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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23 (금)

LG트윈스 치어리더가 왜 여기? 창단 첫 청룡기 우승 노리는 전주고, 빗속 열 띤 응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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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기 결승] 전주고 2학년생 350여명 상경 응원...LG트윈스 응원단 1일 전주고 응원단으로 등장

“최강 전주고~오오오오~승리하리라!” “오늘 전주고가 승리한다, 화이팅!”

조선일보

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1루쪽 전주고 응원석 쪽에서 일일 전주고 응원단으로 섭외된 LG트윈스 응원단과 전주고 학생들이 열 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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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조선일보·스포츠조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 주최) 전주고와 마산용마고 간 결승전을 앞둔 16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 경기가 열리는 오후 2시 전 비가 내렸지만, 경기 전 결승전답게 양교에서는 재학생과 동문들이 몰려와 목동야구장 관중석을 차지했다. 전주고 측 1루쪽 상단 관중석에는 ‘5만 전주고 동문이 응원한다’는 글귀의 대형 응원플랜카드까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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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1루쪽 전주고 응원석 상단 좌석에 전주고 동문회에 설치한 대형 응원플랜카드가 걸려있다. /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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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고는 경기 시작 전부터 빗속에서 우비를 입은 채로 열 띤 응원전을 개시했다. 전주고 총동문회가 섭외한 LG트윈스 치어리더와 응원단장이 이날은 1일 전주고 응원단으로 깜짝 변신해 응원단상에 섰다. 전주고 2학년생 350여명이 동문회가 대절한 관광버스 10여대를 타고 상경해 응원석을 메웠다. 경기 전부터 열 띤 응원을 펼치던 전주고 2학년 노형석(17) 군은 “오전 9시 30분쯤 학교에서 출발해 목동 야구장에 도착했다”며 “날씨가 불쾌하고 꿉꿉하지만 선배, 친구들이 꼭 우승을 해주리라 믿는다”며 화이팅을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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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1루쪽 전주고 응원석 쪽에서 이날 응원차 상경한 전주고 2학년 학생들이 열 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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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다크호스’로 불리던 전주고는 이번 청룡기 우승이 절실하다. 1977년 창단 후 47년만에 사상 첫 청룡기 결승 진출. 이번 우승으로 다크호스 꼬리표를 떼고 명실상부 고교야구의 강호이자 명문으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다.

1970년대 고교야구 붐을 타고 창단한 전주고 야구부는 1978년부터 전국대회에 참가하기 시작해 인근 야구 명문인 군산상고, 전주상고와 선의의 경쟁을 하며 빠르게 성장했다. 서울에서 전학 온 투수 강상진과 광주 출신 포수 송영복, 한국실업야구의 전설이 된 백재우 등의 활약으로 1978년부터 1981년까지 4년 연속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 8강에 진출했다.

이어 1982년 대통령배 대회 4강, 1984년 황금사자기에서 4강에 진출한 전주고는 혜성처럼 등장한 1학년 좌완 투수 박성기(전 쌍방울)의 활약을 앞세워 1985년 황금사자기에서 강호 서울고와 부산고, 군산상고 등을 제압하며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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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1루쪽 전주고 응원석 쪽에서 일일 전주고 응원단으로 섭외된 LG트윈스 응원단과 전주고 학생들이 열 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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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상 첫 우승 이후 곧바로 암흑기가 찾아왔다. 82년 한국 프로야구가 출범하며 고교야구 인기가 빠르게 식어갔고, 전북 지역의 야구 인프라 부족에 중등 유망주들의 타 지역 유출로 선수 수급이 난항에 빠졌다. 이런 암흑기에도 박경완, 김원형, 조진호 등 한국 야구의 레전드급 선수들을 배출하는 저력을 보였지만, 한 때 선수 단 13명으로 전국대회에 진출해 5회 0대13 콜드게임패를 당할 정도로 위상이 떨어졌다.

모교 레전드인 박성기가 감독으로 돌아와 2006년 전국체전 우승을 차지했지만, 2011년 전후로는 팀 선수가 20명이 채 되지 않는 극심한 선수난으로 야구부가 아예 해체될 위기까지 몰렸다. 하지만 야구부 해체를 지켜볼 수 없었던 동문회가 후원회를 중심으로 다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고, 지역 교육청도 야구부 지원을 확대하면서 활로를 찾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18년 현 감독인 ‘덕장’ 주창훈 감독이 선임되면서 전주고는 빠르게 강팀의 면모를 되찾기 시작했다. 전주고 스포츠후원회 한 인사는 “모교 출신이 감독을 해야한다는 순혈주의를 버리고 리더십이 뛰어난 주 감독을 선임하면서 팀이 빠르게 안정됐다”고 말했다. 기숙사 설립과 훈련비 지원 등 후원회의 지원 속에 주 감독은 전국을 돌며 뛰어난 선수들을 스카우트했고, 동시에 여러 선수들을 가능한 폭넓게 기용하면서도 야구의 기본을 중시하는 강도 높은 훈련을 이어가는 지도력을 발휘, 선수는 물론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동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번 대회 결승 진출의 주역인 투수 이호민과 포수 이한림은 주 감독이 1학년부터 꾸준히 큰 대회에 기용하며 실력을 키웠다. 작년 8월 스카우트로 전학 온 에이스 정우주도 주 감독의 지도 아래 구속을 빠르게 끌어올리며 150km 중반을 던지는 광속구 투수로 급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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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전주고와 마산용마고의 결승전 경기를 앞두고 1루쪽 전주고 응원석 쪽에서 일일 전주고 응원단으로 섭외된 LG트윈스 응원단과 전주고 학생들이 열 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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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창훈 감독 하 전주고는 2019년 서울고에서 전학 온 3학년 좌완 특급 박재민(현 롯데)의 활약을 앞세워 그해 협회장기 대회 준우승을 차지하며 고교야구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했다. 2022년 8월 대통령배에서 다시 준우승을 차지한 전주고는 작년 8월 주창훈 감독의 끈질긴 설득과 노력으로 신일고 2학년 유망주 정우주를 데려오며 대망의 꿈을 품었다. 이번 대회 전 주 감독은 “포지션별로 좋은 선수들을 어렵게 모아 다른 팀보다 빠르게 작년 말부터 동계훈련을 시작해서 올해 청룡기에 100%에 이르게 전력을 다듬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 준결승에서 현 고교야구 최강 전력인 덕수고에 5대8로 패하면서 다시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켰지만, 이 아쉬움이 이번 청룡기 대회에서는 약이 됐다. 당시 결승에서 덕수고 타선에 철저히 공략당한 에이스 정우주는 “청룡기에서 무조건 우승해 복수하겠다”며 절치부심했고, 이번 대회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이날 경기 전 주 감독은 “이마트배 때 우승은 못했지만 결승까지 하면서 15일 정도를 왔다 갔다 하니 많이 지쳤었다. 황금사자기 때는 성적 욕심보다는 청룡기에 맞춰서 휴식을 많이 줬고, 덕분에 회복을 많이 했다”며 “그때부터 점차 힘이 붙으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청룡기에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심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용마고는 강팀이지만 용마고는 올해 결승을 한번도 못해본 팀이다. 우리는 올해 이마트배에서 결승전을 해봤고, 지금 3학년들이 2022년 황금사자기 결승 당시 1학년으로 뛰었던 애들이다. 우리가 좀 더 긴장하지 않고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목동 야구장=배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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