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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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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픽 리뷰] 짜증나도록 솔직한 게 매력인 연극 '클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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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내뱉는 말과 감정들. 정말 짜증나도록 솔직하다. 그리고 그 끝에는 왠지 모르게 씁쓸함과 뭉클함이 생기는 연극 '클로저'다.

'클로저'는 현대 런던을 배경으로 앨리스, 댄, 안나, 래리 네 명의 남녀가 만나 서로의 삶에 얽혀드는 과정을 그린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패트릭 마버의 작품으로, 1997년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초연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네 남녀가 서로 사랑에 빠지고, 배신하고, 다시 사랑에 빠지는 복잡한 관계가 이어진다. 겉으로 보면 불륜과 양다리, 환승연애가 뒤엉킨 막장 치정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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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사랑해'라는 말을 내뱉고, 이쪽저쪽 오가는 이들의 지나치게 솔직한 모습을 보면서 불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충분히 짜증 나고 화도 날 만한 이야기다. 그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관계를 옹호할 순 없지만 '클로저'에 담긴 의미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다.

이기적인 사랑, 가벼운 욕망에 대한 비판의 시각으로 볼 수도 있다. 또한 스트레인저(stranger, 낯선 사람)와 클로저(closer, 가까운 사람) 사이, 즉 인간관계 속 사랑과 외로움의 관점으로 본다면 충분히 공감하고 아픔마저 느낄 수 있다.

그들이 왜 그렇게 됐을까. 왜 쉽게 마음이 흔들리고 변하는가. 왜 누군가를 떠나지 못하고 집착하게 될까. 그 내면을 마주하면 분명 어느 한 지점에서는 뭉클함이 일게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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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큰 사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 네 남녀의 관계 변화를 통해 긴장감을 끌어내는 극이다. 무대 전환도 거의 없기에 캐릭터 자체의 존재감이 더 중요하다. 그런 관점에서는 확실히 성공적이다. 유머러스한 대사, 독특한 캐릭터의 시너지가 좋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이번 시즌은 래리 역 이상윤, 김다흰, 안나 역 진서연, 이진희, 댄 역 최석진, 유현석, 앨리스 역 안소희, 김주연이 출연한다.

이중 김다흰은 유쾌함 속에 불안과 분노를 숨긴 래리를 그려냈다. 극과 극 에너지를 오가는 템포 조절이 돋보인다. 유현석의 댄은 정말 볼수록 짜증난다. 어느 인물과 붙어있어도 그렇다. 그만큼 감정에 숨김없는 댄을 잘 표현했다는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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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서연은 그동안의 걸크러시 이미지와는 상반된 차분하고 유약한 안나를 선보인다. 끊임없이 흔들리는 안나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한다. 첫 연극에 도전한 안소희도 안정적이다. 당차고 거침없지만 사랑 앞에 나약한 존재. 겉과 속이 완전히 다른 인물을 충분히 묘사해 극 전체 몰입을 높여준다.

상황도 매력도 확실히 다른 4인 4색 캐릭터다. 관객도 그들 속에서 조금씩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터. 이기심이든 외로움이든 욕망이든, 누구의 입장에서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클로저'는 오는 7월 14일까지 대학로 플러스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사진=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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