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선수, 골 넣고 ‘잔디 먹방’으로 퇴장…이강인에겐 희소식?

이라크 스트라이커 아이만 후세인이 29일(현지시각)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역전골을 넣은 후 '잔디 먹방'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이라크 스트라이커 아이만 후세인이 29일(현지시각)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역전 골을 터트린 후 ‘잔디 먹방’을 선보이다 퇴장당했다. 이후 이라크는 수적 열세에 허덕였고, 결국 요르단이 8강행을 거머쥐었다.

후세인의 어이없는 퇴장 이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기대의 눈길이 모인다. 아시안컵 득점 순위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던 후세인이 경쟁을 멈춘 건 이강인에게 희소식이기 때문이다.

이날 카타르 알라이얀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 이라크와 요르단의 경기가 펼쳐졌다.

선제골은 요르단에서 터졌다. 전반 추가시간 요르단은 상대 패스 실수를 틈타 먼저 한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전, 이라크는 반격에 성공했다. 후반 23분 가드 나티크가 헤더 동점 골로 균형을 맞추더니 후반 31분 후세인의 골로 2대1 역전을 이뤘다. 후세인의 대회 6번째 골이기도 했다.

후세인은 역전 골을 넣은 뒤 그라운드 주변을 돌며 ‘산책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의 골 세리머니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앉더니 잔디를 입에 넣는 ‘잔디 먹방’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라크 선수 후세인에게 주심이 퇴장을 명령하자 후세인이 항의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그러자 주심은 후세인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AFC 경기 중계 사이트에는 후세인이 ‘과도한 셀러브레이션’으로 경고를 받았다고 나왔다.

앞서 선제골을 넣은 요르단 선수들이 ‘밥 먹기’ 세리머니를 했는데, 후세인의 행동은 이를 비꼬는 것처럼 느껴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 규칙에 따르면 골 세리머니에 도발, 조롱하는 내용이나 선동적인 제스처가 있으면 주심이 경고를 줄 수 있다.

후세인의 세리머니가 ‘너무 길었다’는 지적도 있다. 선수는 세리머니를 위해 그라운드를 떠날 수 있지만, 가능한 한 빨리 경기장으로 돌아와야 한다. 세리머니 하느라 시간을 너무 끈다면 주심은 역시 옐로카드를 내밀 수 있다.

앞서 옐로카드를 한 번 받았던 후세인은 또 한 번의 경고가 더해져 결국 퇴장당했다. 이는 경기를 뒤흔든 변수가 됐다.

요르단 선수들이 이라크에 역전승 후 기뻐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수적 열세에서 골키퍼의 선방으로 근근이 버텨내던 이라크는 결국 후반 추가 시간 연속 골을 얻어맞고 무너졌다. 경기는 3대2로 요르단의 승리로 끝났다. 헤수스 카사스 이라크 감독은 경기 뒤 “후세인의 퇴장이 경기의 전환점이었다”며 “심판이 어떻게 세리머니를 이유로 선수를 퇴장시킬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표했다.

이라크와 후세인의 아시안컵 도전이 이렇게 마무리되면서 득점 랭킹 뒷순위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오는 모양새다. 현재 2위는 4골을 넣은 카타르의 아크람 아피프다.

아피프에 이어 한국의 이강인, 일본의 우에다 아야세, 팔레스타인의 오다이 다바그가 3골로 공동 3위에 올라가 있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 전에 열린 A매치 5경기에서도 4골을 넣는 등 골 감각에 물이 오른 상태여서 추가 득점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16강전은 31일(한국시각) 오전 1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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