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트프의 호주 시드니 공연 모습. 이달 초 스위프트의 공연에 싱가포르 전역이 들썩이고 있다. 테일러 스위프트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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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는 원래 물가가 무척 비싼 나라입니다. 그런데 7일부터 나흘 동안 싱가포르 타나메라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리는 2024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을 전후해 싱가포르의 호텔과 비행기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올랐습니다.
이유는 바로 미국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공연 때문입니다. 월드투어를 진행 중인 스위프트는 2∼9일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6차례 공연을 합니다.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공연은 주변국과 외교 마찰을 낳을 정도로 화제입니다. 30만 장의 티켓이 일찌감치 매진됐고,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을 겨냥한 암표 판매와 사기 피해까지 속출하고 있습니다. 필리핀과 태국 등 주변 나라들은 “싱가포르 정부가 동남아시아 내 독점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주최사 AEG에 회당 수백만 달러의 보조금을 줬다”고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스위프트의 공연을 통한 경제적 이익을 싱가포르가 독점한다는 것이지요. 이에 싱가포르 측은 “스위프트 측이 교통, 물류,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의 이점을 알고 선택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동아일보 3월 4일자 A18면 참조
KLPGA투어 개막전에 출전하는 주요 선수들이 6일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마리나베이샌즈과 머라이언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지난해 KLPGA투어 신인왕 김민별, 대상 수상자 이예원,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 패티 타와타나낏(태국), 고속휘(싱가포르), 애슐리 라우(말레이시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 조직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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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프트는 싱가포르 공연은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하루 전인 6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차세대 스타 패티 타와타나낏(25·태국)의 입을 통해서였습니다.
타와타나낏은 올해 세계여자 골프에서 가장 ‘핫한’ 선수입니다. 지난달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아람코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 우승했고, 곧이어 모국에서 열린 LPGA투어 혼다 타일랜드에서도 정상에 올랐습니다. 지난주 싱가포르에서 열린 LPGA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에서도 공동 8위를 했습니다. 하나금융그룹 소속으로 스폰서 대회에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0순위로 꼽힙니다. 타와타나낏이 이번 대회에도 1위를 하면 한 달 새 유럽과 미국, 한국 투어에서 모두 우승하는 진기록을 남기게 됩니다.
관건은 바로 체력입니다. 싱가포르는 현재 낮에 30도가 넘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종종 비까지 내리면서 습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치 한국의 장마철과 비슷한 무덥고 습한 느낌입니다.
대회에 출전한 선수들 역시 날씨를 이번 대회 최대 변수로 꼽고 있습니다. 수분 보충과 체력 조절을 잘해야 온전한 컨디션으로 대회를 완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한국 선수들에게 이번 대회가 시즌 첫 무대인 반면 타와타나낏은 벌써 4주 연속 쉬지 않고 대회를 치르고 있습니다.
KLPGA투어 개막전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패티 타와타나낏. 대회 조직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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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와타나낏은 기자회견장에서도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하지만 테일러 스위프트 얘기를 꺼내며 다시 활기를 찾았습니다. 전날 스위프트의 공연을 관람했다는 그는 “스위프트는 3시간이 넘는 공연 내내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렀다. 무척 재미있었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4주 연속 대회 출전이라 몸 상태가 100%는 아니지만 컨디션을 조절해 최대한 잘해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세계적인 스타들에게도 셀럽인 스위프트가 그에게 큰 자극을 준 것입니다.
기자회견에서 각오 밝히는 이예원. 대회 조직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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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와타나낏은 디펜딩 챔피언 박지영(28), 지난해 KLPGA 투어에서 대상과 상금왕, 최소 타수상 등 3관왕을 휩쓴 이예원(21)과 함께 7일 오후 1시 45분부터 1라운드를 치릅니다.
이예원과 박지영은 타와타나낏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는 유력한 후보들입니다. 이예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호주 전지훈련을 통해 샷감이나 퍼트감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저 역시도 기대가 많이 된다. 올 시즌도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습니다. 그는 또 이번 대회 코스에 대해 “티샷보다 세컨드샷 정확도, 그린 위 잔디 결을 잘 파악해야 성공률 높을 것 같다. 쇼트퍼트를 조금 더 집중해서 플레이하고 롱 퍼트 거리감이 잘 나오면 좋은 스코어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초대 대회 챔피언 박지영 역시 “작년에 우승했던 곳에 돌아와 보니 기분이 좋다. 마지막 날까지 지금의 좋은 기분은 유지하면서 플레이하고 싶다. 작년보다 더 안정적인 플레이를 하려고 겨우내 준비한 만큼 올 한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싱가포르=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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