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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K리거들 돌풍… “어리다고 얕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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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샛별 양민혁·강민우·윤도영

유로 2024에서 3전 전승으로 16강에 오른 유일한 팀은 스페인이다. 그 중심에 2007년생 공격수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이 있다. 야말은 지난 16일 크로아티아와 벌인 조별리그 1차전에서 역대 유로 최연소 출전 기록(16세 338일)을 세운 뒤 어시스트까지 올리며 대회 최연소 공격 포인트 기록까지 달성했다. 야말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의무교육 마지막 학년이라 숙제를 가져왔다”며 웃었다. K리그에도 고교생들이 새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독일 월드컵이 열린 2006년에 태어난 이들 중 단연 발군은 강릉제일고 3학년 공격수 양민혁(18)이다.

양민혁은 지난 3월 강원FC와 준프로 계약을 맺었다. 준프로는 고등학교 3학년(만 18세)이 되는 해 12월 31일까지 효력이 있는 계약으로, 장학금 성격으로 월급 100만원 기본급을 받는다. 성장은 빨랐다. 지난 3월 제주와 개막전에 선발 출전하며 구단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을 갈아치운 양민혁은 이날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2라운드 광주전에선 전반 1분 만에 골망을 갈라 K리그 최연소 득점 기록(17세 11개월 2일)을 세웠다. 양민혁은 올해 강원이 치른 19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와 5골 3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 라운드 베스트11에 세 차례 뽑혔고, 4월과 5월엔 연달아 이달의 영플레이어를 수상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성규


EPL(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023-2024시즌 MVP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을 좋아해 그의 등번호 47번을 단 양민혁은 포든처럼 170대 초반 크지 않은 키에도 빠른 스피드와 화려한 발 재간, 뛰어난 결정력을 앞세워 리그를 뒤흔들고 있다. 18세 나이에 K리그에서 전반기에만 공격 포인트 8개를 올린 것은 전무한 기록. 2007시즌 당시 1989년생인 기성용(서울 16경기)과 구자철(제주 10경기 1골 2도움)이 주전급으로 활약하긴 했지만, 양민혁의 존재감엔 크게 못 미친다. 지난 17일 강원과 정식 프로 계약을 맺은 양민혁은 현재 EPL 클럽과 이적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는 27일 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협상이 진행 중인 만큼 팀명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EPL 빅클럽 중 하나가 양민혁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그 팀과 협상이 70~80% 정도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양민혁 활약에 힘입어 4위(승점 31)에 올라 있는 강원은 30일 인천과 K리그1 20라운드 원정 경기를 벌인다.

중앙 수비수 강민우(18·현대고)는 울산 구단 최초로 준프로 계약을 맺은 유망주다. 레전드 수비수 출신 홍명보 울산 감독이 일찌감치 즉시 전력감으로 점찍어 주전 선수들과 동계 전지훈련을 함께 소화한 강민우는 26일 대구를 상대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 센터백으로 선발 출장해 안정적인 수비로 1대0 승리를 이끌며 울산의 선두 탈환에 힘을 보탰다. 스피드가 뛰어나 ‘제2의 김민재’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김영권과 황석호 등 주전 중앙 수비진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터라 30일 포항과 벌이는 ‘동해안 더비’에도 선발 출격할 전망이다.

대전 윤도영(충남기계공고)은 최근 날카로운 발끝을 뽐내는 18세 공격 자원이다. 윤도영은 지난달 울산전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르며 구단 최연소 출장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U-17 아시안컵에서 4골(득점2위)을 터뜨리며 준우승을 이끈 그는 K리그 4경기에서 2도움을 올리며 대전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황선홍 대전 감독은 “에너지가 좋고 당돌한 움직임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강주혁(18·오산고)도 구단 최연소 출전의 주인공. 지난 2일 광주전 상대로 K리그 무대를 처음 밟았다. 저돌적인 돌파가 눈에 띈다는 평가다. “양민혁의 활약이 자극이 됐다”는 두 신예 공격수들은 29일 20라운드에서 생애 첫 K리그 득점에 도전한다. 대전은 수원FC, 서울은 전북을 각각 상대한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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