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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하이드’ 이민재 “제겐 도전이었던 작품, 알 배고 몸 쑤시는 경험했죠”[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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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비밀의 키를 쥔 남자 ‘도진우’ 역
이보영·이무생·이청아 쟁쟁한 선배들 틈에서도 존재감


스타투데이

‘하이드’ 이민재. 사진 ㅣ이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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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터면 못 알아볼 뻔 했다. 거친 흉터와 반항적인 눈빛은 온데간데 없고 소년미를 품은 배우 이민재(24)가 다정한 인사를 건넸다. 그 누구보다 교복이 찰떡같이 어울리는 배우, 그래선지 ‘하이드’에서 연기한 의문의 남자 ‘도진우’는 더 알 듯 모를 듯 했다.

최근 종영한 쿠팡플레이 시리즈 ‘하이드’(극본 이희수 등·연출 김동휘)에서 수상한 비밀의 키를 쥔 남자 ‘도진우’를 연기한 이민재는 “말 없는 연기가 더 어렵더라”며 전쟁터에서 살아나온 병사처럼 소회를 털어놨다.

“‘도진우’는 선인인지 악인인지 모를 모호한 캐릭터예요. 초반엔 강렬한 인상을 심어줘야 했고 헤어스타일이나 얼굴 흉터에도 힘을 주고 연기했어요. 도진우가 첫 등장했을 땐 ‘얘가 나쁜 사람이야?’ 궁금증이 들지만, 갈수록 안타까운 서사들이 드러나잖아요. 여태까지 해왔던 인물과 달랐고, 드라마적으로도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궁금했어요.”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을 끝낸 후 한 달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미팅 제의가 왔고 오디션을 봤다. 감독을 만난 후 당일 날 캐스팅이 결정됐다는 그는 “다음 대본이 너무 궁금했다”고 했다. “더구나 이런 훌륭한 선배님들과 함께라면 무조건 하고 싶었고,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며 “제겐 변신이고 도전이기도 했기에 내가 잘 하고 있나, 못했나 항상 조마조마하면서 모니터링을 했던 것 같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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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키를 쥐고 있는 의문의 남자 ‘도진우’ 역 이민재. 사진 ㅣ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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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연기한 ‘도진우’는 극 초반 금신물산 마강 부장과 관련한 재판의 증인으로 등장했으나, 차성재(이무생 분)의 실종과 사망, 마강(홍서준 분) 부장 재판의 진실과 관련한 키를 쥐고 있던 인물로 드러나 미스터리를 증폭시켰다. 이후 나문영(이보영 분)이 남편 실종의 진실을 파헤쳐가는 과정에서 조력자 역할을 했다.

차성재의 아버지(박지일 분)가 세운 차웅 복지센터와 인연이 깊은 인물로, 고아원 출신에 폭행치사 전과 1범이라는 아픈 사연도 갖고 있었다. 과거에 잃어버린 딸을 찾기 위해 차성재의 행방을 찾아 나서는 과정에서 조금씩 나문영을 의지하고, 자신을 믿어주는 그에게 서서히 날카로운 눈빛을 잠금 해제시키는키는 이민재의 두 얼굴도 돋보였다.

첫 장르물 도전이었으나 제대로 맛봤다. 이민재는 “이 사람이 어떻게 살아왔을까, 이 장면에서 나오지 않지만 뭘 하고 있을까, 본질적인 것에 집중하고 연구했다”고 돌아봤다.

“도진우란 인물은 20대 후반인데 아직 제가 살아보지 못한 시간들이죠. 또 사람을 죽인 경험이 있고 딸도 있잖아요. 초반엔 말이 많지 않은데 표현을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았죠. 분장을 하고 옷을 그렇게 입으니 점점 몰입이 되더군요. 조명이나 세트, 미술이 주는 힘이 컸어요. 자연스럽게 중후반 갔을 땐 ‘도진우’란 인물에 그래도 잘 녹아들었던 것 같아요. 드라마에 나오진 않았지만 딸 사진을 보면서 ‘예쁘다’는 말을 속삭였는데 점점 도진우에 몰입됐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보영, 이무생, 이청아 등 내로라하는 선배들은 ‘존재’ 자체가 큰 힘이었다. ‘연기 공부의 장’이 따로 없었다.

이민재는 “마음이 편했던 게 이분들 연기에 반응만 해주면 내가 준비한 만큼의 연기보다 잘 나왔다”며 “많이 의지했고, 감사했고,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보영 선배님은 순수하고 솔직하고 털털하세요.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확실하게 말해주니까 너무 편했고요. 무생 선배님은 남자 배우로서 제가 겪어야 할 것들을 먼저 걸어오신 분이잖아요. 그런 것들에 대해 편하게 답해주시고 자유롭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죠. 옆에서 보면 준비를 정말 많이 해오세요. 차성재가 악인이지만 공감이 갈 정도로 연기를 너무 잘하셔서 현장에서 마음이 아프기도 했어요.”

아쉬움도 있지만, 후련함이 더 큰 작품. “제게 ‘고생했어’ 말해주고 싶다”며 “그만큼 몰입했던 작품이다. 처음으로 촬영 끝나고 온몸이 쑤시고 알이 배는 경험을 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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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잘 하는 배우 영상을 찾아보는 걸 좋아한다”는 이민재. 사진 ㅣ이끌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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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영화 ‘살아남은 아이’로 데뷔한 이민재는 ‘트레인’(2020),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2022), ‘멧돼지 사냥’(2022), ‘금수저’(2022), ‘치얼업’(2022), ‘트롤리’(2022), ‘오! 영심이’(2023)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특히 지난해 tvN 드라마 ‘일타스캔들’에서 남해이(노윤서 분)를 짝사랑했던 ‘서건후’ 역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올해는 한국영화아카데미 장편 독립 영화 ‘보이 인 더 풀’을 통해 소녀와 첫사랑에 빠진 소년으로 스크린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고, 넷플릭스 학원물 ‘약한영웅Class2’도 찍었다.

네이버 웹툰 ‘약한영웅’을 원작으로 한 ‘약한영웅Class 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박지훈 분)이 다시는 친구를 잃을 수 없기에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처절한 생존기이자 찬란한 성장담을 그린다.

이 작품에서 ‘고현탁’ 역을 맡은 이민재는 박후민, 연시은과 함께 신선한 케미스트리는 물론, 화려한 액션 연기도 선보인다.

“청춘과 우정을 그리는 드라마인데 의리있는 역할을 맡았어요. 다혈질이지만 친구들 생각을 많이 하는 인물로 그려졌어요. 액션이 정말 많은데 싸워서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눈만은 강렬하게 살아있는 그런 친구죠.”

‘라이징 스타’로 2024년 한 해가 기대되는 배우 이민재는 “다양한 역할을 통해 나만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인터뷰 말미 ‘연기 롤모델’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누구나 알 만한 대스타들을 열거하지 않았다. 그는 “연기 잘 하는 배우 영상을 찾아보는 걸 좋아한다”며 이름조차 생소한 재야의 고수들을 줄줄이 언급했다.

“유튜브를 보다 ‘이 사람 뭔가 느낌 있는데’ 하면 1년 후에 기사가 어김없이 떠요. 역시 내가 보는 눈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죠.(웃음) 김신비 배우님 영상을 찾아보고 ‘정말 연기 잘한다’ 했는데 얼마 후 알려지게 됐고, 윤가이 김아영 노재원 임재혁 등 숨은 고수들이 너무 많아요. 대개 제 또래들인데 그러면서 팬이 되기도 하고요. ‘내가 할 수 없는 연기들을 저분들은 너무 잘 하는구나’ 방구석에서 맨날 찾아보는 게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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