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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인터뷰] ‘크로스’ 염정아 “구르고 뛰고 쏘고…철판 깔고 연기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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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염정아 주연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 9일 공개
경찰 강력범죄수사대 형사 미선 역


스타투데이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로 안방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염정아. 사진ㅣ넷플릭스


‘몸치’라고 엄살을 떨던 배우 염정아(52)가 액션 여배우로 순항할 기세다. 지난해 여름 수중 액션을 선보인 ‘밀수’에 이어 넷플릭스 영화 ‘크로스’에서 시원한 총기 액션을 선보였다.

지난 9일 넷플릭스로 공개된 이명훈 감독의 ‘크로스’는 아내에게 과거를 숨긴 채 베테랑 주부로 살아가는 전직 요원 ‘강무’(황정민)와 남편의 비밀을 오해한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염정아)이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오락 액션 영화다. 당초 극장 개봉 예정이었으나 최종 OTT행을 선택, 전 세계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1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염정아는 “첫 촬영이 ‘잔인한~’(한 사건을 해결한 후 춤추고 노래하는 뒤풀이 신) 그 장면이었다”며 “스태프들도 다 처음 보는 사람들인데 철판 깔고 했다. 예전엔 귀부터 빨개지곤 했는데 점점 뻔뻔해지고 능청스러워지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크로스’는 공개 이틀 만에 한국, 대만,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 등 5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 유럽, 중동 등 23개국에선 톱10에 오르며 글로벌 영화 부문 8위를 기록했다.

염정아는 “넷플릭스 영화는 처음이라 전 세계 동시 공개라는 점에서 기대와 설렘이 컸다”며 “‘재밌다’ ‘멋있다’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많아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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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 은메달리스트 출신 베테랑 형사이자 남편 강무의 비밀을 오해한 아내 ‘미선’ 역을 연기한 염정아. 사진 ㅣ넷플릭스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젠더 체인지가 되는 부분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는 염정아는 전직 사격 국가대표이자 강력범 때려잡는 에이스 형사 미선 역을 연기했다.

“시나리오에 그려진 대로, 느끼는 대로 표현하고 싶었다”는 그는 “씩씩한 남자 같았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밖에선 한없이 강한 척하지만 집에선 공주님처럼 남편이 다 해준다. ‘강무’로 인해 귀여워보일 수 있는 여자”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영화 ‘H’(2002) 이후 오랜만에 총을 다시 잡은 그는 날렵한 총기 액션과 크로스 액션, 강무의 전 직장 후배 희주(전혜진)와 일대일 몸싸움 등 다채로운 활약을 펼쳤다.

염정아는 “매번 힘이 부치더라”면서도 “뛰는 걸 잘 못하는데 저만 못하면 좀 그럴텐데 (전)혜진이도 못해서 동료애가 큰 힘이 됐다”고 농담처럼 말했다.

“처음엔 ‘저 보고 이걸 원테이크로 가라고요?’ 현장 가서 깜짝 놀랐는데 해내고 나니 뿌듯하더라고요. 구르고 쏘고 액션스쿨 다니면서 시키는대로 연습하니 꽤 근사하게 나왔더군요. 몸 쓰는 건 앞구르기, 뒷구르기는 막는 거 위주로 배우고 총 쏘는 폼을 최대한 멋있게 연습했던 것 같아요. 강무와 미선이 합심해 적을 공격하는 복도 총기 액션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크로스’엔 재미가 있고, 지루함이 없다”는 이명훈 감독의 말처럼 곳곳에 유머러스한 설정과 재치 있는 대사들이 녹아 있다. 부부의 예상치 못한 공조는 때로는 폭발하는 아드레날린 액션으로, 때로는 유쾌한 티키타카로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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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예상치 못한 공조는 때로는 폭발하는 아드레날린 액션으로, 때로는 유쾌한 티키타카로 터진다. 사진 ㅣ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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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정아는 늘 궁금했던 배우 황정민과 첫 호흡이었지만, 몇 십년은 살아본 듯한 ‘반전 부부 케미’을 보여줬다.

“너무 편했어요. 부부로 나와서 그런지 몰라도 현장에서 아낌없는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여자 배우들이 나오니까 선배님이 미리 일찍 현장을 찾아가 촬영장의 컨디션, 상황 등을 다 체크해주셨다. 현장이 안전할지, 우리들이 그대로 촬영해도 이상이 없을지 등을 다 살펴봐주셨다. 감동을 정말 많이 받았죠.”

영화에선 강무와 미선이 사랑에 빠지고 부부가 된 과정이 생략됐다. 염정아는 이같은 질문이 나오자 “저희끼리도 생각해봤다”며 “제가 위험한 미션을 수행하다가 위험에 처했는데 잘생긴 남자가 나타나 날 구해준 거다. 그게 바로 강무였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콩깍지가 씌여서 사랑에 빠지고 결혼했다. 남자가 직업은 없지만 날 너무 아끼고 사랑하니까”라고 나름의 해석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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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34년차가 된 염정아는 오래 활동하고 또 사랑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성실함”이라고 했다. 사진ㅣ넷플릭스


염정아는 요즘 ‘크로스’와 함께 디즈니+의 새 시리즈 ‘노 웨이 아웃: 더 룰렛’로도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tvN 예능 프로그램 ‘언니네 산지직송’에선 맏언니로서 동생들을 이끌며 빅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3.4% 시청률로 출발해 최근 방송된 4회에선 4.8%까지 치솟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작품과 예능을 넘나들며 50대 여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그는 “보시는 분들이 좋게 봐주면 좋은데 ‘왜 한꺼번에 다 나왔지’ 이렇게 보실 수도 있다”면서 “그동안 열심히 해왔던 것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공개된 것 뿐.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말했다.

잘 나가는 베테랑 여배우로서 출연을 망설일 법도 한 ‘예능’에 대해 그는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몸만 좀 힘들지 완벽한 힐링이에요. 거긴 예민해질 게 하나도 없어요. 그냥 몸만 힘들면 돼요. 힘들게 하는 사람이 없어요. 같이 있으면 깔깔깔 웃고 너무 행복해요. 너무 착하고 좋은 아이들을 만나서… 예능을 이렇게 재밌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프로그램도 너무 좋았고요.”

올해로 데뷔 34년차가 된 염정아는 큰 부침 없이 오래 활동하고, 또 사랑받고 있는 이유에 대해 “성실함”이라고 답했다.

“같이 일하는 사람 하고 잘 지내고 주어진 일 성실히 잘 하고, 연기 열심히 하고 일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재밌어서 이걸 게을리 하고 그럴 게 없다”고 얘기했다.

‘배우 염정아’와 ‘인간 염정아’의 삶의 밸런스를 잘 유지하는 것도 비결 중 하나인 듯 했다. 밖에선 대한민국이 다 아는 여배우지만, 집에선 남편과 아이들을 살뜰하게 챙기는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의 모습이다.

“집에선 제가 ‘강무’처럼 챙기는 스타일이에요. 약통에 남편 것까지 며칠 분을 다 조제해 챙겨두고요. ‘식혜의 길’을 걷게 된 것도 남편이 식혜를 너무 좋아해서 ‘한 번 만들어볼까’ 하고 시작한 일이에요. 집에 있다가 일하러 오면 쉬러 오는 것 같기도 하고, 여행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두가지를 왔다갔다 하는 게 저는 너무 행복하고 좋은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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