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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4 (토)

[박신자컵 개막] 첫선 보일 아시아 쿼터...본격적인 경쟁은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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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타니무라 리카가 2024∼2025 WKBL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신한은행에 지명된 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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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과 경쟁의 시간이 시작된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024~2025시즌 큰 변화를 가져간다. 2020년 외국인 선수 제도를 폐지한 이후 닫혀있던 문을 개방해 지난 4월 사상 처음으로 아시아 쿼터 제도를 실시했다. 우선은 일본 선수만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이에 지난 6월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를 통해 6개 구단에서 총 9명의 선수가 선발됐다.

성급한 도입이라는 평가와 함께 수준급 선수들이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아 우려를 낳았지만, 드래프트를 진행한 결과 기대감을 모으는 선수들이 참여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WKBL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워낙 인재 풀이 깊다보니, 각자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각 구단들도 ‘기본기가 탄탄해 놀랐다’는 반응이었다”라며 “현재 팀의 5번째 선수 또는 식스맨으로 활용가치가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박신자컵은 아시아 쿼터 선수들이 첫선을 보일 기회다. 새로운 환경 적응에 속도를 높인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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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KB국민은행 숙소에 아시아 쿼터 선수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KB국민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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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은 문제없다

새로운 환경에 빠르게 녹아드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코트 안에서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활에서도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각 팀은 생활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아시아 쿼터 선수들의 적응을 돕고 있다. 나가타 모에, 시다 모에가 합류한 KB국민은행은 선수 출신 통역을 데려와 코트 안팎에서 팀에 녹아들 수 있도록 했다. 숙소 출입구에 아시아 쿼터 선수들을 환영하는 현수막을 설치하고 매운 음식을 못 먹는 일본 선수들을 위해 따로 음식을 준비하는 등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채은 선수, 선수단 체력 팀장님이 일본어를 할 줄 알아서 대화를 많이 하고 있다. 또, 일본 선수 2명을 뽑으면서 서로 의지하는 부분도 있다”면서 “최근 외박 때는 (나)윤정이가 일본 선수들을 데리고 명동을 가더라.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명동을 가고 싶다는 말에 챙겨줬다. 구단에서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정도로 선수들끼리 잘 지낸다”고 웃었다.

◆경쟁은 시작

아시아 쿼터의 등장은 국내 선수들에게 자극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 여자농구는 국제 경쟁력 하락으로 고민을 안고 있다. 외국인 선수 제도 폐지에 이어 국제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며 ‘우물 안 개구리’라는 부정적인 평가를 들었던 만큼 변화가 가져올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 이경은(신한은행) “솔직히 제가 한창 국가대표로 뛸 땐 일본과 차이가 났다. 대진표가 나오고 (일본을 만나면) 이겼다는 생각이었는데 많이 바뀌었다. 인정해야 한다.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운동하는 자세, 인프라 측면도 경쟁력이 좋다. 선의의 경쟁이 많아질 것이다. 배우고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당부했다.

강유림(삼성생명)은 “팀 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최근 시즌을 치르다 보면 저득점 경기도 나오고 경기력이 좋지 못할 때도 있었다. (아시아 쿼터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리그 수준이 올라갈 수 있다면 좋은 것 같다. 다만, 내가 경기를 못 뛰게 될 수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1순위는 아직 준비 중

사상 첫 아시아 쿼터 드래프트 전체 1순위의 주인공은 타니무라 리카(신한은행)였다. 리카는 2019년과 2022년 일본 국가대표를 지냈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부상이었다. 지난해 8월 무릎 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실전 공백이 생겼다. 기량은 문제없으나 몸 상태가 걱정이었다. 다행히 재활은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하지만 박신자컵에는 뛰지 않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타니무라) 리카가 재활을 열심히 했다. 7월까지는 개인 운동을 했고 8월부터는 코트에서 재활하고 있다. 아직 몸싸움을 동반한 훈련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박신자컵은 힘들다”면서 “9월 말에 일본 전지훈련을 계획 중인데 그때 조금씩 뛰면서 개막전에 출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선수 본인도 의사가 확고하다”고 바라봤다.

대부분의 아시아 쿼터 선수들이 뛰는 만큼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리카는 지난해 여름 신한은행에서 훈련한 인연으로 아시아 쿼터 선수로 지명됐다. 팀에서 플레이 스타일과 기량은 파악하고 있지만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기량을 점검할 기회를 놓친 것은 아쉽다. 관계자는 “솔직히 박신자컵에서 손발을 맞춰보고 싶었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기에 무리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홍유순은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다른 고교생 신인들이 수업일수와 가을에 열리는 전국체전으로 인해 팀 합류를 하지 못했다. 재일교포 출신으로 일본 대학을 중퇴한 홍유순은 드래프트 당일부터 팀에 합류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관계자는 “무조건 뛰게 하려고 등록도 바로 했다. 일본에서 올 때 짐을 다 싸 왔더라. 곧바로 훈련에 들어갔고 박신자컵도 뛴다. 다른 팀하고 붙어봤을 때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는지 기대 중이다”고 미소를 지었다. 2라운드 2순위로 KB국민은행 유니폼을 입은 오카쿠치 레이리도 한국 이름 이여명으로 등록을 마쳤다.

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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