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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클린스만 본업은 '축구 셀럽', 이번엔 유로 개막전 등장…은사 딸과 함께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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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개막식에 깜짝 등장했다.

독일이 15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있는 풋볼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대회 A조 개막전 경기에서 5-1 대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개최국이자 이번 대회 유력 우승 후보 중 한 팀인 독일은 무려 다섯 골을 폭발시키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독일에서 유로가 열리는 건 지난 1988년 서독 시절 이후 36년 만의 일이다. 36년 만에 열리는 독일 유로 개막전을 앞두고 개막식에선 올해 세상을 떠난 독일 축구, 그리고 세계 축구의 레전드 고(故) 프란츠 베켄바우어의 추모식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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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켄바워는 지난 1월 향년 7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독일 매체 빌트는 당시 "베켄바워가 세상을 떠났다. 일요일에 집에서 영면애 들었다. 이 소식은 8일 오후 5시 12분(현지시간, 한국시간은 9일 오전 1시 12분)에 공식 발표됐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베켄바워의 가족들은 "남편이자 아버지인 베켄바워가 지난 일요일,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 그가 영원히 잠들었다는 소식을 발표하게 돼 매우 슬프게 생각한다. 어떤 질문보다는 그저 묵묵히 애도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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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5년생인 베켄바워는 독일어로 황제를 뜻하는 카이저로 불렸다. 그만큼 독일 축구사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였고, 세계 축구사에서도 손꼽힐 만한 전설적인 인물이었다.

선수 시절 독일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14년을 뛰었고, 이후 미국 MLS 뉴욕 코스모스, 독일 함부르크 등에 몸담았다가 1983년 뉴욕에서 은퇴했다. 1965년부터 1977년까지는 서독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103경기를 뛰었다.

선수 생활 동안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뮌헨 소속으로 분데스리가 4회, DFB-포칼 4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이었던 유러피언컵 3연패를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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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 대표팀으로는 197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차지했으며, 자국에서 열렸던 1974 서독 월드컵에 참가해 숙적 요한 크라위프가 뛰던 네덜란드를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이러한 활약들에 힘입어 역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축구계 레전드로 등극했다. 수비수였음에도 공격적인 역할을 맡아 '리베로'라는 용어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1972, 1976년에 품에 안았고, 독일 올해의 축구 선수상을 4회 수상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올타임 베스트 11에 선정된 것은 물론 발롱도르 드림팀에 이름을 올리며 역대 최고의 수비수로 명성을 떨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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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생활뿐만 아니라 감독으로도 성공한 몇 안 되는 인물이기도 했다. 지도자로 변신 후에도 서독 대표팀을 맡아 1990 이탈리아 월드컵 우승을 이뤄냈으며, 뮌헨 감독으로 분데스리가, UEFA컵 우승을 달성했다.

이후 2002년까지 회장직을 역임한 후 2024년까지 명예회장으로 활동한 베켄바워는 수많은 스타플레이어를 키워내고 영입하면서 뮌헨이 독일 최강자라는 입지를 굳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러나 지난 2021년부터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해 사실상 현장에서 물러난 상황이었다. 안구 건강 문제, 심장 수술, 치매, 파킨슨병 등 여러 병마와 싸웠다. 지난해 7월 뮌헨에서 뛰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1990 월드컵 우승 33주년을 기념한 행사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했을 때도 베켄바워는 병세가 심상치 않아 함께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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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사에 한 획을 그었던 베켄바워는 결국 78세 나이로 가족 품에서 잠들었다.

베켄바워의 클럽팀 뮌헨이 이미 추모식을 진행한 가운데, 이번 대회 공식 개막전을 앞두고 독일축구연맹(DFB)도 추모식을 진행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베켄바워의 아내인 하이디 베켄바워, 그리고 베켄바워가 독일 대표팀을 이끌었을 당시의 주장이었던 위르겐 클린스만, 베르나르트 다이츠가 유로의 앙리-들로네 트로피를 들고 입장했다.

클린스만은 1990 이탈리아 월드컵 때 베켄바워와 함께 월드컵 우승을 일궈냈다. 당시 그는 루디 푈러와 함께 독일의 공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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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만들었던 클린스만은 지난 1월 당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을 준비하면서 비보를 전해 들었다.

클린스만은 당시 "오늘이 나에게는 매우 슬픈 날이다. 베켄바워 감독님은 내게 월드컵 우승이라는 꿈을 이루게 해주신 분이다. 축구뿐 아니라 인간적으로 오늘의 나를 성장시켜 준, 나에게 매우 중요한 분이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하루가 너무 힘들겠지만, 여러분들과 이 슬픔을 같이 극복하고자 한다. 오늘도 우리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하자"며 눈시울을 붉혔다.

클린스만은 "베켄바워는 수십 년 동안 독일 축구의 리더였다. 1960~1980년대에 걸쳐 펠레와 더불어 세계 최고의 선수였고, 감독으로도 월드컵에서 우승했다"며 "2006년 월드컵을 독일로 유치하기도 했다. 이 대회는 독일에서 '여름날의 동화'로 불린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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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훌륭한 성품을 지녔다. 늘 친절하고 공손했으며 고마워했다. 선수들에겐 멘토일 뿐만 아니라 아버지 같은 분이었다"며 "축구계 전체가 무척 슬퍼할 것이다. 특히 독일은 최근 수십 년간 가장 카리스마 있었던 스포츠계의 리더를 잃었다"고 강조했다.

클린스만은 이후 아시안컵 우승 실패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직에서 경질됐고 쉬고 있다. 미국 자택에 머물면서 그는 새 직장을 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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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대한축구협회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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