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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그때 교체 의미 없다"…두산 변수 예상했지만, 시라카와 떠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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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브랜든을 그때(8월 15일을 앞두고) 교체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두산 베어스는 지난달 23일 새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29)을 영입하면서 올 시즌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2장을 모두 소진했다. 두산은 앞서 부진한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2)를 웨이버 공시하고 새 외국인 투수로 조던 발라조빅(26)을 영입하면서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한 장을 쓴 상태였다.

제러드를 영입할 당시 두산은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30)의 몸 상태도 염두에 둬야 했다. 브랜든은 올 시즌 14경기에서 7승4패, 75이닝,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하고 있었다. 건강할 때만큼은 알칸타라 대신 에이스 임무를 톡톡히 해줬는데, 문제는 아파서 이탈하는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브랜든은 지난 4월 말 허리 통증으로 한 차례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지난 6월 24일부터는 어깨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51일째 자리를 비우고 있다. 왼쪽 어깨 견갑하근 미세손상 진단으로 6주 소견을 받으면서 지난 6월 28일부터는 재활선수 명단에 올라 있었다.

두산은 재활선수 명단에 있는 브랜든이라는 변수를 고려하는 것보다는 당장 제러드를 영입하는 게 팀에 더 이득이라 판단했다. 헨리 라모스(32)는 80경기에서 타율 0.305(311타수 95안타), 10홈런, 48타점, OPS 0.842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기복이 있었고, 수비와 주루에서 안일한 플레이를 자주 펼치면서 팀 사기를 꺾는 일이 잦았다. 제러드를 영입해 당장 분위기를 바꾸는 게 더 시급하다 판단했고, 제러드는 기대대로 11경기에서 타율 0.467(45타수 21안타), 6홈런, 19타점, OPS 1.523을 기록하면서 팀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제러드는 타석 밖에서도 선수들과 잘 어울리는 등 워크에식도 뛰어나 현재 프런트의 영입 만족도가 높은 상황이다.

두산 관계자는 제러드 영입 당시 "고민은 있었지만, 어차피 브랜든을 우리가 8월 9일 이후부터 쓸 수 있다. 그 이후에 등판이 가능하다고 봤을 때 그때 브랜든의 성적이 안 좋은 상황이 생긴다 해도 그때 교체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 결정한 것이고, 브랜든은 잘해 줄 것이라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브랜든만 건강하게 돌아오면 완벽한 상황. 그러나 두산의 바람처럼 흘러가진 않았다. 브랜든은 지난 3일 잠실야구장에서 불펜 피칭을 진행하면서 공 23개를 던졌고, 이후 통증이 없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려고 계획을 세우는 상황에서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부상 부위에 또 통증을 느꼈고, 결국 모든 복귀 준비 과정은 원점으로 돌아왔다. 1~2주는 휴식을 취하고 다시 통증이 잡히면 공을 잡을 수 있어 이달 안에 복귀가 가능할지도 현재 확실하지 않다.

문제는 브랜든의 대체 외국인 시라카와 케이쇼(23)의 계약 기간이다. 두산은 시라카와와 지난달 10일 총액 400만엔(약 3400만원)에 6주짜리 계약을 했다. 시라카와와 계약은 오는 20일에 종료된다. 두산은 시라카와와 계약할 당시 20일 전에는 브랜든이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고, 브랜든이 일찍 돌아오면 시라카와의 남은 계약 기간과 상관 없이 브랜든의 복귀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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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브랜든이 시라카와의 현재 계약이 만료될 때까지 돌아오기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고 현재 계약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시라카와 계약 종료 시점에 맞춰서 브랜든의 투입을 계획했으나 재활 스케줄이 밀린 상황이다. 구단은 시라카와와 연장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시리카와가 두산에 남을지다. 시라카와는 지난 5월 SSG 랜더스에서 처음 대체 외국인으로 6주 동안 생활했고, 두산이 한번 더 손을 내밀어 KBO리그에서 뛰는 기간을 연장했다. 일본프로야구(NPB)를 최종 목표로 하는 시라카와에게 분명 좋은 기회였지만, 시라카와는 이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던 것도 사실이다.

시라카와는 두산에 와서 고전한 이유를 밝히면서 "내 야구 인생에서 이렇게 짧은 기간 안에 팀을 2번이나 바꾼 적이 없었다. 원래 일본에서 소속팀까지 하면 한 시즌에 3팀에서 뛰고 있는 것이라서 그런 점에서 조금 적응이 힘들었다. 그리고 이제 다른 나라에서 적응해야 하다 보니까. SSG에서 처음 왔을 때는 그래도 한국의 야구 문화에 어느 정도 적응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팀에 옮겨버리니까 그런 점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아마 그런 차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라카와는 또 "독립리그에서도 경기를 많이 한다고는 해도 이렇게 KBO리그처럼 월요일 하루만 쉬고 일주일 내내 경기를 하진 않는다. 5인 로테이션으로 던져 보는 것도 처음이고, 제대로 로테이션에 들어가서 돌아가는 것도 처음"이라며 체력적으로 힘들었음을 밝히기도 했다.
시라카와는 한국에서 SSG와 두산 소속으로 10경기에서 3승4패, 45⅓이닝, 평균자책점 6.15를 기록했다. 시라카와는 한국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으면서도 "관객들의 응원과 함성 속에서 경기를 하는 것 자체도 큰 경험이다. KBO리그에서 하는 모든 경험은 아마 앞으로 야구 인생에서, NPB에 가서도 이곳에서 한 모든 경험이 다 도움이 될 것"이라며 NPB 드래프트를 향한 꿈을 늘 언급했다.

시라카와가 두산과 계약에 처음 합의한 이유는 NPB 드래프트까지는 기간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약을 여기서 더 연장했을 때 본인이 구상한 드래프트 준비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시라카와가 재계약 의사를 보이지 않는다면 두산은 브랜든이 돌아올 때까지는 외국인 투수는 발라조빅 1명으로 운영해야 한다.

시라카와는 얼마나 더 두산 유니폼을 한국에 머물 수 있을까. 연장 계약이 성사되더라도 시라카와의 의사에 연장 기간과 금액 등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현재 선발투수 최준호, 불펜 투수 최지강과 이영하 등도 부상으로 빠져 있어 보직을 가리지 않고 투수 한 명이 귀한 상황이다. 시라카와가 두산의 제안에 어떻게 응답하느냐에 따라 두산의 마운드 운용 방향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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