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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기사회생' 女 양궁, 10회 연속 결승행 쐈다…네덜란드 슛오프 제압 '금메달 결정전' 진출 [파리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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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세계 최강' 대한민국 여자 양궁이 올림픽 단체전 10회 연속 금메달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대만에 이어 네덜란드까지 격파하고 순조롭게 결승 무대에 안착했다.

임시현(21·한국체대), 남수현(19·순천시청), 전훈영(30·인천시청)으로 구성된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레쟁발리드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4강에서 네덜란드와 세트스코어 4-4(57-53 52-53 57-58 59-51)로 비긴 뒤 슛오프(SO)에서 26-23으로 이겼다.

한국은 이날 8강전에서 주이징, 레이젠잉, 리짜이지로 팀을 꾸린 대만을 세트 점수 6-2(52-51 52-56 54-53 56-54)로 물리쳤다. 8강전에서 마지막 사수의 중책을 맡은 임시현은 한 발도 빠짐없이 9점 이상을 쏘며 승리에 앞장섰다.

한국은 네덜란드와 맞붙은 준결승에서도 한 수 위 기량을 뽐냈다. 1엔드에서 57점을 쏘며 53점에 그친 네덜란드를 4점 차로 제치고 기선을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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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엔드에서는 임시현-전훈영-남수현이 각각 3~5번째 발에서 8점을 쏘면서 점수 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총 52점으로 53점을 쏜 네덜란드에 1점 차로 밀리면서 2엔드를 내줬다.

한국은 3엔드에서도 단 1점 차로 네덜란드에 고개를 숙였다. 10점(전훈영)-10점(남수현)-9점(임시현)-9점(전훈영)-9점(남수현)-10점(임시현)으로 57점을 얻었지만 네덜란드의 저력도 만만치 않았다. 네덜란드는 9점-10점-9점-10점-10점-10점으로 무서운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58점으로 한국을 제쳤다.

한국은 패배 위기에서 일단 4엔드에서 반격에 성공했다. 전훈영-남수현-임시현이 각각 1~3발을 모두 10점에 꽂으면서 한숨을 돌렸다. 4~6발도 10점-9점-10점으로 총 59점을 얻어 51점에 그친 네덜란드를 8점 차로 앞서면서 4-4 동점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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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는 선수들이 한발씩만 쏜 뒤 총점으로 우위를 가리는 슛오프에서 갈렸다. 전훈영 9점-남수현 10점-임시현 7점으로 한국이 26점, 네덜란드가 8점-7점-8점으로 23점에 그치면서 한국이 마지막 순간 웃었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은 12강부터 시작해 8강과 준결승, 결승을 거쳐 메달의 주인공을 가린다. 한국은 개회식 전날인 지난 25일 열린 단체전 랭킹 라운드에서 2046점을 기록, 1위에 올랐다.

2046점은 한국이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기록한 2032점을 14점 경신한 올림픽 신기록이다. 1996점을 찍은 중국을 무려 50점 차로 크게 앞섰다. 단순 계산으로 한국이 5발을 덜 쏴도 2위를 이길 수 있는 실력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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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양궁 랭킹 라운드는 메달 경쟁이 아닌 개인전과 단체전 대진표를 결정하기 위해 실시된다. 선수당 72발씩 쏘는 랭킹 라운드로 순위를 매긴 뒤 개인전의 경우 1위와 64위가 붙고, 2위와 63위가 붙는 식으로 토너먼트 대진이 결정된다. 단체전은 1위부터 4위까지는 8강에 직행하며, 5위와 12위가 붙어 이긴 팀이 4위와 준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한국은 랭킹 라운드 8위와 9위가 겨뤄 이긴 대만과 4강행을 놓고 다퉜다.

한국은 대만과 네덜란드를 상대로 다소 고전하기는 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결승 진출과 함께 최소 은메달을 확보하고 10회 연속 금메달을 향한 힘찬 질주를 이어가게 됐다. 한국은 예상대로 중국과 결승에서 붙는다.

한국 양궁이 자타 공인 세계 최강인 것은 널려 알려진 사실이지만 그 중에서도 여자 단체전은 다른 나라 입장에선 난공불락에 가깝다.

올림픽에서 양궁 단체전은 지난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는데 홈에서 열린 1988년 대회부터 지난 2020 도쿄 올림픽까지 9차례 여자 단체전을 한국이 모두 휩쓸었기 때문이다.

한 종목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는 국가들도 가끔은 왕좌를 내주기 마련인데 한국 여자 양궁은 올림픽 단체전에서 만큼은 한 치의 빈 틈도 허락하지 않고 치르는 모든 대회에서 금메달을 싹쓸이 했다.

중국이 4번, 러시아가 2번, 우크라이나와 독일, 인도네시아가 각각 한 번씩 한국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그 때마다 주저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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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외신들은 양궁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고 있다. 여자 개인전의 경우 한국이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금메달을 놓칠 거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단체전에선 모든 언론이 금메달에 '코리아' 이름을 올렸다.

물론 우려되는 점은 있다. 에이스 임시현의 경우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르며 국제대회 경험을 축적했지만 남수현과 전훈영의 경우는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이번 파리 올림픽 알두고 치른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놓치기도 했다. 한국은 중국 홈인 상하이는 물론 한국 예천에서 열린 월드컵에서도 중국에 패하며 걱정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은 4월 상하이 월드컵과 5월 예천 월드컵에서 랭킹 라운드는 모두 1위를 차지했음에도 토너먼트 결승에서 각각 세트스코어 2-6, 4-5(슛오프)로 졌다.

다만 가장 최근 열린 6월 튀르키예 안탈리아 월드컵에선 랭킹 라운드 3위를 하고도 일본, 프랑스를 각각 준결승과 결승에서 제치며 우승했다. 중국은 오히려 이 대회 랭킹 라운드 1위를 하고도 토너먼트 첫 판에서 말레이시아에 충격패, 전력이 들쭉날쭉하다는 점을 알린 셈이 됐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도 결승은 한국과 중국의 리턴 매치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높았는데 결국 결승전 매치업이 그렇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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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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