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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이슈 끊이지 않는 학교 폭력

황의조 출전에 “보고싶지 않다”... 국가대표 자격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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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31·노리치 시티)가 지난 21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중국전 후반 27분에 교체 출전했다. 그 순간 대한축구협회 인스타그램 최근 게시물들에 댓글들이 올라왔다. ‘성범죄 피의자가 국가 대표 해도 되나요’ ‘몰카범 대표팀에서 안 보고 싶어요’ 등이었다. 황의조가 최근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로 전환된 것을 두고 한 말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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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황의조/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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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의 시작은 지난 6월. 본인이 황의조와 연인 관계였다는 A씨가 황의조가 여성과 성관계를 맺고 있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해당 영상은 ‘황의조 영상’이라는 이름으로 소셜미디어에서 확산했다. 이에 황의조는 같은 달 서울 성동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8월 영상 속 여성 B씨가 황의조가 성관게를 불법으로 촬영했다며 처벌해 달라고 경찰에 요청했다. B씨 측은 “피해자는 황의조가 촬영하는 경우 이에 동의한 적이 없다”며 “알았을 때는 싫다는 의사를 밝히며 촬영한 직후 지워달라고 요구했다”고 했다. 황의조는 지난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소환 조사를 받았다.

전 연인이라고 주장했던 최초 유포자 A씨가 황의조의 친형수였다는 사실이 22일 경찰 조사를 통해 알려졌다. A씨는 남편과 함께 황의조와 해외 출장을 함께 다니며 뒷바라지를 하는 등 사실상 매니저 역할을 해왔다. 경찰은 16일 A씨를 구속해 22일 검찰에 송치했다.

영상 속 여성 B씨의 법률 대리인 이은의 변호사는 “유포자의 신상은 이번에 알게 됐다”며 “유포자가 누구인지보다 불법 촬영이라는 범죄 행위와 피해 사실이 중요하다. 불법 촬영을 한 영상을 유포 전에 삭제했더라면 피해자가 인격을 난도질당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황의조 측은 B씨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황의조를 변호하는 법무법인 대환은 22일 “관계 시 휴대폰을 잘 보이는 곳에 놓고 촬영했고, 여성도 분명히 이를 인지하고 응했다”고 했다. 영상을 찍기 전 상호 합의가 있었는지가 사건의 쟁점인 셈이다.

과거 논란에 휘말린 선수들은 전부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축구 대표팀에서 58경기를 뛰었던 수비수 장현수(32·알 힐랄)는 2018년 병역특례 봉사활동 실적을 허위 제출했다는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일주일도 안돼 협회로부터 제명됐다. 야구 선수 안우진(24·키움)은 2017년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폭로가 나온지 3개월만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자격정지 3년을 받았다. 3년 이상 자격정지를 받으면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주요 대회에 나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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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중국과의 경기를 마친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3.11.22/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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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빗발치는 항의에 대해 “조사가 시작된 만큼 일단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은 중국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40년 축구 인생에서 많은 사건과 추측을 접하고 살았다”며 “무엇인가 명확히 나오기 전까진 선수가 경기장에서 기량을 발휘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프랑스축구협회는 2015년 자국 간판 공격수 카림 벤제마(36·알 이티하드)가 성관계 동영상을 이용해 팀 동료를 협박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자 그를 대표팀에서 제명했다. 복귀까지 6년 걸렸다. 브라질 베테랑 수비수 다니 아우베스(40) 또한 지난해 12월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게 된 다음부터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고 있다.

어느 나라든 국가대표에겐 품위 유지와 사회적 책임감·도덕성, 타인에게 모범이 될 의무를 강요한다. 국가대표란 그런 자리다.

[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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