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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血氣 넘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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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선 24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원성진 九단 / 黑 셰얼하오 九단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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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보>(88~104)=승부사들은 몸짓으로 대화한다. 일종의 반상(盤上) 언어다. 미묘한 대국 심리가 자주 밖으로 표출된다. 원성진(39)은 간판급 노장이지만 아직 피끓는 청년이다. 코흘리개 시절부터 다져온 승부 본능과 파이터 기질이 혈관을 흐른다. 흑이 ▲로 응수타진 겸 빈틈을 엿보고 나오자 원성진이 움찔하는 반응과 함께 단호한 손길로 88에 호구쳤다.

88로는 참고 1도 1로 잇는 수가 무난했다. 이하 5까지 팽팽한 진행이다. 88에 대해 최규병 9단은 “젊음의 뜨거운 혈기가 느껴지는 수”라고 했다. 이제 89, 90은 모두 당연. 94까지 이런 정도로 마무리될 곳이다. 흑 ▲로 촉발된 ‘오기 싸움’의 손익에 대해 흑이 선수로 약간 득점했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95, 97은 중원 확장을 위한 화려한 행마로 보였으나 참고 2도가 더 실속 있었다는 결론이다. 뒤이은 흑 99역시 너무 조심스러운 수. ‘가’에 젖혀 싸워야 했다. 101, 103은 일관성 있는 작전. 중원 확장을 이어가려는 고집이 보인다. 그러나 104의 굴복을 받아낸 장면에서 흑의 결정적 오판(誤判)이 등장한다.

[이홍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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