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 펜스 넘어 매코비만 떨어지는 샌프란시스코 상징 홈런
홈구장 첫인상 "장점 살리면 타격 잘 맞고 우중간 깊어 수비 어려울 듯"
MLB 샌프란시스코 입단한 이정후 귀국 |
(영종도=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4년 빅리거로 데뷔하는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내년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제 슬슬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끼다가 구단의 한국인 1호 기록이 나오자 주저 없이 '스플래시 홈런'을 떠올렸다.
미국프로야구(MLB) 샌프란시스코와 6년간 1억1천300만달러라는 '역대급' 계약을 하고 19일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이정후는 인터뷰에서 "내가 왼손 타자이니 샌프란시스코 한국인 선수로 스플래시 1호 홈런을 쳐보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올해 6월 스플래시 히트 친 샌프란시스코 족 피더슨 |
미국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 오라클 파크는 우측 펜스 뒤 매코비만(灣)에 떨어지는 홈런을 '스플래시 히트'라고 부르고 공식으로 집계한다.
홈런이 물에 첨벙첨벙하고 빠진다는 뜻으로 이 홈런공을 건지려고 매코비만에 보트를 띄워 노를 젓는 사람이 늘 대기한다. 샌프란시스코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소속 선수가 치면 스플래시 히트이고, 원정 구단 선수가 치면 그저 '매코비만에 떨어진 홈런'이라고 별도로 구단 홈페이지에 분류한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이정후 |
황재균(36·kt wiz)이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1년간 뛰면서 홈런 1개와 타점 5개, 2루타 1개 포함 안타 8개를 남긴 터라 이정후가 이 구단 한국인 1호 기록을 세울 만한건 도루, 3루타 정도만 남았다.
그러나 황재균이 스플래시 히트를 못 친 걸 안다는 듯 이정후는 왼손 타자의 이점을 살려 매코비만으로 한번 타구를 날려보겠다고 호기롭게 약속했다.
2000년 4월 오라클 파크가 개장한 이래 샌프란시스코 소속 선수가 친 스플래시 히트는 올해까지 102개 탄생했다.
원정팀 선수가 친 매코비만 홈런은 61개로, 한국 선수로는 추신수(현 SSG 랜더스)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뛰던 2020년 8월 3일에, 최희섭이 플로리다 말린스(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인 2004년 5월 1일에 1개씩 쳤다.
오라클 파크를 배경으로 입단 기념 포즈 취한 이정후 |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로 오라클 파크를 예전에 방문했을 때 너무 좋았고, 빅리그 구장다웠으며 '거대하다', '웅장하다' 이런 생각을 했다"면서 "이번에 보니 홈에서 우측 펜스까지 거리는 짧은데 높았다"며 예비 빅리거로 구장을 다시 관찰한 느낌을 자세히 전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타격과 출루 능력, 장타력에 주루 센스를 겸비한 이정후를 1번 타자 중견수로 기용할 참이다.
사인해 주는 빅리거 이정후 |
오라클 파크의 홈에서 좌중간 펜스까지 거리는 122m, 가운데 펜스까지 거리는 119m로 짧고, 펜스 모양도 일자 형태로 세워졌다. 다만 홈에서 우중간 펜스까지는 126m로 가장 길고, 우중간에서 우측 폴까지 연결되는 펜스는 급격한 경사로 기울어졌다. 우중간과 우측 펜스 높이는 6∼7m에 달한다.
이정후는 "아직 계약했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한다"며 "미국으로 운동하러 다녀온 느낌인데 이제 실감하면서 슬슬 목표를 잡겠다"고 했다.
이정후 '감출 수 없는 미소' |
이정후는 빅리그 진출을 앞두고 올해 초 스윙을 간결하게 바꾼 새로운 타격 자세로 KBO리그 정규리그에 임했다가 3∼4월 타율 0.218이라는 최악의 성적으로 마음고생을 심하게 했다.
다시 원래 타격 자세로 돌아간 뒤 몰아치기에 시동을 걸어 타율 0.318로 시즌을 마쳤다.
이정후는 "더 잘하고 싶어서 타격 폼을 바꿨는데 미국에서 변화하려는 이런 내 모습을 높게 봐줬다"며 협상 과정의 뒷얘기도 공개했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