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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만 언급한 것" 벤탄쿠르 또 실언…토트넘 방출카드 만지작→"갈라타사라이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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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방출 카드 꺼내드나…"벤탄쿠르 갈라타사라이 관심"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성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우루과이 국가대표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이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구단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에 '방출 카드'로 맞불을 놓을지가 관심사다.

22일(한국시간) 튀르키예 매체 탁빔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갈라타사라이가 영입을 노리는 '깜짝 이름'으로 떠올랐다. 갈라타사라이는 새 시즌을 앞두고 미드필더 영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영입 대상으로 벤탄쿠르를 점찍었다.

탁빔은 "갈라타사라이 감독 오칸 부르크는 벤탄쿠르를 데려오려 노력하고 있지만 갈라타사라이는 영입 작업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단은 영입이 가능한지 확인할 의향이 있으며 구단 관계자들은 이미 벤탄쿠르 에이전트를 만나 금전적인 조건에 대해 논의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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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타사라이가 믿는 구석은 또 있다. 벤탄쿠르와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함께 하는 페르난도 무스렐라와 루카스 토레이라가 갈라타사라이 소속이다. 탁빔은 "두 선수가 벤탄쿠르의 갈라타사라이 합류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토트넘 팬 사이트 스퍼스웹은 해당 소식을 공유하며 "손흥민에 대한 불쾌한 농담으로 많은 비판을 받은 데 나온 보도"라고 주목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너의 셔츠는 있으니 손흥민의 유니폼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진행자에게 "손흥민의 사촌 것을 가져다줘도 넌 모를 걸. 한국인들은 다 똑같이 생겼으니까"라고 웃어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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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인의 외모를 비하한 걸 인지하지 못했다. 그만큼 우루과이 문화에는 동양인을 내려다보는 의식이 깔려있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벤탄쿠르 역시 자신의 SNS에 "질이 좋지 않은 농담이었다"라고 인정했다. 본인도 친한 사이에 할 법한 대화라는 걸 강조했다. 잘못을 뉘우치기보다는 변명에 가까웠다. 더구나 벤탄쿠르는 사과문마저 하루 뒤면 삭제되는 플랫폼을 택했다.

인종차별을 줄이려는 영국 현지는 발칵 뒤집어졌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래틱', 영국 매체 '미러' 등 유력 외신들도 일제히 이 일을 진지하게 다뤘다. "벤탄쿠르가 TV 생방송 인터뷰에서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발언을 쏟아냈다. 정말 끔찍한 농담이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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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풋볼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벤탄쿠르의 발언은 당연히 멍청했다. 물론 악의적이거나 비하 의도를 담고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래도 인종차별적 발언의 형태를 띄고 있는 건 분명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벤탄쿠르의 발언이 단순한 농담이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특히 우루과이 사람들의 문화처럼 여기기도 한다. 이러한 사고방식 자체가 끔찍하다"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골드 기자는 "이런 이슈를 쫓으면서 불필요한 관심을 쏠리게 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그런 접근도 어리석다. 아마 손흥민이 다른 인종이나 국적이었으면 더 크게 논란이 됐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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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단체까지 들고 일어났다. 축구계 인종차별 반대 운동 단체인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토트넘 동료인 손흥민에 대해 언급한 내용과 관련해 상당수의 제보를 받았다"면서 "이 제보들은 구단과 관련 당국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킥잇아웃은 "벤탄쿠르가 차별적 행동을 인정했다는 걸 우리는 알고 있지만, 이것은 동아시아와 더 넓은 지역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이슈를 강조한다"면서 "우리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이런 주제에 대해 계속 다루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도 비난 화살을 피하지 못했다. 벤탄쿠르에게 경고와 징계 등 구단 자체로 행동을 보일 여지가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손흥민은 잉글랜드에서 뛰는 동안 수차례 인종차별을 당했다. 토트넘은 그때마다 "손흥민을 보호할 것이며 인종차별이 사라질 수 있게 행동하겠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는데 현 상황에서는 관계없는 일인양 침묵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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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논란이 거세지자 손흥민이 나섰다. 그는 2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벤탄쿠르와 대화를 나눴다"며 "벤탄쿠르는 실수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벤탄쿠르가 공격적인 의도로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우리는 다가올 프리 시즌에 다시 모여 '원 팀'으로 싸워 나갈 것"이라고 직접 논란을 잠재웠다.

토트넘 구단 역시 공식 SNS를 통해 벤탄쿠르를 비롯한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차별 방지 교육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단은 "이 문제를 잘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모든 선수를 대상으로 다양성, 평등, 포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겠다"고 했다.

또 "주장 손흥민이 논란을 뒤로 하고, 다가오는 새 시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전적으로 지지하겠다"며 "글로벌 팬과 선수단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우리 구단과 사회에는 어떤 종류의 차별도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벤탄쿠르도 이날 2차 사과문을 게재했다. SNS를 통해 "손흥민과 이야기를 나눴고 논리적으로 우리의 깊은 우정을 고려했을 땐, 손흥민은 단지 안타까운 오해였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다. 모든 것이 명확하고 손흥민과 함께 해결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내가 한 말에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며 "하지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난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 않았다. 오직 손흥민만을 향한 말이었다. 그리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누구도 불쾌하게 만들 의도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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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2차 사과문에서도 진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벤탄쿠르가 '다른 사람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말이 문제로 떠올랐다. 현지 팬들은 '벤탄쿠르가 한 말은 손흥민뿐만 아니라 한국 및 아시아인 전체를 모욕하는 말'이라며 벤탄쿠르의 이번 발언도 잘못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X에서 토트넘 팬들은 이를 꼬집으며 "벤탄쿠르는 계속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영국 더 타임즈 소속 톰 올넛 기자는 21일(한국시간) "FA가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발언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며 "선례를 봤을 땐 3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 벌금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전했다.

FA가 참고하는 선례는 에딘손 카바니에 대한 징계다. 2021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카바니는 SNS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에게 '네그리토(Negrito)'라는 단어를 썼다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해석되어 FA로부터 3경기 출장 정지, 벌금 10만 파운드(약 1억 7586만 원) 처분을 받았다. 카바니는 인종차별이 아닌 애정이 담겨 한 말이라고 억울해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또 지난 2020년 맨체스터시티 미드필더 베르나르두 실바도 팀 동료 뱅자맹 멘디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1경기 출전 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 징계를 받았다. 당시 실바는 멘디의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누군지 맞춰 보라'는 문구를 적어 SNS에 올렸다. 문제는 옆에 스페인 초콜릿 브랜드 마스코트를 덧붙인 것. 흑인의 피부색을 초콜릿과 비교하면서 인종차별 의도가 있다고 FA는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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