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8.03 (토)

[IN ISSUE] "이런 작별 원치 않았다"던 홍명보 감독, 울산 팬들에게 한마디 인사도 없이 떠났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인터풋볼] 주대은 기자 = 홍명보 감독이 울산 HD 팬들에게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팀을 떠났다.

울산은 11일 "홍명보 감독과 상호 계약을 해지하고 이경수 수석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했다. 당분간 선수단을 이끌 감독 대행 자리를 현 수석코치인 이경수 코치로 지목했다"라고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울산 HD)이 내정됐다"라고 발표했다. 홍 감독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꾸준히 차기 사령탑에 거론됐다.

홍 감독은 간접적으로 대표팀 부임설을 부인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에서 나보다 더 경험이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사람을 데려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내 입장은 항상 같기 때문에 팬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이야기했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를 향해 소신 있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홍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 전체 과정과 그 이후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면 대한축구협회가 과연 얼마나 학습이 된 상태인지 묻고 싶다. 이번 일도 만약 협회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빨리 다른 선택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라고 말했다.

당연히 울산 팬들을 포함한 축구 팬들은 홍 감독이 대표팀으로 향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홍 감독이 사령탑 제안을 승낙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심지어 전력강화위원이었던 박주호조차 "몰랐다"고 고백했다.

울산 팬들이 분노했다. 대표팀에 가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감독이 시즌 도중에 갑작스럽게 떠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K리그1 22라운드 광주와 경기를 앞두고 '거짓말쟁이 런명보', '우리가 본 감독 중 최악', 'Where is 의리?' 등 수위 높은 문구를 담은 걸개가 걸렸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경기 후 엄청난 야유가 쏟아졌지만 홍 감독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장내 아나운서의 인사 구호에 맞춰서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팬들은 라커룸으로 향하는 홍 감독을 향해 "홍명보 나가!"라며 분노했다.

홍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대표팀 감독을 수락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런데 울산 팬들을 향한 이야기는 먼저 꺼내지 않았다.

취재진이 야유에 대해 묻자 그제야 "죄송했다. 그동안 너무 좋았다. 물론 언젠가는 떠나야 할 시기가 오겠지만 이렇게 작별하는 건 원치 않았다. 나의 실수로 인해서 이렇게 떠나게 됐다. 정말 우리 울산 팬들한테 죄송하다.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전했다.

인터풋볼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어서 "울산에 있으면서 선수들, 팬들 그리고 축구만 생각하면서 보냈던 시간이 너무나 좋았다. 오늘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까지 응원의 구호가 야유로 나왔다. 거기에 대해선 전적으로 내 책임이다. 다시 한번 울산 팬들에게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 죄송하다"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일정에 대해서 "아직 상의한 게 없다. 대한축구협회하고 연락하고 있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결국 경기 종료 후 24시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울산과 계약을 해지했다.

홍 감독이 울산 팬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는 더 이상 없다. 진심으로 팬들을 생각했다면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르는 지난 광주전에서 직접 속 깊은 이야기와 사과를 전해야 했다. 홍 감독은 지난 3년 반 동안 응원을 보냈던 팬들에게 단 한마디 인사 없이 떠났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