐데, 다시 만나서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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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 한성정(오른쪽). 사진 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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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성정은 최근 마음 고생을 제법 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출전시간이 줄었기 때문이다. 선발 출전은 한 번도 없었고, 이날 경기 전까진 3세트 출전에 그쳤다. 그러나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게임 체인저 역할을 했다.

한성정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긴 하지만, 모든 선수가 똑같은 상황이다. 정해져 있는 주전이 없다. 팀 입장에서 보면 선수층이 두꺼워져야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팀이 지고 있을 때 교체로 들어갔다. 코트에 다 어린 선수밖에 없어서 너무 진지하게 하지 말고, 재밌게 해보자고 했다. 나도 즐기려고 했다. 그게 통했다"고 말했다. 그는 "팀 내에서 연봉을 많이 받는 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도 한성정을 칭찬했다. 파에스 감독은 "좋은 선수인 건 당연히 알고 있다. 의심한 적은 없다. 오늘 블로킹과 공격에서 기대 이상으로 해냈고, 완벽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컵대회 삼성화재전에선 한성정이 선발이었다. 그런데 몸의 준비가 안 됐었다. 원하는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이제 아버지가 됐다. 더 여유롭고 편안하고, 이제는 책임감을 갖고 여유롭게 다가올 것 같다"고 말했다.

파에스 감독의 말대로 한성정은 지난 5일 득남했다. 태명은 소속팀과 같은 '우리'. '우리 팀', '우리 가족'이란 의미와 함께 팀에 대한 애정을 담았다. 한성정은 "아직 (아빠가 된 게)실감나진 않는다. 시즌 중이어서 그런지, 자주 못 봐서 그런지 모르겠다"며 "아직 출생신고는 안 했는데 이름은 시호로 지었다"고 했다. 그는 "육아의 괴로움도 시작이지만, 새로운 행복도 시작"이라며 활짝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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