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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으로 때운 ‘WBC 음주’… 실력도, 징계도 약한 한국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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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 3월 WBC 대회 기간 중 음주 파문을 일으키며 물의를 빚은 김광현·이용찬·정철원(왼쪽부터)이 7일 KBO 상벌위원회에 참석해 소명한 뒤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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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기간 숙소를 이탈해 술을 마신 사실이 드러난 야구대표팀 김광현(35·SSG 랜더스)과 이용찬(34·NC 다이노스)·정철원(24·두산 베어스)이 KBO로부터 사회봉사와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KBO는 7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김광현에게 사회봉사 80시간과 제재금 500만 원, 이용찬과 정철원에게 각각 사회봉사 40시간과 제재금 300만 원을 부과했다. 김광현과 이용찬·정철원은 WBC 대회 도중 소위 ‘스낵바’라고 불리는 현지 술집에서 장시간 음주를 한 사실이 밝혀져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KBO는 곧장 WBC 대표팀 선수들을 전수조사했고, 김광현과 이용찬·정철원이 일부 사실을 시인했다.

1차 자백을 받은 KBO는 조사위원회를 꾸려 이들과 대면 조사를 했다. 또, 현지 신용카드 내역을 살피는 한편 해당 유흥주점의 한국인 직원을 통해 김광현과 이용찬·정철원의 행적을 조사했다. 그 결과, 김광현은 대표팀이 도쿄로 입성한 7일과 일본전 종료 직후인 11일 새벽 두 차례 특정 유흥주점에서 음주를 했고, 이용찬은 11일 새벽 지인과 같은 업소를 찾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정철원의 경우 11일 김광현과 동행해 술을 마셨다고 KBO는 밝혔다.

논란 직후 1군에서 말소된 김광현과 이용찬·정철원은 이날 오전 KBO 상벌위로 직접 출석해 당시의 행적을 소명했다. 상벌위원들과의 문답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들 모두 “사실대로 이야기했다. 상벌위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지 수용하겠다.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러나 이번 결과를 두고 일각에선 징계 수위가 낮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국제대회 기간 외부 술집에서 음주를 했고, 인과관계를 떠나 대표팀이 WBC에서 1라운드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이순철 해설위원은 “2라운드도 가지 못한 당시의 상황을 고려하면 많은 야구팬들께서 이번 징계가 미흡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역대 사례를 살펴봐도 국가대표 선수를 징계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만큼 이번 결과가 앞으로 태극마크를 달 선수들에게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KBO에서도 그런 점을 고려해 상벌위를 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O 관계자는 “상벌위에서도 출장정지 징계 이야기까지 언급됐다. 그러나 그에 준하는 과거 사례를 살펴봤고, 숙의를 거쳐 출장정지가 아닌 사회봉사와 제재금 징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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