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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2 (토)

“더럽게 싸우겠다” 백전노장 타바레스 상대하는 ‘아이언 터틀’의 각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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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만에 다시 경기 기회를 잡은 ‘아이언 터틀’ 박준용(33), 그는 굳은 각오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박준용은 오는 13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가스의 UFC APEX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로이발 vs 타이라’에서 코-메인으로 브래드 타바레스(36)와 미들급 경기를 갖는다.

원래 두 선수는 지난 7월 상대해야했다. 그러나 계체까지 모두 마친 뒤 가진 신체검사에서 박준용이 포도상구균 감염이 의심돼 이를 통과하지 못했고, 경기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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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용이 이번 상대 브래드 타바레스와 페이스 투 페이스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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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에 시합을 아쉽게도 하지 못했는데, 이번에 다시 할 수 있게돼서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시합을 앞두고 화상인터뷰로 만난 박준용은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환한 미소로 계체까지 마친 뒤 취소된 것이라 실망이 더 컸을 터. 그는 “실망스러운 것도 있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많이 당황스러웠다”며 당시 느꼈던 심정을 전했다.

귀에 난 염증이 문제가 됐던 그는 “최대한 염증이 안나게 하려고 노력했다. 병원가서 진찰도 자주 받았다”며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값비싼 수업료를 낸 그는 “하늘의 뜻에 맡긴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무리 내가 뭐라고 하더라도 되는 대로 될려면 되고, 안 되면 안 되는 것”이라며 그때 얻은 경험에 대해서도 말했다.

당시 최두호 최승우 이정영 등 다른 한국인 파이터들의 경기를 지켜봤던 그는 “다 열심히 준비했다. 모두 이겼으면 좋겠지만 그러지는 못했다. 그래도 그 사람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낸다. 옆에서 감량하는 것, 훈련하는 것들을 다 봤다. 모두 박수받아 마땅한 경기를 했다”며 이들에 대한 생각도 전했다.


UFC 관계자에 따르면, 일주일 만에 다시 경기를 치르는 방법도 있었지만 스파링 파트너들이 모두 귀국한 상황에서 현지 체류를 연장할 수 없어 결국 경기 일정을 다시 잡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3개월 만에 시합이 잡혔다.

“(UFC에서 경기를) 바로 잡아준 거 같다”고 말한 박준용은 “매 시합 똑같이 준비하고 있다. 무조건 이길 수 있는 시합을 위해 최대한 연습하고 상대에 맞춘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도 한 치의 빈틈없이 진짜 많이 준비했다”며 각오를 전했다.

하와이 이주 한인 후손인 타바레스는 종합격투가 통산 29전 20승 9패를 기록중인 베테랑이다. UFC 미들급에서 두 번째로 많은 승리를 거뒀고 마이클 비스핑과 함께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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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바레스는 UFC 미들급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선수다. 사진=ⓒAFPBBNews = News1


타바레스는 지난 7월 경기가 취소되기전 MK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박준용을 “강하고 내구성이 좋은 상대”라며 칭찬하면서도 “나는 오랜 시간 싸워오면서 여러 유형의 많은 선수들과 경기를 해봤다. 그렇기에 그가 내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들을 들고 나올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이 말을 전해들은 박준용은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도 “그런 경험을 흔들어 놓을 수 있어야 한다. 조금 더럽게 싸워야 할 것”이라며 각오를 전했다.

‘더럽게 싸운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 더티 플레이를 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그는 “상대를 지치게 하고, 상대가 자신의 게임을 못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그 말의 의미를 설명했다. “체력적인 부분을 많이 연습했다. 상대는 타격가다. 그러다보니 상대의 스타일을 무너뜨릴 수 있는 훈련을 많이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미들급 파이터중 체격에서 밀리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덩치로 싸우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라며 동의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항상 나보다 큰 상대들과 싸웠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매 시합 15분 내내 피터지게 싸운다는 생각을 갖고 올라간다”고 말한 그는 “초반부터 다 쏟아부을 것”이라며 재차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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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용은 지난해 12월 안드레 무니스와 경기에서 아쉬운 판정패를 당했다. 사진 제공= U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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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안드레 무니스와 경기에서 아쉬운 판정패를 당한 뒤 옥타곤에서 한동안 떠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그는 “패배에 대해 익숙함이 생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패배는) 항상 쓰라린 상처다. 다시 운동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된다. 이겼을 때의 동기부여와는 조금 다른데 둘 다 내게는 MMA를 더 재밌게, 열심히 할 수 있는 동기부여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패배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당시 패배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역시 MMA는 재미있습니다. 변명없고 동기부여받고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소감을 남긴 것에 대해서는 “시합이 끝난 뒤 집에 다시 오니 또 싸우고 싶어졌다. 다시 막 끌어오르는 것이다. 그래서 재밌는 거 같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심장은 이제 막 시작한 격투기 선수같다”고 말한 그는 “격투기 선수로서 승부욕이 죽으면 은퇴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신체적인 것보다 정신적인 의지, 싸우고 싶다는 의지가 꺾이면 끝이다. 그런데 아직 나는 이팔청춘”이라며 여전히 뜨거운 열정을 갖고 싸움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 10개월 만에 그는 다시 그 뜨거운 심장을 옥타곤에서 불태울 예정이다. 이번 경기를 “새로운 도전”이라 칭한 그는 “꼭 이기는 시합을 하고 돌아가겠다”며 굳은 의지를 다졌다.

[라스베가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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