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아쉬었던 볼 터치→영웅이 된 황희찬, 눈물 겨웠던 손흥민 투혼의 질주

[스포티비뉴스=알 와크라(카타르) 박대성 기자] 손흥민(31, 토트넘 홋스퍼)이 홀로 모든 짐을 진 듯 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고, 공간이 보이자 홀로 전력 질주로 호주 수비 지역에 뛰어 들었다. 황희찬에게 볼이 전달됐지만 순간 앞에서 튀어 슈팅까지 만들지 못했다. 하지만 페널티 킥을 성공했고 한국 극장 승리의 영웅이 됐다.

한국은 3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알 와크라 알 자이눕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연장 혈투 끝에 2-1로 제압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8강전에서 플랜A를 꺼냈다. 그동안 교체로 투입해 실전 감각을 올렸던 황희찬을 선발 카드로 꺼내 공격력을 강화했다. 황희찬 합류로 전방에 조규성 원톱에 이강인-손흥민-황희찬으로 이어지는 완전체 조합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호주보다 월등하게 앞섰기에 경기 주도권을 쥐고 놓지 않았다. 간헐적인 호주 공격이 매서웠지만 '빛' 조현우의 선방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하지만 한국은 주도권을 쥐고도 슈팅하지 못했다. 황희찬이 박스 안에서 슈팅으로 골망을 뒤흔들었지만, 측면에서 패스를 전달했던 설영우의 몸 앞쪽이 오프사이드 라인에 걸려 득점으로 인정되지 못했다.

호주는 한국의 순간 벌어진 틈을 공략해 골망을 뒤흔들었다. 한국의 뒷문 조직력이 허술한 틈을 타 한 번 집중력을 발휘했는데 득점으로 연결됐다. 한국 입장에선 전반전 득점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후반전에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호주가 두텁게 수비 방어벽을 세웠다. 한국은 쉽사리 공략하지 못했다.

답답한 공격이 반복되던 순간, 손흥민이 홀로 모든 짐을 짊어진 듯 센터서클부터 페널티 박스 근처까지 질주했다. 톱 클래스 스피드로 호주 수비를 하나둘 무너트렸고 쇄도하던 황희찬에게 볼을 전달했다. 하지만 황희찬의 볼 터치가 한번 튀면서 슈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홀로 한국 공격을 책임지며 호주 수비를 뚫으려고 했다. 부딪히고 넘어져도 어떻게든 박스 안에 들어가 슈팅하려고 했다.

손흥민의 투혼의 질주는 사우디아라비아전처럼 1분 남기고 극장을 만들었다. 박스 안에서 파울로 페널티 킥이 선언됐다. 비디오판독시스템(VAR) 결과 번복되지 않은 판정이었고 페널티 킥으로 진행됐다.

황희찬은 페널티 스폿 위에서 숨을 한 차례 골랐다. 이후 골문 상단으로 정확한 슈팅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전에 들어간 한국은 호주를 계속 압박하고 두드렸고 마침내 이겨내 4강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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