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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다승왕? 삼성이 먼저!" 다승 1위 원태인, 에이스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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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경기 후 인터뷰하는 원태인. 이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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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진짜 지금은 삼성이 가장 먼저거든요."

프로야구 다승 단독 1위 원태인(24·삼성 라이온즈)의 머릿속엔 그저 '삼성'뿐이었다.

에이스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원태인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 베어스 원정 경기 선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3피안타 2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해 승리 투수가 됐다.

원태인은 이로써 올 시즌 7경기에 나서 40⅓이닝을 던지며 5승 1패를 기록했다. 다승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평균자책점도 최상위권이다. 1.79로, 1위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1.26)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원태인은 "제가 이 위치에 있는 게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생각지도 못했다. 스프링 캠프 때 공 던지는 걸 늦게 시작했기 때문에 시즌 초엔 고전할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다승 페이스가 눈에 띄게 빠르다. 지난해 26경기에 나서 7승 7패로 시즌을 마무리했는데, 올해는 아직 7경기만 치렀는데 벌써 5승째다. 원태인도 "일단 작년 승수만 좀 넘고 싶었다. 기대 이상으로 페이스가 빠르긴 하다"고 했다.

하지만 다승왕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욕심은 아직 없다"는 것이다.

원태인은 "기분은 좋은데 모르겠다. 지금 이 위치를 지켜야겠다는 욕심도 없다. 그저 시즌 초에 컨디션이 덜 올라왔는데 이 정도여서 다행"이라고만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마음이 편해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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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투하는 삼성 선발 원태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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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1 대 0으로 앞선 4회말 무사 1루 상황, 원태인은 두산 허경민을 1루 땅볼 잡아낸 뒤 3루로 뛰던 정수빈을 잡기 위한 송구가 빗나가며 동점을 내줬다. 비자책점이었지만 원태인의 손끝에서 비롯된 아쉬운 실점이었다.

5회에도 위기는 이어졌다. 볼넷 2개와 안타 1개를 허용해 2사 만루까지 내몰린 것이다. 다행히 후속 타자를 땅볼로 처리했는데, 원태인은 당시 그라운드 위에서 어느 때보다 큰 리액션을 보였다.

원태인은 "포효라기보단 질책에 가까웠다"고 당시를 돌이켰다. 이어 "쉽게 승부해도 됐는데 괜히 어렵게 승부를 했다"며 "제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것 같아서 꼭 막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4회 송구 실책에 대해선 "급하다 보니 실수가 나왔다. 스스로에게 실망했다"고 되짚었다. 그러면서 "정확히 던졌으면 아웃을 잡을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서 더 화가 났다"고 돌아봤다.

2000년생으로 만 24세인 원태인은 삼성 선발 로테이션 국내 투수들 중 맏형 역할도 하고 있다. 현재 삼성 선발진은 원태인, 시볼드 코너(28), 데니 레예스(27), 이승현(22), 이호성(19) 순으로 경기에 나서는데 외국인 투수를 제외하면 원태인이 가장 나이가 많다.

그 책임감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원태인은 "연패가 이어질 땐 꼭 끊어주고, 연승이 이어질 땐 이어나가는 역할을 해서 (이)승현이나 (이)호성이한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그 부담을 안고 승리해서 후배들이 편한 상황에서 등판하게 해주고 싶다"며 "그런 부분은 저한테도 성장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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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원태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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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태인은 팀의 성적 덕분에 자신의 경기력도 좋다고 믿는다. 그래서 끝까지 팀만 생각한다. 원태인은 "저는 진짜 지금은 삼성이 가장 먼저"라며 "저희가 지금 무척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기 때문에 제 성적도 좋아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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