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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9 (목)

‘흙수저 근성’ 이정효 광주FC 감독 공격 축구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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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정효 광주FC 감독이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무대 1차전 요코하마 마리노스와 경기에서 골이 나오자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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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효 감독은 확실히 매력적인 축구를 한다. 기회가 왔을 때 확실히 틀어쥔다. 세계적인 사령탑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조제 모리뉴 감독의 별명 ‘스페셜 원’(특별한 사람)을 연상시킨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FC가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무대 1차전에서 일본의 요코하마 F.마리노스를 7-3으로 격파했다.



광주는 창단 14년 만에 아시아 클럽 최고의 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 처음 출전했는데, 첫 경기에서 7골의 폭풍을 몰아친 것은 놀랍다. 상대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차지한 강호여서 광주의 성취는 더 빛난다.



그럼에도 이정효 감독은 만족을 모른다. 그는 경기 뒤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팬 앞에서 자랑스럽게 경기했다. 아시아에 우리가 어떤 축구를 하는지 알렸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3실점에 화가 난다. 결과에 만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정효 감독의 단호한 어투는 그의 ‘흙수저 근성’에서 나온다.



스타 선수 출신이 아닌 그는 매 경기 목숨을 걸고 팀을 지휘한다. 혹독한 감독 밑에서 선수들은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이날 3골을 터트린 알바니아 국가대표 야시르 아사니(전2분, 후13분, 후48분)의 활약은 그의 용인술의 일면을 보여준다. 지난해 팀의 주포로 가장 많이 득점한 아사니는 올 시즌 초반 벤치로 밀렸다. 이 감독은 “실력이 없다” “건방 떤다”며 직격하기도 했다. 하지만 밀당 리더십을 통해 선수의 멘털까지 개조했고, 이날 아사니는 해결사로 부활했다.



한겨레

이정효 광주 FC감독이 17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엘리트무대 1차전 요코하마와 경기에서 득점한 아사니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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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축구는 목표 지향적이다. 골을 만들기 위해 모든 선수가 공세적으로 움직인다. 슈팅 기회에서의 집중력도 강하다. 선수들의 높은 전술 이해도는 기본이다. 여기에 이 감독의 임기응변이 윤활유가 된다. 이날 후반 투입한 베카, 가브리엘, 이희균이 나란히 득점포를 가동한 것은 그의 경기를 읽는 눈을 보여준다.



이 감독은 앞서고 있다고 잠그지도 않는다. 오히려 수비선을 더 끌어올리고, 압박을 통해 더 많은 득점 기회를 노린다. 팬들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몸값 높은 선수들이 없지만 정말 축구를 잘한다. 모험적 전술이라도 과감하게 실행한다. 3골을 먹으면 7골을 넣는다. 선수들이 전술을 잘 이해하고 있고, 감독이 힘의 배분을 통해 상대를 몰아친다. 확실히 차별화된 축구 색깔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감독의 광주는 올 시즌 30라운드 현재 7위를 달리고 있다. K리그1에서는 33라운드까지 치른 뒤 1~6위(파이널 A), 7~12위(파이널 B)로 갈리는데, 광주는 당연히 파이널 A 진입을 노린다. 두 개의 전선을 돌봐야 하는 이 감독이 “K리그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등 다음 경기를 위해 개선하고 발전해야 한다. 경기 운영 면을 선수들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다.



광주는 22일 제주, 28일 김천과 K리그1 31, 32 라운드를 펼치고, 다음달 1일 일본의 가와사키 프론탈레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 2차전 원정 경기에 들어간다. 아시아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이정효 감독의 스페셜 원 행보에 팬들의 시선이 쏠린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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