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였으면 넘어갔다” 배트 던졌는데 잠실에 갇혔다, 삼성-LG 희비 갈린 순간 언제였나

[스포티비뉴스=잠실, 최민우 기자] “대구였으면 넘어갔다.”

삼성 라이온즈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맞붙은 플레이오프(5전 3승제)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가 됐다. 특히 타선이 터지지 않아 애를 먹었다.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였다면 홈런이 됐을 법한 타구가 담장 앞에서 잡히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삼성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치러진 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홈런을 펑펑 터뜨리며 LG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1차전에서는 구자욱과 김영웅, 르윈 디아즈 등이 홈런을 때려내며 10-4 승리를 거뒀고, 2차전에서도 디아즈와 김헌곤이 멀티홈런, 구자욱도 2경기 연속 아치를 그려내며 10-5로 이겼다. 올 시즌 홈런 1위 팀다운 공격력을 뽐냈다.

홈구장의 이점을 톡톡히 누렸던 삼성. 2연승을 내달리며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지만 잠실 원정길에 오르는 삼성은 마냥 안심할 수 없었다. 잠실구장은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달리 투수 친화적인 구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삼성은 잠실에서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고, 점수도 뽑아내지 못했다.

경기 초반부터 홈런성 타구가 나왔지만 파울이 됐다. 2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르윈 디아즈는 임찬규가 던진 2구째 127km짜리 체인지업을 공략해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었다. 공은 우측 펜스를 향해 날아가 관중석 상단에 꽂혔다. 하지만 파울 폴 바깥쪽에 떨어진 탓에 홈런이 되지 않았다. 파울 홈런을 친 디아즈는 결국 투수 앞 땅보로 물러났다.

4회초에도 디아즈는 파울홈런을 때렸다. 1사 1루 상황에서 디아즈는 임찬규의 3구째 126km짜리 체인지업을 잡아당겼다. 공은 다시 오른쪽 담장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그러나 이번에도 파울이 됐다. 삼성은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지만, 판정이 번복되진 않았다. 그리고 디아즈는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6회초에도 삼성에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윤정빈이 엘리저 에르난데스의 4구째 149km짜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으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워낙 잘 맞은 타구였고 윤정빈은 자신 있게 배트를 집어 던졌다. 그런데 타구는 펜스 앞에서 우익수 홍창기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홈런인 줄 알았던 에르난데스도 포구가 된 걸 확인한 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중계진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였으면 넘어갈 타구였다”고 했다.

홈런이 나오지 않았던 삼성은 결국 분위기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앞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했던 타자들의 배트가 침묵했고, 박병호와 강민호 등 베테랑 타자들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선발 투수였던 황동재의 뒤를 이어 6명의 불펜진이 LG 타선을 최소 실점으로 봉쇄했지만, 3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은 “윤정빈 타구보다 디아즈 파울 홈런이 더 아쉬웠다”면서 “디아즈가 파울 홈런을 치고 기운이 조금은 빠진 것 같다. 그 순간이 가장 아쉬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염경엽 감독도 “피 말리는 승부였다. 구장 차이는 우리에게 분명히 더 유리하다. 오늘 경기에서도 윤정빈의 타구가 대구였으면 넘어갔을 것이다. 디아즈 타구도 마지막에 빠져 나가면서 파울이 됐다”며 잠실구장의 효과를 누렸다며 슬쩍 미소를 지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