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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클린스만 또 입방정 "손흥민-이강인 싸움, 대표팀 망가뜨려"…"한국인들이 내게 책임 떠넘겨" 지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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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도중 발생한 불미스러운 사건에 대해 또 다시 입을 열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클린스만은 6일(한국시간) 프리미어리그 레전드 앨런 시어러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지난 2월 손흥민과 이강인 사이에 발생했던 몸싸움을 또 언급했다.

클린스만은 "우리는 아시안컵 준결승까지 진출했고, 너무 기분이 좋았다. 우리는 '이번 대회는 우리의 대회다, 우리는 반드시 우승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우승했지만 1960년 이후에는 우승하지 못했다"라면서 자신의 역량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도 있었지만, 선수단 안팎에서는 흥분이 고조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건 발생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클린스만은 "요르단전 전날 밤, 평소처럼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젊은 선수들 중 몇 명이 조금 일찍 일어났다. 젊은 선수들은 항상 그렇게 했다"라며 "그들은 탁구를 치기 위해 옆방으로 이동했다. 그러다 약간 시끄러워져서 손흥민이 그쪽으로 걸어갔고 갑자기 손흥민과 이강인이 서로 몸싸움을 벌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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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은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골된 후 두 선수 사이의 싸움은 코치들이 앉아 있던 식당으로 옮겨쟜다. 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몰랐는데 갑자기 한꺼번에 큰 싸움이 벌어졌다. 팀 스피릿이 창밖으로 날아가는 순간이었다"라며 "난 코치들에게 '다 끝났어. 지금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체력적으로 매우 강하고 투지가 넘치는 팀과 맞붙을 팀은 어디에도 없어'라고 말했다"라며 이미 그때 실패를 예감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수들끼리 말다툼을 하다가 통제 불능 상태가 된 것처럼 완전히 갑자기 일어난 일이었다. 우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사실 그 반대였다. 우리는 마지막 순간에 승부차기에서 승리하는 등 경기마다 우리 방식으로 싸웠기 때문에 매우 긍정적었다.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갈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며 몸싸움이 벌어진 건 완전히 우발적이었으며 그 전까지 팀 분위기가 매우 좋았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은 "정말 슬펐던 건 그 순간 팀과 선수 개개인들이 아시안컵에서 우승할 수 있는 가장 큰 기회를 놓쳤다는 점이었다. 우리는 우승과 너무 가까웠다. 그 사건이 없었다면 요르단을 이기고 카타르와 결승전을 치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중요한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빼앗긴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탄식했다.

또 "그런 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그날 밤 선수들에게 그렇게 설명하려고 했다. 모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손흥민과 이강인과도 개별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순간을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트로피를 빼앗기지 말자'고 말했다. 한국이 이런 기회를 얻기 위해 몇 년을 기다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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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은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올릴 기회를 놓쳐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손흥민은 해리 케인과 비슷한 길을 걸어왔고, 수년간 토트넘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으며, 뛰어난 프리미어리거이자 환상적인 선수로 모두가 그를 좋아한다. 매 시즌 출전해 뛰어난 축구를 펼치지만 아직 우승한 적은 없다. 손흥민은 매우 특별한 선수이자 항상 곁에 있어주는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에 난 그 무엇보다도 을 손흥민을 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에게 '지금은 네 순간이고 아시안컵이니까, 네가 한국 대표팀의 주장이니까 이 트로피를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손가락이 탈골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럴 수 없다는 걸 알았다"라며 "대표팀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하룻밤에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런 일을 고치려면 몇 달 또는 1~2년이 걸린다"라고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 때문에 대표팀이 망가졌다고 밝혔다.

사건 발생 후 이강인은 파리에서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을 찾아갔다. 이강인이 사과하고 두 선수는 화해했지만 아시안컵이라는 대회에서 그 피해는 즉각적이고 치명적이었다. 한국은 준결승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했고, 며칠 후 클린스만 감독은 경질됐다.

이에 대해 클린스만은 "한국 문화에서는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한국인들이 우리에게 책임을 떠넘겼다"라며 "사람들은 내가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말하곤 했다. 이에 대한 내 대답은 '많은 것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는데 내가 100% 적응하길 바랐다면 애초에 왜 외국인을 고용했느냐'는 것이었다"라고 한국이 너무 많은 걸 요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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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은 "뭔가를 바라보는 방식이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을 왜 데려왔을까? 그냥 한국식으로 하려면 한국인 감독을 데려오는 게 훨씬 쉬웠을 거다. 그렇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표팀 선수의 70%가 유럽에 있었기 때문에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비행기를 많이 탔다. 그래서 손흥민이 토트넘에 있을 때나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뛰고 있을 때도 보러 갔다. 난 계속 이동 중이었고, 사실 가장 적은 시간을 보낸 곳이 바로 가족과 함께 있는 캘리포니아였다"라고 재택 근무 논란에 대해서도 항변했다.

클린스만은 "내가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대학 경기, 2부 리그 경기, 유소년 경기를 다닌 감독은 한국인, 외국인 감독 중에서도 내가 유일했던 것 같다"라며 "이제는 한국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한국은 고급스럽고 첨단 기술, 훌륭한 음식, 깨끗하고 친절한 사람들, 매혹적인 나라로 방문하기에 환상적인 나라다"라며 감독 역할에 충실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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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서 진 후에도 웃는다는 비판에는 "이것도 경험의 일부였다. 한국 감독으로서 경기에서 졌을 때 상대방에게 축하 인사를 건네거나 미소를 짓지 않는다.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악수를 하긴 하지만 아주 진지하게 악수를 하고 자리를 뜬다"라며 "물론 그 전에는 내게 그런 걸 말하지 않았고 나중에 그렇게 말했다. 그들에겐 원래 하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감독으러서 난 사과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 그 작은 일조차도 교육으로서 큰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클린스만은 "거리에서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한국에 돌아와서 서울 시내를 걸었을 때 사람들이 다가왔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포옹을 하지 않는다. 악수를 하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지만 매우 예의 바르고 친절하다"라며 "아시안컵에서 준결승에 진출하고 나니까 내게 와서 '감독님,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안아줬다. '이번 대회는 수십 년 만에 가장 흥미진진한 대회였다'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런 인생의 경험이야말로 축구의 묘미인 것 같다"라고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고 되돌아봤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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