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전 국가대표 이해인(왼쪽)과 그가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A선수와 나눈 문자메시지. [이해인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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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김연아 이후 최고 선수'로 꼽히는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 이해인(19·여)이 성추행으로 선수 생명이 끝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한 가운데, 피해자인 남자 선수 A군마저 이해인을 오히려 두둔하는 듯한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이해인이 성추행을 하기는 한 것이냐는 지적이다.
A 선수의 대리인을 맡은 법무법인 위온의 손원우 변호사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해인 선수와 A 선수의 재심 결과 발표 이후 A 선수에게 무분별한 비난과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며 "악의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재생산하는 행위에 대해 상응하는 법적 조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해인은 A 선수에 대한 성추행 혐의로 대한빙상경기연맹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심의 결과 최근 '3년 자격정지' 징계가 확정된 바 있다. 선수 생명에 치명타가 될 수 있는 수준의 징계다.
그러나 손 변호사는 오히려 '성추행이 아니었다'고 해석될 수도 있는 취지로 부인했다. 손 변호사는 "지난 6월 5일 빙상연맹 조사 과정에서 '이해인의 행동이 범죄행위에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진술했다"라며 "일련의 조사 과정과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공정위)에서도 이해인의 처벌을 원한다고 발언한 일이 없다. 이해인의 행동에 대해 수치심을 느꼈다고 이야기한 적 또한 없다"고 밝혔다. 대한체육회 재심 과정에서 탄원서 작성 의사를 전달했지만 이해인 측 변호인에게 거절당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는 손원우 변호사가 지난 6월27일 냈던 입장문의 내용과는 배치된다. 당시 손 변호사는 "이해인과 비밀 연애 중 한 번씩 해외 전지훈련 상황을 물어봤다. 사건에 대한 조사에서도 질의했다. 이런 사실에 A는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아 치료를 받고 있다"라며 "해외 전지훈련 기간 중 A가 이해인의 방을 찾았고, 이해인이 성추행 혐의를 받게 된 행위가 벌어졌다. A는 당황하고 놀라 방에서 바로 나왔다"라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이해인은 성추행을 한 적이 없으며, A 군과는 연인 사이였다고 반박한 바 있다. 실제 이해인이 언론에 공개한 두 사람의 SNS 대화를 보면, 둘은 이른바 성추행이 벌어졌다는 시점 전후로 서로를 '여보', '자기'라 칭하며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인다.
이해인이 했다는 성추행은 A 군의 몸에 '키스 마크'를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군은 이 일을 언급하며 "우리 여기서는 최대한 안만나고 한국 가서 만나도 돼? 여기서 내가 운동은 안하고 키스마크 있었다고 하면 내 인생이 끝날 거 같아서. 하지만 키스마크는 내가 잘못했고 책임지는 게 당연하지"라고 말했다.
이에 이해인은 "미안해. 네가 해달라고 해도 내가 하면 안됐어. 나는 어른이니까"라며 "내 생각이 짧았어. 네가 한 말 다 이해했어. 그냥 만나지 말자"라고 했다.
A 군은 성추행 사건 당시 만 15세였다. 16세 미만은 본인이 동의하더라도 성적 접촉을 할 경우 '미성년자 의제 강제추행'이 적용될 수 있다. A 군이 당시 원해서 한 행동이라도 이해인의 행동이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이해인도 이제 막 성인이 된 거고 서로 사귄 사이라는데 성추행이 맞나?", "미성년자는 연애도 하지 말라는 건가", "전도유망한 선수를 이런 식으로 날려도 되나" 등 이번 사건에 대해 처벌이 과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이해인은 김연아 이후 14년 만에 사대륙선수권 우승, 10년 만의 세계선수권 메달 획득 등으로 한국 피겨의 미래라 불린 선수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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