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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17 (화)

'올림픽·월드컵 우승 견인' 미국 여자축구 간판 모건, 현역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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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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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릭스 모건


축구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 224경기에 나서 123골을 터뜨린 미국 여자축구 간판 앨릭스 모건(샌디에이고)이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습니다.

모건은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스냅드래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미국여자프로축구(NWSL) 19라운드 노스캐롤라이나 커리지와 홈 경기에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등번호 13번에 맞춰 딱 13분만 뛴 뒤 아미라 알리와 교체되면서 그라운드를 떠났습니다.

이는 지난 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은퇴를 선언한 모건이 선수로 치른 마지막 경기였습니다.

모건이 떠나는 순간이 되자 팀 동료들이 다가와 그와 포옹했습니다.

2만 6천여 명의 관중이 박수를 보내는 가운데 모건은 축구화를 벗고서 왼손을 높게 들어 팬들에게 화답했고, 천천히 그라운드 밖으로 걸어 나갔습니다.

1989년생 모건은 세계 최강으로 꼽히는 미국 여자축구의 간판격 선수입니다.

지난해 9월 은퇴한 메건 러피노와 함께 2010년대와 2020년대 초반 미국 여자축구를 이끌었습니다.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2015 캐나다,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에서 미국의 2연패에 앞장섰습니다.

미국 국가대표팀 소속으로 A매치 224경기를 소화했고, 123골 53어시스트를 기록했습니다.

모건은 러피노 등과 함께 2016년 자국 남자 대표팀 선수들보다 적은 수당을 받는 게 불합리하다며 미국 연방 평등고용기회위원회에 진정을 넣어 전 세계적인 이목을 끌기도 했습니다.

남녀 대표팀의 '동일 수당'을 주장한 것으로, 월드컵에서 4번 우승한 여자 대표팀이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한 남자팀보다 꾸준히 더 좋은 성적을 내왔다는 사실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모건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6년에 걸쳐 끈질기게 투쟁하자 2022년 미국축구협회는 선수들과 남녀 대표팀의 수당을 동등하게 배분하는 단체협약을 맺었습니다.

미국에서 여성 스포츠의 상징처럼 자리매김한 모건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는 천만 명에 달합니다.

AP통신에 따르면 랜던 도너번 샌디에이고 감독은 "원래 스포츠 경기를 잘 보지 않던 내 딸이 모건 덕에 여성 스포츠에 푹 빠졌으니 모건의 가치가 헤아릴 수 없다"며 "모건이 축구, 여성 스포츠에 미친 영향이 참 크다. 떠나는 걸 보니 슬프다"고 말했습니다.

모건은 경기 후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해낸 것 같다. 그라운드에 그 모든 걸 남겨두고 간다"며 "축구화를 벗고, 이제 다음 세대가 번창하도록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건은 지난 5일 SNS에 게재한 영상을 통해 은퇴 계획을 알리면서 현재 둘째를 임신한 상태라는 것도 털어놨습니다.

모건은 "여성 스포츠에 대한 세계적인 투자를 끈질기게 독려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축구를 넘어 내 모든 관심사가 여성 스포츠였고, 모든 걸 쏟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김형열 기자 henry13@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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