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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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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 허재가 보였다’ ‘플래시 썬’ 김선형의 챔프전 활약, 적장도 옛 동료도 인정했다 [KBL 파이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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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1998년의 허재가 뛰는 듯했다.

서울 SK는 7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와의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 97-100으로 패배, 시리즈 전적 3승 4패로 준우승했다.

이로써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6강부터 시작,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린 SK의 여정이 끝났다. 결과적으로 챔피언이 되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걸었던 건 분명 승리의 길이었다.

매일경제

마치 1998년의 허재가 뛰는 듯했다. 사진(안양)=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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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시 썬’ 김선형의 챔피언결정전 활약 역시 대단했다. 7경기 동안 평균 34분 22초 출전, 18.3점 3.3리바운드 8.6어시스트 1.9스틸을 기록, 오세근과 마지막까지 파이널 MVP를 두고 경쟁했다.

플레이오프로 범위를 확대하면 김선형은 더욱 대단하다. 전주 KCC, 창원 LG를 상대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과시하며 상대가 자랑하는 앞선을 모두 박살 냈다. 본인이 해야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확실히 조절, 노장임에도 여전히 뛰어난 스피드와 마무리 능력을 자랑했다.

▲ 김선형 2022-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 기록

6강 PO vs. KCC / 3G 35분 46초 출전 16.0점 2.0리바운드 4.7어시스트 3.0스틸

4강 PO vs. LG / 3G 35분 52초 출전 14.3점 5.7리바운드 10.3어시스트 1.7스틸

챔피언결정전 vs. KGC / 7G 34분 22초 출전 18.3점 3.3리바운드 8.6어시스트 1.9스틸

특히 김선형이 보여준 챔피언결정전 7차전에서의 활약은 마치 ‘1998 허재’가 코트 위에 돌아온 듯했다. 43분 48초 동안 37점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5스틸을 기록했다. 3쿼터에만 무려 19점을 집중, 홀로 KGC와 쇼다운을 펼쳤다.

허재는 1997-98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에도 파이널 MVP가 된 최초이자 마지막 주인공이다. 이상민-조성원-추승균, 그리고 조니 맥도웰에게 사실상 홀로 맞섰다. 외국선수의 태업, 손등 골절부터 눈두덩이가 찢어지는 부상에도 그는 빛났다. 그리고 전무후무한 ‘준우승 파이널 MVP’의 역사를 썼다.

김선형과 허재를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당시 상황과 조건부터 다르다. 다만 준우승 팀의 에이스로서 당당히 팀을 이끌었다는 것, 노장임에도 역대 최고의 퍼포먼스를 발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기록적인 면에서도 김선형은 충분히 허재와 비교될 수 있다. 7차전 37점은 KBL 역대 챔피언결정전 국내선수 기준 한 경기 최다 득점 공동 2위다. 2000-01시즌 조성원과 이름을 함께 올렸다. 3쿼터에만 몰아친 19점은 국내선수 기준 챔피언결정전 단일쿼터 최다 득점이다.

여기에 플레이오프 통산 득점, 어시스트 동반 더블더블 7회로 통산 1위에 올랐다. 이를 기준으로 20-10은 4회로 허재(2회)를 넘어 또 통산 1위가 됐다.

김선형의 활약에 ‘적장’ 김상식 KGC 감독과 ‘옛 동료’ 오세근 역시 극찬 세례를 이어갔다.

먼저 김 감독은 “어마어마했다. 7차전에선 3점슛은 물론 돌파, 어시스트 모두 대단했다. 상대 선수이지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정말 훌륭한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오세근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 어렸을 때부터 봤지만 여전히 잘하고 몸 관리도 대단하다. 지금은 다른 팀에 있지만 존중한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엄청난 플레이를 펼쳤다. (김)선형이는 다음 시즌 역시 대단할 것”이라고 전했다.

10년 만에 다시 정규리그 MVP가 된 ‘플래시 썬’의 봄 농구 대활약. 그는 최준용이 부상으로 이탈했음에도 승리를 자신한 이유를 확실히 증명했다. 더욱 기대되는 건 김선형의 농구는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전성기가 또 온 듯하다. 이제는 플로터까지 완벽히 장착했다. 어쩌면 양동근을 위협하는 KBL 역대 최고의 가드가 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럽게 할 수 있는 때가 됐다.

[안양=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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