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 “영화는 계획적으로 만들기보다 주어지는 것”
이자벨 위페르, 홍상수 감독. 사진 ㅣEPA 연합뉴스 |
홍상수(64) 감독이 연인 김민희 없이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일정을 소화했다.
19일(현지시간) 31번째 장편 영화 ‘여행자의 필요’로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홍상수 감독은 연인이자 제작실장으로 참여한 김민희와 동반하지 않고 레드카펫, 기자회견 등 공식일정 등에 참석했다. 지난해 베를린영화제에선 김민희와 동반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31번째 장편 영화 ‘여행자의 필요’로 5년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입성했다. 사진ㅣEPA 연합뉴스 |
홍상수 감독은 독일 베를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를 꼭 어떻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관객을 생각하고 찍는 것도 아니다. 딱히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 내가 영화를 만드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믿는다”고 밝혔다.
이어 ‘나이 많은 여자 배우의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담은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하면 너무 무책임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도 내가 뭘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행자의 필요’는 프랑스에서 한국에 왔다는 이리스(이자벨 위페르 분)가 한국인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막걸리를 마시며 생활하는 이야기다. 프랑스 배우 위페르가 ‘다른나라에서’(2012), ‘클레어의 카메라’(2018)에 이어 세 번째로 홍 감독과 호흡을 맞춘 작품이다.
위페르는 “홍 감독이 작업하는 방식은 매우 독특하고 경험을 되풀이하는 데 열정적”이라며 “사실대로 말하면 이야기 안에서 역할이 없기 때문에 자신을 이야기와 세계에 투영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런 점이 정말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위페르에 대해 “용감하고 똑똑한 사람이다. 인간으로서 예술가로서 그를 믿는다. 작업 자체가 행복하다”고 했다.
극중 이리스가 소주 아닌 막걸리를 마시는 이유에 대해 홍 감독은 “내가 이제 나이가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며 “그래서 소주를 마실 수 없다”고 답해 웃음을 줬다.
홍상수 감독은 ‘도망친 여자’ ‘인트로덕션’ ‘소설가의 영화’ ‘물 안에서’에 이어 5년 연속 베를린영화제에 입성했다. 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김민희)을 받은 데 이어 ‘도망친 여자’(2020·은곰상 감독상), ‘인트로덕션’(2021·은곰상 각본상), ‘소설가의 영화’(2022·은곰상 심사위원대상) 등 베를린영화제에서 네 차례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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