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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 포수 박유연(25)이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은 사실을 구단에 바로 보고하지 않고 숨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충격을 안겼다. 박유연은 지난 9월말 자택 근처에서 운전을 하다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음주한 다음 날 오전 운전대를 잡은 게 문제가 됐다.
두산은 음주운전 발생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익명의 제보를 받았다. 제보자는 "1.5군급 포수가 음주운전을 했다"고 구단에 알렸고, 구단은 자체 조사 끝에 박유연의 자백을 받아냈다. 두산은 조사 직후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박유연은 조사 당시 구단에 즉각 보고하지 않은 것과 관련해 "두려운 마음이 컸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숙취 운전이라고는 하나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기에 중징계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허구연 KBO 총재는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선수 여러분께 당부드린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4不 (음주운전, 승부조작, 성 범죄, 약물복용)을 금지 사항으로 특별히 지켜주기 바란다. 최근 일부 선수의 일탈이 야구계 전체에 엄청난 타격을 준다는 것을 우리는 최근 뼈저리게 체험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음주운전 징계를 마치고 KBO리그 복귀를 노리던 강정호는 총재의 강경한 태도에 결국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KBO 음주운전 처벌 규정에 따르면 면허정지 최초 적발은 70경기 출장 정지, 면허취소 최초 적발은 1년 실격 처분이다. 2회 음주운전은 5년 실격, 3회 이상은 영구 실격이다.
박유연은 면허정지가 됐기 때문에 70경기 출전 정지 징계는 확실하다. 최소 다음 시즌 전반기까지는 두산에 없는 전력이다. KBO는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고 출전 정지 징계와 함께 사회봉사 등 추가 징계 여부를 결정한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면서 백업 포수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주전 포수 양의지의 부담을 나눌 2번 포수를 정하기 위해 박유연을 비롯해 장승현, 안승한 등이 치열하게 경쟁할 예정이었다. 지난달 열린 2차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로 LG 트윈스 포수 유망주 김기연을 지명해 4억원을 투자하는 등 백업 포수 키우기에 진심이었다. 박유연은 그런 구단 계획에 큰 흠집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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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박유연과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였던 배영빈(23)이 음주운전에 적발되고도 구단에 알리지 않다가 뒤늦게 들통이 났다. 배영빈은 지난 10월 23일 서울 모처에서 술자리를 가진 뒤 대리운전 기사를 불렀는데, 직접 차량을 골목에서 빼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됐다.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고, KBO는 배영빈에게 1년 실격과 사회봉사활동 80시간 징계를 내렸다. 롯데는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고 배영빈을 방출하기로 했다. 구단에 숨긴 괘씸죄까지 반영한 결과였다. 박유연은 배영빈 사례를 보고도 두려웠다는 이유로 구단에 끝까지 숨겨보려 했으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는 없었다.
박유연은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60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공격형 포수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 탓에 기대보다 성장 속도가 더디긴 했지만, 구단은 가능성을 믿고 기다렸다.
두산 관계자는 김기연 영입으로 포수 경쟁 구도가 복잡해졌을 때도 "박유연이 포수가 안 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무릎 문제로 강하게 훈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은 맞지만, 본인은 아직 포수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며 믿음을 보였다.
박유연의 1군 통산 성적은 28경기, 타율 0.250(36타수 9안타), 출루율 0.289, 장타율 0.306, 3타점이다. 다음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무대에서 자기 기량을 펼치나 했는데, 한순간에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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