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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1 (수)

미국서 꿈나무 대회 최경주 “지루할 틈 없어 매일 감사하고 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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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애틀과 뉴저지서 AJGA 대회 2주 연속 개최 ... PGA 챔피언스 투어도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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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54)는 미국 시각으로 12일 미국 시애틀에 있었다. 최경주 재단이 주최하는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시애틀 대회(8월12~15일)를 위해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후원사인 SK텔레콤과 함께 하는 AJGA 뉴저지 대회(KJ CHOI Foundation Junior Championship Presented by SK Telecom)도 19일부터 열릴 예정이다. AJGA 대회는 남녀 주니어 선수(14~18세) 78명이 참가하는 대회로 최경주 재단은 텍사스 대회까지 3개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최경주는 “내일 한 번 더 행사에 참가하고 바로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리는 PGA 챔피언스 투어 로저스 채리티 클래식(16~18일)에 참가할 예정이다”라며 “그리고 미국 뉴저지로 넘어가 AJGA 대회를 한 번 더 주관한다”고 했다. 그는 “AJGA 대회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꿈나무들을 위한 대회이고 최경주 재단을 통해 한국의 꿈나무들도 참가하는 뜻깊은 대회인 만큼 많은 관심을 가지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SK텔레콤이 한국 미디어를 위해 화상으로 연결한 인터뷰 내용이다.

-아마추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막내아들 강준(듀크대 2학년 재학) 군이 PGA투어에 진출해 부자가 함께 뛰고 싶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 PGA투어에 먼저 진출한 골프 선배의 한 사람으로 조언을 한다면?

“PGA투어에서 뛸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생활을 하는 게 중요하다. 골프는 퍼팅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는 아이언을 잘 쳐야 퍼팅을 잘할 기회가 있다고 말한다. 아이언 경기를 잘해야 버디를 만들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지금 그린에 떨어지는 볼보다 더 홀 가까이 치는 훈련을 지금부터 하면 충분하다. 하고 싶은 샷을 필드에서도 실제 할 수 있도록 세분화해서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 저도 아들 덕분에 옛날보다 더 열심히 하면서 함께 뛰는 날을 기대하고 있다. 아들에게는 정말 열심히 잘하고 있으니까 늘 마음에 되새기면서 기다리라고 한다. 그렇게 조금씩 성장하는 것이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했는데 다음 목표는?

“목표는 그때그때 변할 수 있다.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이기고 나서 다음 목표로 삼은 것은 우선 제자리로 돌아가서 나를 재정립하는 것이었다. 당시 우승하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경기에 대한 집착과 이기고자 하는 소망과 긴장 속에 있었다. 흔히 있는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마음을 차분히 재정립해서 새로 시작하는 것이 중요했다. 마음속에는 늘 US오픈이 질긴 러프로 너무 힘들었는데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고 싶다, 이번 대회를 통해 사람이 하는 게 아니라 하느님이 세우시면 사람은 하게 돼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 US오픈도 하고 싶고 뭔가 좀 생각이 깊어지는 느낌이다. 차근차근 해보려고 한다.”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우승으로 내년 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디오픈 출전권을 얻었다.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번 대회가 열린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는 1999년과 2007년 대회를 통해 경험한 것을 토대로 훈련 방법을 3가지 정도로 압축했다. 디오픈은 러프와 벙커, 바람이다. 벙커는 최대한 안 들어가도록 아이언 샷을 연습했고, 들어가면 어떻게 탈출한 것인가를 연구했다. 내가 미국에서 사는 댈러스가 미국에서 세 번째로 바람이 많은 도시로 알려졌다. 집이 있는 바케로 골프장에서 연습하면서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도 치고 건너편으로 건너가 맞바람이 부는 위치에서도 샷 연습을 했다. 아이언 샷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이번 시니어 오픈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 9번 홀 150야드를 남기고 핀이 그린 왼쪽의 어려운 위치에 꽂혀 있었다. 핀을 공략하려면 벙커가 있으니 대부분 안전한 오른쪽으로 공략했다. 나는 가장 잘 칠 수 있는 9번 아이언으로 하이 컷 샷을 쳐 홀에서 세 발 정도 위치에 볼을 떨어뜨려 버디를 잡았다. 9번 홀부터 14번 홀까지 6개 홀에서 버디 4개와 이글 1개를 뽑아내며 6타를 줄여 우승할 수 있었다. 내가 맞다라는 확신이 드는 그런 샷을 계속 치면서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 내년 디오픈도 바람과 벙커, 러프는 어쩔 수 없으니 마찬가지로 어떤 상황에서도 내가 원하는 아이언 샷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파리 올림픽에서 후배들이 메달을 따지 못했다.

“올림픽에 두 차례 감독으로 참가했다. 올림픽에도 정말 잘 치는 상위권 선수들이 나온다.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들은 정말 공을 잘 친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하고 메달에도 근접했으나 아쉽게 따지는 못했다. 너무 실망하지 말고 조금 더 잘 준비하면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있고, 메달도 딸 수 있을 것이다.”

-50대 중반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비결이 있나?

“2018년 갑상샘 종양이 발견돼 제거 수술을 했다. 암은 아니지만 운동선수로서 위험부담이 있어 과감하게 제거했다. 그런데 아픈 곳도 많고 의욕도 떨어졌다. 그런데 아내가 포기하지 말고 한 번 더 도전하는 게 어떠냐. 아프면 안 아프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면 된다고 하더라. 아내 이야기를 듣고 말씀을 통해 나를 재정비했다. 알코올, 탄산음료, 커피 등을 과감하게 끊었다. 매일 스쿼트 120개, 팔굽혀 펴기 25개를 한다. 140파운드짜리 묵직한 악력기를 갖고 틈날 때 마다 한다. 그 전에 몸에 안 좋은 걸 집어넣었으니, 이제 좋은 걸 집어넣어야 한다. 골프 한 대회 하려면 5~6일 걸어야 한다. 마음의 자세, 생활 습관, 먹는 습관, 꾸준한 운동이 기반이 되니까 영국에선 끝까지 피곤하지 않더라.”

-오직 노력만 있는 삶인데 지치지 않나?

“인생이 고뇌가 될 것 같지만, 생각보다 재미있다. 아침 운동 시간 전에 성경 말씀을 아내랑 배운다. 스토리가 있기 때문에 재미있다. 막내 아들이랑 공치고, 가끔 큰아들 호준이와 딸 신영이가 댈러스에 오면 편을 나눠서 경기한다. 댈러스에는 6~7명의 골프를 배우는 꿈나무들이 있다. 이 친구들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내 운동을 한다. 골프 인생에서 요즘처럼 치핑 어프로치가 재미있던 때가 없다. 그동안의 경험과 훈련 방식이 하나가 된 것 같다. 체력이 되면 더 시간을 잘 쓰면서 활기차게 지내는 것 같다.”

[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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