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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0 (화)

‘협회 작심 비판’ 셔틀콕 여제 안세영 “권력보다 소통 필요, 협회에 또 상처” [Paris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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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파리올림픽 ◆

‘셔틀콕 여제’ 안세영(22, 삼성생명)의 작심 비판의 파장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안세영은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배드민턴협회의 후진적인 행정을 작심 비판했다. 또한 안세영은 인터뷰서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까지 하면서 많은 대중을 깜짝 놀라게 했다.

만 22세의 세계 최강 선수가 대표팀 은퇴를 염두에 둘 정도로 협회와 갈등을 빚었다는 상황이 알려지면서 대한배드민턴협회를 향한 대중들의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는 상황. 또한 인터뷰 이후 파장이 커지자 안세영은 후속 메달리스트 공식 기자회견 불참을 선언했다.

매일경제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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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안세영은 SNS를 통해 다시 한번 공식 입장을 내놓고 협회를 향한 비판을 이어가는 동시에 ‘은퇴’보다는 ‘선수보호’에 방점을 맞춰달라고 호소하며 ‘대결구도’로 상황을 몰아가는 협회에 더욱 실망하게 된다는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또한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지도자들과 협회의 날선 반응에 또 상처를 받았다는 입장도 전해 충격을 안기고 있다.

안세영은 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전서 세계 9위 허빙자오(중국)를 2-0(21-13 21-16)으로 꺾고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안세영은 이번 대회 한국 대표팀의 11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우승 확정 순간 안세영은 무릎을 꿇은 이후 바닥에 얼굴을 파묻고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안세영 개인으로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무릎 부상 이후 선수 경력의 큰 위기를 이겨내고 마침내 선수 생활의 가장 큰 염원이었던 금메달을 획득했다. 불과 만 22세의 나이에 일부 안세영에게 따라붙는 의심의 시선도 완전히 떨쳐내며 셔틀곡 여황으로의 화려한 등극을 마쳤다.

한국 배드민턴의 올림픽 단식 종목 우승은 남녀를 통틀어 1996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무려 28년 만이다. 금메달만 따져도 안세영이 2008 베이징 대회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이후 끊겼던 올림픽 금맥을 16년 만에 다시 부활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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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배드민턴이 1992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래 한국의 7번째 금메달이다. 특히 지난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8강에서 탈락했던 안세영은 불과 3년만에 다시 열린 올림픽서 마침내 시상식 가장 맨 꼭대기에 서면서 아쉬움을 모두 풀었다.

하지만 경기 종료 후 안세영의 폭탄 발언이 한국을 뒤흔들어놨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서 안세영은 “아시안 게임 이후 내 무릎 부상 정도는 생각보다 심각했고 낫기 힘들었다”면서 “대표팀이 이를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다. 조금 많이 실망했다. 이 순간을 끝으로 대표팀과는 계속 가기가 조금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사실상 대표팀 은퇴 혹은 다른 국적으로 귀화까지 염두에 두고 협회와의 갈등을 밝힌 뜻으로 읽혔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협회는 (선수들의) 모든 것을 다 막고 있다. 어떤 면에선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임한다”면서 “한국 배드민턴이 더 많은 발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이 1개밖에 안 나온 것은 협회가 좀 더 뒤를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10월 안세영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과정에 무릎을 다쳐 통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했다. 올해 1월 말레이시아 오픈에 우승한 직후인 인도 오픈에선 우측 허버지 근육을 다시 다치면서 8강에서 기권했다. 이어 3월 프랑스 오픈 정상에 오른 이후 전영 오픈서는 준결승에서 탈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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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과정에서 이번 파리올림픽은 안세영을 향한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작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안세영은 더욱 강인해졌고, 훨씬 더 성장해 있었다. 하지만 안세영은 지난해 부상 이후 자신의 관리 등에 있어 대표팀의 접근 방식에 큰 아쉬움을 느끼고 있던 상황이었다.

올해 초부터 안세영이 기복 있는 성적을 기록하면서도 대회 출전을 이어가자 일각에선 ‘혹사’ 등의 문제가 거론되는 동시에 그에 대한 비관론이 일기도 했다. 또한 협회와 안세영이 무릎 부상을 두고 오랜 기간 갈등하고 있다는 소식도 흘러나왔다.

안세영의 입장에선 협회가 자신의 부상 상태를 방임하면서 올림픽을 준비하기 위한 체계적인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힘든 상황을 통해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게 되면서 이런 아쉬움이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결과적으로 상황은 세계적인 선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부상 등의 이유에 대해서도 외부에 왜곡된 시선이 알려지게 만든 대한배드민턴협회의 문제다. 올림픽이라는 가장 큰 무대를 앞두고 안세영이 이와 같은 상황 속에 내몰리게 했던 것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음을 선수가 충격 발언을 통해 심경을 전한 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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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같은 발언을 두고 협회나 지도자 측에서 비판 발언이 나오자 안세영이 6일 SNS를 통해 다시 자신의 입장을 전했다.

안세영은 “오늘 하루 낭만 있게 마무리 하고 싶은 상상과는 다르게 제 인터뷰에 다들 놀라셨죠?”라며 서두를 꺼냈다.

그러면서 안세영은 “일단 숙제를 끝낸 기분에 좀 즐기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도 없이 제 인터뷰가 또 다른 기사로 확대되고 있다”면서 “선수 관리에 대한 부분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본의 아니게 떠넘기는 협회나 감독님의 기사들에 또 한번 상처를 받게 된다”며 협회나 배드민턴계 원로들의 후속 발언에 대한 아쉬움을 전했다.

안세영은 폭탄 발언의 진의를 ‘대표팀 은퇴’보다 ‘선수 보호’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안세영은 “제가 잘나서도 아니고 선수들이 보호 되고 관리돼야 하는 부분, 그리고 권력보단 소통에 대해서 언젠가 이야기 드리고 싶었다”면서 “누군가와 전쟁하듯 이야기 드리는 부분이 아니라 선수 보호에 대한 이야기임을 이해해주시기 바란다”며 거듭 협회와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듯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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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안세영은 “은퇴라는 표현으로 곡해 말아달라. 제가 하고픈 이야기들에 대해 한 번은 고민해주시고 해결해주시는 어른이 계시길 빌어본다”고 덧붙였다.

현재 안세영은 지난해 8월 처음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이래 현재까지 53주 연속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지막 타이틀이었던 올림픽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서 이제 주요 국제 대회 우승 가운데 남은 건 아시아선수권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안세영은 이미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고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그보다 규모가 적은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이 사실상 시간만을 남겨둔 정도임을 고려한다면 압도적인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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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배드민턴 빅4로 불리는 세계적인 선수 가운데 안세영을 제외한 나머지 3인이 모두 4년 뒤 LA 올림픽에선 30대 초중반의 나이가 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적수를 찾기 쉽지 않을 정도다.

하지만 이같은 갈등을 비롯해 대표팀의 방임에 가까운 지원 상태의 관계가 이어진다면 올림픽 메달 획득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배드민턴협회를 비롯한 체육계와 안세영이 슬기롭게 해당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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