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여우의 왕' 화려한 귀환→英 BBC "솔란케 능가했다, 레스터 역사상 최고의 선수"

[인터풋볼] 박진우 기자 = 레스터 시티의 '왕' 제이미 바디가 화려한 프리미어리그(PL) 복귀전을 치뤘다.

레스터는 20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영국 레스터에 위치한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PL 개막전에서 토트넘 훗스퍼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당초 바디는 부상으로 인해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한 상태였다. 그러나 빠른 회복세로 피치로 복귀했고, 이 날 레스터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초반 토트넘의 기세가 매서웠다. 전반 6분 제임스 매디슨이 프리킥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문전에 위치한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감각적인 헤더로 골문 앞으로 공을 떨궜지만, 동료의 발 끝에 닫지 못했다. 전반 8분에는 손흥민이 뒷 공간을 향해 왼발 크로스를 올렸다. 도미닉 솔란케가 다이빙 헤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키퍼가 잡아냈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토트넘이었다. 전반 29분 좌측면의 손흥민이 매디슨에게 패스했다. 매디슨은 곧바로 얼리 크로스를 시도했고, 문전까지 침투했던 페드로 포로가 감각적인 헤더 득점을 성공시키며 1-0을 만들었다. 이후 추가 득점은 터지지 않았고 전반전은 1-0으로 종료됐다.

후반전엔 레스터의 공격이 빛났다. 전반 내내 라인을 내려 수비에 치중하던 레스터는 공격을 감행하기 시작했다. 역시 바디가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 12분 압둘 이사하쿠가 우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바디는 빽빽한 수비진들 사이에서 완벽한 위치선정을 보였고, 방해 없이 깔끔한 헤더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막바지까지 두 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추가 득점 없이 1-1로 경기가 종료됐다.

경기 직후 스포트 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바디였다. 경기 직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시작 전까지 가장 주목 받은 선수는 솔란케였다. 토트넘 역대 최고 이적료를 갱신하며 해리 케인의 대체자로 영입된 만큼, 토트넘이 원하는 '9번 역할'을 잘 이행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러나 돌아온 '여우의 왕' 바디의 활약에 솔란케의 이름은 가려졌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0일 "바디는 나이가 들었지만 문전에서 놀라운 재능을 보여줬다. 나이가 들면서 더욱 향상된 듯하다. 30세 이후 기록한 PL 104번째 득점이었다. 이 모든 득점은 레스터 소속 선수로서 넣은 것이다"라며 바디의 활약을 조명했다. 이어 영국 '스카이 스포츠'에서 활동하는 제이미 캐러거의 말을 인용해 "캐러거는 바디가 레스터 역사상 최고의 선수이며 특별한 축구 선수다"라고 언급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바디는 유효 슈팅 2회, 터치 19회, 박스 안 터치 4회, 공격 지역 패스 2회, 공중 볼 경합 성공 67%(2/3), 지상 볼 경합 성공 50%(1/2) 등을 기록했다. 매체는 바디에게 레스터 선수단 내 2위에 해당하는 평점 7.6점을 부여, 활약상을 인정했다.

37세의 나이에도 실력에는 변함 없었다. 지난 시즌 레스터가 강등됐음에도 바디는 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잔류했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도 리그 35경기 18골 2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승격을 이끌었다. 한 시즌만에 PL로 복귀한 바디의 기량은 여전했다.

특유의 폭발적인 성격도 한결 같았다. 바디는 후반 34분 교체되어 나갈 때, 토트넘의 크리스티안 로메로에게 'Fxxx you'를 연상시키는 입모양으로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아울러 경기 도중 토트넘 원정 팬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0'을 가리켰다. 이는 토트넘이 PL에서 우승 경험이 없는데 반해, 레스터는 '1회' 우승 경력이 있음을 드러내는 도발적인 제스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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