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상황에서 시즌 막판 부상을 입고 수술까지 받는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내야수 김하성(29)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에 몰렸다.
한 에이전트는 “타이밍이 진짜 안좋다”며 김하성의 부상이 시장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김하성은 안좋은 상황에서 FA 시장에 나간다. 사진= 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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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을 입고 FA 시장에 나온 선수는 어떤 선택을 해야할까?
일단 흔히 말하는 ‘FA 잭팟’ ‘1억 달러’ 등의 자극적인 표현들이 현실이 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실적인 계약을 찾아야한다.
이 에이전트는 “4년 계약에 1~2년 뒤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옵트 아웃 조항을 넣거나 성적에 따른 연봉 인상 조항 등을 포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김하성의 FA 시장 전략을 예상했다.
다년 계약의 안정성과 재평가의 여지까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선택이다.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다. 외야수 마이클 콘포르토는 2021시즌 이후 FA 시장에 나왔지만, 2022년 1월 어깨 수술을 받았다.
콘포르토는 어깨 수술을 받고 FA 시장에 나왔고 결국 1년을 쉬었지만 다년 계약을 얻었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2022년 콘포르토가 경기에 뛰지 않을 것임을 알렸고, 계약 자체를 하지 않았다. 2022년 8월말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2년 3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제안했지만 이를 거절했고, 2023년 1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2년 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첫 시즌 이후 FA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했지만, 실행시키지는 않았다.
김하성도 콘포르토처럼 1년을 통째로 쉬라는 얘기는 아니다. 보라스가 이같은 선택을 한 것은 퀄리파잉 오퍼를 피하기 위한 전략적인 배경도 깔려 있었다. 김하성이 퀄리파잉 오퍼를 받을 가능성은 높지않다.
다른 가능성도 있다. 샌디에이고와 재계약이다.
김하성은 휴식 후 다음 시즌을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도 강한 확신과 함께 어깨 수술을 택했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모습이다. 최소한 재계약과 관련된 논의가 있을 수 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5시즌 남아 있는 상호 합의에 의한 옵션(800만 달러)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이 옵션은 거의 사문화된 옵션이다. 구단과 선수 양 측이 모두 만족할 옵션은 쉽게 존재하지 않는다. 구단이 만족할 만큼의 활약을 보인 선수들은 시장에서 다년 계약을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하성이 다년 계약을 보장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구단과 이 옵션을 살려 동행을 1년 이어가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혹은 이 옵션을 발판으로 새로운 계약에 합의할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샌디에이고는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클레빈저와 계약을 연장한 사례가 있다. 사진= MK스포츠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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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는 실제로 부상 선수와 계약을 연장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20년 11월 우완 가렛 클레빈저와 2년 1150만 달러 계약에 합의하면서 동시에 토미 존 수술 소식도 함께 공개했다. 클레빈저는 2021시즌을 통째로 쉬었고 2022년 복귀했다.
문제는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에게 새로운 계약을 줄 여지가 있느냐다. 대부분의 주전들이 장기 계약으로 묶여 있는 상황에서 구단 유망주 랭킹 2위 유격수 레오달리스 데 브리스가 성장중이다. 이번 시즌 싱글A에서 뛰었기에 아직 시간이 남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최근 메이저리그는 정상급 유망주들을 ‘속성 과정’을 거쳐 콜업시키는 사례가 많아졌다.
파드리스와 재계약을 한다고 하면 선수가 원하는 장기 계약은 어려울 것이다. 대신 익숙한 팀에서 재활하면서 건재함을 증명한다면, 그때는 정말로 ‘FA 잭팟’을 노릴 수 있을 것이다.
김하성은 자신감을 잃지 않은 모습이다. “건강하기만 하다면 나의 가치나 이런 것은 다른 팀이나 우리 팀이나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건강한’ 김하성은 좋은 선수다. 그가 지난 4년간 활약을 통해 입증한 결과다. 시장에서도 ‘그가 좋은 선수’라는 것을 확신한다면 그는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샌디에이고(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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