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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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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다승왕 람, 역대 최대 계약금 받고 LIV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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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4000억… 7400억 계약설도

PGA(미국 프로 골프) 투어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인 세계 랭킹 3위 욘 람(29·스페인)이 LIV 골프로 이적한다. PGA 투어와 LIV 합병 협상 시한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라 그 배경과 협상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선일보

LIV 점퍼 입고 그레그 노먼과 기념사진 - 미 프로골프(PGA) 투어 최고 스타 중 한 명인 욘 람(왼쪽)이 8일 LIV행을 선언한 뒤 LIV 골프 점퍼를 입고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커미셔너와 사진을 찍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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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과 LIV 계약이 임박했다는 소식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였다. 람은 타이거 우즈(48·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가 주도하는 스크린 골프 리그 참가를 최근 전격 취소했고, 자신이 디펜딩 챔피언인 다음 달 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대회 출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러더니 8일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최선의 결정을 내렸다”며 LIV 합류를 공식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PIF)가 지원하는 LIV는 지난해 출범해 내년이면 3번째 시즌을 맞는다. LIV로 이적한 선수들은 주로 전성기를 살짝 지난 베테랑 위주였다. 하지만 람은 다르다. 메이저 대회 2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11승. 올해는 4승으로 최다승을 기록했고,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도 올랐다. 지난 4월엔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했고, 2020년 7월부터 지난 5월 사이 총 52주간 세계 랭킹 1위를 지내기도 했다. 전성기를 맞고 있단 얘기다.

LIV는 그동안 선수 영입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었는데, 람에게는 최고 수준의 거액을 안겨준 것으로 전해진다. 계약 세부 사항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계약금으로 최소 3억달러(약 4000억원) 이상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ESPN은 람이 3억달러 이상 다년 계약을 맺었으며, 람이 주장을 맡을 팀의 부분적 소유권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계약 규모가 4억5000만파운드(약 7400억원) 이상이며 그중 2억4000만파운드(약 4000억원)는 선지급하고, 나머지는 보너스와 람이 속한 팀 사업권의 일부로서 지급된다고 보도했다.

람 자신도 “정말 좋은 금전적 제의가 있었고, 그것이 (이적 제안을) 받아들인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지난해 LIV에 합류한 필 미켈슨(53·미국)이 2억달러(약 2600억원), 더스틴 존슨(39·미국)이 1억5000만달러(약 2000억원), 브라이슨 디섐보(30·미국)가 1억2500만달러(약 1600억원) 이상 계약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람은 이를 훨씬 뛰어넘는 수준인 것이다.

사실 람은 그동안 “돈 때문에 골프를 치진 않는다”거나 “54홀에 컷 탈락 없는 LIV 경기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같은 발언으로 PGA 투어를 지지해 왔다. 그런 그가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꾸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람은 “언론이나 소셜미디어에서 부정적인 얘기를 듣는 게 낯설지 않다”며 “LIV가 단체전으로 치러진다는 것이 중요했다”고 말했다. 그의 고민은 미국과 유럽 대항전 라이더컵. LIV에 합류하면 출전 길이 막힐 가능성이 크다. “라이더컵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나갈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골프계에선 PGA 투어와 LIV가 합병을 추진하는 마당에 LIV 선수 영입이 이전과 다름 없이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6월 합병 추진을 전격 발표했고 이후 협상을 이어왔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는 31일이 협상 마감 시한이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와 야시르 알루마이얀 PIF 총재가 다음 주 만날 예정이다. 람의 이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PIF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 로렌스 부리안 LIV 최고운영책임자는 “LIV는 여기에 계속 있다. 람의 합류는 LIV가 속도를 늦추지 않는다는 걸 다시 강조한다. LIV의 장기적이고 흥미로운 미래를 위해 계속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했다.

12팀 48명으로 운영되어온 LIV는 람이 합류하면서 다음 시즌부터 13팀 52명이 될 전망이다. 람이 이끄는 팀 소속 선수 3명을 PGA 투어에서 추가 영입할 가능성도 있다. 팀원 3명이 누구냐는 질문에 람은 “기다려 보라”고만 답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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