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빈볼 의혹을 제기하고 이튿날엔 편파 해설 논란에까지 휩싸인 오재원 전 SPOTV 해설위원이 계약해지를 요청한 사실을 알렸다.
그려면서도 오재원 전 해설위원은 자신의 기사들을 보도한 미디어를 저격하는 글과 함께 자신에게 악플을 보낸 이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남기는 등 끝내 뒤끝을 보이며 야구계에서 셀프 퇴출 됐다.
오재원 전 SPOTV 해설위원이 자진 계약 해지 소식을 알리며 해설에서 물러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오재원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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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은 26일 자신의 SNS에 “더 이상은 spotv측에 부담이 될 거 같아 직접 계약해지 요청을 했고 결정이 됐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라며 SPOTV 프로야구 해설위원에서 스스로 내려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재원은 “이제...모든 비하인드를 다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이 온 것 같아 저한테는 이제서야 모든 것이 재시작이네요”라며 향후 후속 대응 혹은 논란을 빚었던 사건들에 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겠다는 뜻을 시사하기도 했다.
지난해 현역에서 은퇴한 오재원은 올 시즌 프로야구 해설위원으로 마이크를 잡고 솔직한 입담과 재치 있는 입담, 현장감 있고 명쾌한 해설 등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오재원은 올 시즌 벌써 몇 개월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수 차례 말과 글로 논란을 빚은 끝에 자진 계약해지 형식이지만 사실상 퇴출이 된 모양새로 물러나게 됐다.
그 자신이 철저하게 자초한 결과다. 결과적으로 계약해지를 촉발한 사건은 24일 오재원이 제기한 빈볼 논란이 원인이 됐다. 2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 SSG가 13-7로 앞선 1사 1,3루에서 양창섭의 공에 최정이 맞았다.
그러자 경기를 중계하던 오재원(당시 위원)은 “이거는 대놓고 때린 것이다. 옷에 스친 게 다행이다”라며 “이런 상황을 정말 싫어한다. 사과할 필요도 없다”라며 양창섭과 삼성 벤치의 고의적인 빈볼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오재원 위원은 삼성 벤치가 빈볼을 지시했다는 뉘앙스의 해설을 이어갔다. 직후 팬들의 여론은 들끓었다. 일부에선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론들은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할 해설위원이 사견을 마치 사실처럼 언급한 것에 대해 지적하기 시작했다.
경기 종료 후 양창섭 역시 개인 SNS를 통해 ‘물고기는 언제나 입으로 낚인다. 인간도 역시 입으로 걸린다’라는 탈무드의 말을 게시하며 불쾌감을 내비쳤다. 오재원 위원의 발언이 일종의 ‘낚시’라고 설명한 셈이다. 하지만 당사자의 이런 간접적인 입장 표명에 오재원 위원은 탈무드의 글을 인용해 ‘어리석은 사람은 들은 것을 이야기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본 것을 이야기한다’라고 올리며 온라인 상에서 설전을 이어갔다.
사진=양창섭(왼쪽)-오재원(오른쪽) SNS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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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이 해설위원이란 위치에서 까마득한 야구 후배이자 현역 선수인 양창섭에게 맞대응하며 SNS에서 공개적으로 공방을 펼친 셈이다.
다음날인 25일 경기를 앞두고 삼성과 SSG의 사령탑들은 장외에서 제기 된 오재원의 ‘셀프 논란 제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동시에 거론할 가치가 없다는 입장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재원도 양창섭, 삼성 감독 코칭스태프와 오해를 푸는 대신에 불통을 선택했다. 대신 이어진 해설에선 ‘뒤끝’이 남은듯한 편파해설로 연이틀 논란의 중심에 섰다. 25일 같은 양 팀의 경기 SSG의 선발투수 조성훈을 소개하던 오재원 위원은 “오늘은 꼭 승리하면서 스윕을 부탁드리겠다”고 발언했다.
일반적으로 키플레이어를 소개하는, 자막과 사전 정보에 충실한 해설의 내용으로 볼 수도 있지만 ‘꼭 승리하면서 스윕을 부탁드린다’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중립을 지향해야하는 해설위원이 할 멘트로는 일반적으로 보기 힘든 해설이었다. 동시에 삼성 벤치를 향한 뒤끝이 남은 오재원 개인의 바람이 담긴 표현으로 읽혀졌기 때문에 편파 해설’이라는 반응이 쏟아졌다.
부적절한 해설의 내용임은 물론, 전날 방송과 글로 논란을 일으켰던 당사자가 굳이 상대 팀 선발투수의 승리와 스윕을 ‘부탁한다’는 표현을 쓴 것에 대해 해당 발언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사진=온라인 방송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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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재원이 말로서 논란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오재원은 5월 한 인터뷰에서 ‘코리안 특급’ 박찬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운영자문의 과거 해설을 직격 하며 주관적인 기준에서 비난성 표현을 한 것으로 논란을 빚었다.
당시 오재원은 “저는 코리안 특급을 너무 싫어한다. 나와서 해설하면서 바보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것에 대한 책임은 져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아무튼 해설할 때 말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당시 박찬호 운영자문의 해설에 대한 불쾌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또한 당시 오재원은 “해설은 제 3자다. 해설할 때 목적은 정확한 사실과 상황을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 수비 정말 아쉬웠다. 저 타격은 매우 아쉬웠다’ 이런 말은 되게 하기 쉽다. 또 ‘내가 봤을 때’와 같은 말들은 자기가 본 거고, 그런 무책임한 말들의 향연과 그로 인해 한순간에 쌓아지는 이미지들(과 같은) 그런 게 정말 싫었다”면서 강도 높은 어조로 박찬호 자문을 비판했다.
하지만 그 해설의 비판의 당사자가 오재원이었고, 당시 마이크를 잡았던 박찬호 자문이 이후 사과 의사를 전달했지만 당시 받아주지 않고 거의 10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서 매우 주관적인 의견을 개진하며 폭로성 인터뷰를 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됐다. 또한 사건과 별개로 국민영웅이었던 박찬호 자문을 응원했던 이들마저 걸고 넘어지는 듯한 인터뷰 내용으로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오재원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저격하는 방송으로 논란을 빚자 자필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사진=오재원 SNS |
이후 오재원은 “신중치 못한 언행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공식사과와 자필사과문을 게시한 이후 해설직에서 물러나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9일 방송에 복귀한 지 불과 이틀만인 10일 다시 한 번 설화를 빚었다. 10일 창원 SSG-NC전에서 지역 소재에 재학 중인 학생 선수의 시구행사에서 ‘NC 입단을 꿈꾸고 있다’는 캐스터의 설명에 “인생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두산이나 LG쪽으로 가면 좋겠다”는 NC에 대한 사실상의 폄훼성 발언을 하면서 또 한 번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튿날 방송에서 오재원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그리고 채 몇주도 지나지 않은 상황 연이틀 논란의 중심에 다시 섰다. 그리고 24일 사건 발생 이후 사흘만에 결국 자의반 타의반으로 해설 마이크를 내려놓게 됐다.
그러나 끝내 마지막 대응에서도 성숙한 언행 대신 미디어와 팬들에게 경고성 메시지를 남기는 뒤끝 행보를 보였다.
26일 자신의 SNS글에서 오재원은 “조회수를 위해 없는 또는 지어낸 또는 만들어낸 모든 분들께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말씀드리구요”라며 언론 및 다양한 미디어 채널들의 자신 관련 보도를 ‘없는, 또는 지어낸, 또는 만들어낸’이라고 오히려 왜곡하며 법적 대응 등을 예상해 볼 수 있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오재원은 벌써 수개월 동안 몇 차례의 논란을 빚은 끝에 해설위원직에서 물러나게 되면서 사실상 야구계를 떠나는 모양새가 됐다. 사진=SPOTV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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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혹은 비난 메시지를 보낸 팬들에게도 정면대응했다. 이어 오재원은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 몇 년 혹은 몇 달 그리고 덩달아 악플을 보내신분들도 조금만 기다려 주시구요”라며 역시 경고성 메시지를 전했다.
끝으로 오재원은 “그동안 부족한 야구해설을 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라며 해설위원으로서 물러난다는 뜻을 다시 한번 밝혔다. 하지만 반성과 사과 대신 타인에 대한 비난과 자기해명으로 점철된 입장 표명은 마지막 끝매듭마저 초라하게 만들었다.
현역 시절 오재원은 소위 말하는 ‘호감형 선수’는 아니었지만, 은퇴 직전 몇 시즌을 제외하면 선수 생활 대부분 팀에는 꼭 필요한 좋은 선수였다. 일부였지만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그 자신이 야구 현장과는 약간은 거리가 있는 방송을 스스로 택했고, 이후 행보들도 야구계의 지지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군다나 사고뭉치라는 이미지를 얻은 이상 2번째 기회를 얻는 것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야구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거의 사라진 오재원의 마지막 작별인사는 그래서 더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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