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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08 (일)

“금메달 따면, 금뱃지도 줍니다”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의 남다른 동기부여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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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이 지난 25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의 훈련장에서 자신의 정장 재킷에 장식된 금뱃지를 보여주고 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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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탁구대표팀 선수들이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구슬땀을 흘린 지난 25일.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42)은 선수들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자신의 옷깃을 들어보이는 일이 여러 번 목격됐다. 마치 어린 아이가 새 옷을 자랑하는 것 같았던 그의 행동은 사실 선수들을 자극하기 위한 동기부여책이었다.

유 회장은 기자와 만나 “옷이 아니라 뱃지를 자랑한 것”이라고 미소를 지으며 “선수들은 챔피언의 상징이 금메달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금뱃지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유 회장의 재킷 상의에는 오륜기 형상에 2004라는 숫자라 강조된 뱃지가 달려 있었다. 금빛으로 물든 이 뱃지는 2004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는 의미가 담겼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뱃지는 금메달리스트가 자국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 요청하면 받을 수 있다.

유 회장은 아테네 올림픽 당시 탁구 남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은 바 있다. 1988 서울 올림픽 이후 16년 만의 탁구 금메달이다.

당시를 떠올린 유 회장은 “올림피언에게 금메달은 최고의 영광”이라면서도 “은퇴한 뒤에는 메달보다 뱃지가 더 유용하더라. 토마스 바흐 IOC 회장님도 항상 1976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자신이 따낸 금뱃지를 달고 다닌다”고 귀띔했다.

다만 유 회장은 금메달만 바라보는 세간의 인식에는 조심스러운 입장도 내놓았다. 올림피언으로 최선을 다해 메달을 따낼 수 있다면 기쁠 뿐 색깔차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유 회장도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것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유 회장은 “메달 색깔에 상관없이 시상대에 오를 수 있으면 행복한 일이다. 우리 선수들에게도 메달만 따면 바로 뱃지를 받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약속해놨다. 사실 나도 금·은·동 뱃지를 모두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 회장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으로 당선돼 이번 올림픽에서 8년 임기의 마침표를 찍는다. IOC 선수위원의 모범 사례로 극찬을 받았던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선수 대다수가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선수단 버스의 냉방 시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와 부지런히 접촉하고 있다.

유 회장은 “IOC 선수위원들이 이미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면서 “가까운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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