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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에 사과했잖아' 벤탄쿠르 하하 웃는다…SON 인종차별은 지나간 일? 우루과이 대표팀서 '활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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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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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 농담을 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환한 미소를 보였다.

벤탄쿠르가 17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통해 우루과이 축구협회에서 올린 훈련장 출근 사진을 공유했다.

마르셀로 비엘사 감독이 이끄는 우루과이 축구 국가대표팀은 오는 24일 파나마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남미축구연맹(CONMEBOL) 코파 아메리카 2024 조별리그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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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탄쿠르는 비엘사 감독이 발탁한 코파 아메리카 명단에 포함돼 현재 우루과이 캠프가 있는 미국으로 이동해 훈련을 진행 중이다.

벤탄쿠르는 훈련 합류 이전에 진행한 우루과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손흥민과 한국인을 향한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이 됐다.

벤탄쿠르는 지난 15일 우루과이의 한 방송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Por la Camiseta)'에 출연해 농담을 하다가 손흥민과 아시아인을 향해 인종차별 발언을 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네 유니폼이 이미 있으니 한국 선수 유니폼을 가져다줄 수 있나?"라고 물었고 벤탄쿠르는 "쏘니?"라고 되물었다. 진행자는 "세계 챔피언의 것도 좋다"라고 말하자, 벤탄쿠르는 웃으며 "아니면 쏘니 사촌 거는 어떤가. 어차피 걔네 다 똑같이 생겼잖아"라고 받아쳤다. 아시아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발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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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발언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퍼지면서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고 이것이 커지자, 벤탄쿠르는 곧바로 사과했다.

벤탄쿠르는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쏘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할게. 정말 나쁜 농담이었어!"라며 "내가 널 정말 좋아하고 너를 존중하지 않는다거나 너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주지 않으려 한다는 걸 알 거야. 사랑해 쏘니"라고 말했다.

벤탄쿠르의 발언에 팬들은 깜짝 놀랐다. 트리뷰나에 따르면 팬들은 "큰일이다", "아버지 조용히 하세요. 심지어 자기 딸이 더 잘 아는 것 같네", "쏘니는 가장 훌륭한 축구선수로 알려져 있다. 벤탄쿠르가 농담이었다고 주장해도 정말 엿같은 일이다.", '내일 한국인들이 깨어나면 벤탄쿠르 SNS는 쓰레기통이 되겠네"라며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었다고 질책했다.

하지만 벤탄쿠르의 사과문은 스토리 기능을 통해 올린 것이다. 이 사과문은 하루 만에 사라졌다. 이후 손흥민이나 토트넘 구단 측에서 입장을 내지 않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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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영국 현지에서 손흥민을 부르는 '쏘니(Sonny)' 대신 일본 가전업체 '소니(Sony)'라고 표기하는 등 대충대충 사과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동안 수차례나 인종차별을 당한 피해자라는 점에서 이를 알고 있는 벤탄쿠르의 행동이 더 충격적이다.

당장 지난 시즌에도 손흥민은 두 번이나 인종 차별을 당했다. 2022년 8월 첼시와의 경기에서 코너킥을 차러 가는 손흥민을 향해 한 팬이 상의를 벗으며 눈을 찢는 행동을 보였다.

지난해 3월 토트넘과 크리스탈 팰리스의 경기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연출됐다. 손흥민은 후반 44분까지 뛴 뒤 교체로 나왔고 교체로 나오는 손흥민에게 크리스탈 팰리스의 한 팬이 눈을 찢으며 동양인을 비하하는 행동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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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구단과 상대 구단들은 모두 가만있지 않았다. 토트넘은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경기가 끝난 뒤 "모든 종류의 차별은 혐오스럽고 차별은 우리 사회와 경기, 우리 구단에 있을 자리가 없다"며 인종차별을 규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첼시는 인종차별이 발견된 후 첼시 팬인 관중에게 경기장 무기한 출입 금지 징계를 내렸고 크리스탈 팰리스 역시 강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밝히며 이 관중은 3년간 경기장 출입 금지 처분을 받았다.

스카이 스포츠 해설가 마틴 타일러는 리버풀전에서 손흥민이 상대 공격수 코디 학포와 경합하는 과정에서 손을 쓰는 장면을 보고 "무술을 하는 것 같다"라고 발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프리미어리그는 다른 어떤 리그보다 인종차별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2020-2021시즌부터 모든 유니폼에 'No room for racism'이라는 문구를 붙이며 어떠한 인종차별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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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러한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팀 동료마저 인종차별 발언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상황이다.

우루과이 출신인 벤탄쿠르는 지난 2022년 1월 토트넘으로 이적해 손흥민과 연을 맺었다. 손흥민과 2년째 같은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더불어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팀으로도 한국과 상대한 경험이 있다. 지난 2018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친선 경기에 그는 선발 출장해 풀타임 활약했다. 지난 2022년 12월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첫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을 상대했다.

벤탄쿠르는 토트넘 내에서도 손흥민과 절친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이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상을 당했을 때 벤탄쿠르가 위로해 줬다.

반대로 벤탄쿠르가 지난해 십자인대 부상으로 약 8개월간 결장한 뒤 복귀전을 치렀을 때,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벤탄쿠르를 챙기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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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손흥민은 "벤탄쿠르는 날 미소 짓게 하는 믿을 수 없는 선수"라며 "우린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렸고, 난 벤탄쿠르가 오늘 그라운드에 나타났을 때 흥분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벤탄쿠르는 내 좋은 친구 중 한 명이다. 심지어 내가 작년에 부상을 당했을 때도 뒤에서 날 지지해 줬다"라며 "벤탄쿠르가 건강하게 돌아온 것에 대해 매우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벤탄쿠르도 남미 대륙의 선수답게 불쑥 튀어나온 인종차별적 발언을 피하지 못했다. 유독 중남미 지역이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 차별 행위에 대해 무감각하고 둔감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을 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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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내에서도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이슈는 대서특필됐다.

영국 BBC가 16일 "벤탄쿠르가 손흥민에게 인종차별적인 농담으로 사과했다"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내면서 이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토트넘, 손흥민 모두 아무런 대응 없이 이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문제는 토트넘이 곧바로 올여름 한국에서 프리시즌 투어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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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서울에서 열리는 2024 쿠팡플레이 시리즈에 참여한다. 토트넘은 7월 31일 팀K리그, 그리고 8월 3일 김민재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모두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2022년 당시 안토니오 콘테 감독 체제로 첫 방한 투어를 진행했던 토트넘은 2년 만에 다시 돌아온다. 한국 방문 전에 일본에서 빗셀 고베와 친선 경기를 치르고 입국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방한은 2년 전과 달리 손흥민이 팀의 주장으로 방한하는 첫 투어여서 의미가 더욱 크다. 창단 첫 비유럽권 선수 주장인 손흥민은 선수단 내 신망이 두텁고 토트넘에서 가장 오랜 시간 활약한 선수로 구단 내 입지가 아주 탄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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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와중에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이슈가 발생하면서 토트넘의 프리시즌 투어에도 악영향을 끼칠지 우려된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투어를 했던 2년 전과 다른 분위기일 가능성이 있다.

한편 벤탄쿠르의 가장 최근 게시물인 훈련장 출근 사진 게시물에는 많은 한국 팬이 댓글로 인종차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팬들은 "손흥민 선수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제대로 사과해라", "NO room for racism", "실망입니다", "한국 올 생각은 하지마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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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토트넘, 바이에른 뮌헨, 벤탄쿠르 SNS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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