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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9 (월)

좌절 NO 신유빈, '동메달 추가' 의지..."마음과 머리 비우고 냉정하게!" [파리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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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삐약이' 신유빈이 또 한 번 만리장성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올림픽 무대 결승 진출이 좌절된 뒤 자신의 실력이 부족했다며 패배를 깨끗하게 인정했다.

세계랭킹 8위 신유빈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4위 중국의 천멍에게 게임 스코어 0-4(7-11 6-11 7-11 7-11)으로 졌다.

신유빈은 준결승을 마친 뒤 믹스트존(공동 취재 구역) 인터뷰에서 "우선 상대 선수(천멍)의 실력이 (나보다) 좋았다고 생각한다. 중간중간 (스코어가) 비슷했던 부분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상대가 워낙 강하게 버티다 보니까 내가 쉬운 것도 범실이 많이 나와서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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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이 이날 맞붙은 천멍은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년 개최) 여자 단식과 단체전 금메달을 따내며 2관왕에 올랐던 중국 여자 탁구의 최강자 중 한 명이다.

신유빈은 현재 세계랭킹과 커리어, 경험, 객관적인 경기력에서는 천멍에게 밀린다는 분석이 많았다. 다만 신유빈도 파리 올림픽 개막 후 급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던 만큼 '이변'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신유빈은 임종훈과 호흡을 맞춘 파리 올림픽 혼합복식에서 홍콩을 꺾고 동메달을 따냈다. 2012 런던 대회 이후 한국 탁구가 20년 만에 수확한 값진 메달이었다.

신유빈-임종훈 조는 준결승에서 만난 세계랭킹 1위 왕추친-쑨잉사의 벽은 넘지 못했지만 경기력은 대등했다. 3게임까지는 스코어 2-1로 앞서가는 등 만리장성에 당당히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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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은 여자 단식에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32강과 16강을 가볍게 통과한 뒤 8강에서 만난 일본의 히라노 미오를 혈투 끝에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김경아의 동메달 이후 20년 만에 한국 탁구가 단식 종목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신유빈은 혼합복식에 이어 단식에서도 중국의 벽에 막혔다. 세계랭킹 1위 쑨잉사보다는 해볼 만한 상대로 여겼던 천멍도 올림픽 여자 단식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조금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 경기력으로 신유빈을 압도했다.

신유빈은 1게임 4-4 접전 상황에서 범실로 3실점한 부분이 아쉬웠다. 조금씩 점수 차를 좁혔지만 1게임을 천멍에게 9-11로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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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 입장에서는 2게임이 아쉬웠다. 테이블 앞에 바짝 붙어 적극적으로 공격하는 전략이 통하면서 초반 3-0 리드를 잡고도 지키지 못했다. 천멍은 백핸드 싸움을 벌이다가 신유빈이 포핸드로 대응하도록 볼을 보내는 영리하고 지능적인 플레이로 차곡차곡 점수를 따냈다. 신유빈은 결국 8분 만에 6-11로 역전패했다.

3게임은 마지막 추격전이 훌륭했다. 신유빈은 3-10 열세에서 4점을 내리 따내면서 천멍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이때 중국대표팀 코치가 타임 아웃을 걸어 신유빈의 좋았던 흐름을 끊었다. 결국 천멍이 마지막 포인트를 따내고 11-7로 3게임까지 가져갔다.

4게임에서도 신유빈이 기선제압을 했지만 천멍이 추격전을 벌여 결국 뒤집었다. 신유빈은 이날 전체적으로 천멍을 어떻게 공략해야하는지 당황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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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은 한국 여자 탁구 사상 첫 올림픽 단식 결승 진출이라는 타이틀은 2028년 LA 올림픽에서 재도전에 나서게 됐다. 탁구가 1988 서울 대회에서 올림픽 정식 종목에 채택된 뒤 중국 국적이 아닌 선수가 올림픽 여자 단식 결승에 오른 것은 서울 대회 중국 대표로 금메달을 딴 뒤 1996 애틀랜타 대회에서 대만 대표로 은메달을 딴 천징, 2004 아테네 대회 북한 김향미가 '유이'하다. 신유빈이 그 높은 벽에 도전했으나 아쉽게 물러나게 됐다.

신유빈은 준결승 패배로 한국 시간으로 오는 3일 오후 8시30분 같은 장소에서 동메달을 놓고 3~4위전을 치른다. 또 다른 준결승에서 중국의 쑨잉사와 일본의 하야타 히나의 경기 패자와 격돌하게 된다. 전력을 놓고 보면 하야타와 한일전을 치를 가능성이 높다. 여자 단식 결승은 중국의 집안 싸움이 펼쳐질 것이 매우 유력하다.

신유빈은 "아직 여자 단식이 끝나지 않았다. 잘 쉬면서 머리도 비우고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동메달 결정전)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쑨잉사, 하야타 선수 모두 실력이 너무 탄탄하다. 거의 모든 기술이 좋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동메달 결정전) 게임 내용이 바뀐다고 생각한다. 저 스스로 더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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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유빈은 전날 히라노와 8강전에서 100분에 가까운 혈투를 펼친 여파는 이날 준결승에서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오직 자신의 실력이 천멍에 미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신유빈은 "(피곤하고 힘든 건) 모든 선수가 다 똑같다. 오히려 전날 오전 일찍 8강전을 마친 뒤 잠도 더 푹 자고 했는데 상대가 너무 강했다"고 치켜세웠다.

이와 함께 "동메달 결정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더 냉정해야 된다. 마음과 머리를 비우고 잘 준비해야 한다'며 "이렇게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영광스럽다. 남은 단식 한 경기도 후회없는 게임을 하고 싶다"며 "올림픽이라는 무대는 이기고 있더라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그래서 매 순간 집중하려고 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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