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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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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위팀 1위 만들겠다”...배구 여제는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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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의 흥국생명, 4년만에 정규리그 우승

“6위에서 곧바로 1위를 하는 게 쉽지는 않겠지만, 잘 준비했기 때문에 기대가 된다”던 김연경(35)의 희망이 현실이 됐다. 2년 만에 국내 리그로 돌아온 김연경은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정규 리그 1위를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그 목표를 이뤄냈다.

조선일보

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2-23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승리한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과 김연경이 정규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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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15일 화성에서 열린 프로배구 IBK기업은행전에서 세트스코어 3대0(25-15 25-13 25-16)으로 승리하고 2022-2023 시즌 정규 리그 1위를 확정했다. 김연경이 23점, 옐레나가 20점을 터뜨리며 IBK기업은행을 압도했다. 흥국생명은 승점 79를 얻으며 2위 현대건설(승점 70)과의 차이를 벌려 남은 한 경기에서 져도 1위를 지키게 됐다.

흥국생명은 2018-2019 시즌 이후 4년 만에 통산 여섯 번째 정규 리그 정상에 올랐고, 김연경은 2007-2008 시즌 이후 15년 만에 국내 리그 1위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시즌 7팀 중 6위에 그쳤던 흥국생명이 1년 만에 리그 최강으로 거듭난 데는 돌아온 ‘배구 여제’ 김연경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까지 중국 리그에서 뛰다가 2년 만에 흥국생명으로 돌아온 김연경은 세계 정상급다운 공격력을 뽐냈다. 15일 현재 공격 성공률(45.76%)과 시간차공격 성공률(61.29%) 1위, 퀵오픈 성공률(46.26%) 2위, 득점 5위(669점) 등 주요 공격 지표 개인 순위 상위권에 올라 있다. 김연경은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빛났다. 리시브 효율(46.80%)은 팀 내에서 가장 높은 리그 9위다.

김연경의 가세는 동료들의 활약에도 날개를 달아줬다. 공격 부담이 줄어든 외국인 선수 옐레나도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쳤다. 김연경과 함께 팀의 ‘쌍포’로 활약했다. 그는 KGC인삼공사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에 비해 주요 공격 지표 대부분이 크게 높아졌다. 득점(818점) 3위, 공격 성공률(42.84%) 3위, 서브 에이스(세트당 0.26개) 2위에 올라 있다.

김연경은 “나의 영향력이 없었다고 말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팀에 좋은 영향을 줘서 좋다”라며 “그렇지만 좋은 결과는 혼자서 만드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다 같이 잘해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도중 내홍을 겪기도 했다. 리그 2위를 달리며 선두 현대건설을 맹추격하던 지난 1월 권순찬 당시 감독이 돌연 해임되며 구단 수뇌부의 경기 개입 논란을 빚었다. 이탈리아 출신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후임으로 선임되기까지 한 달 넘게 감독 없이 경기를 치렀지만, 흥국생명 선수들은 김연경과 김해란(39) 등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흔들리지 않고 1위로 올라섰다.

김해란은 “그때 선수들이 많이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그래도 우리가 할 일을 해야한다고 후배들을 독려했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시즌 초반까지 팀을 잘 이끌어준 권순찬 감독께도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본단자 감독 부임 후 흥국생명은 공격 루트도 더 다양해졌다. 특히 측면 공격에 의존하지 않고 김연경, 옐레나를 중앙 후위 공격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아본단자 감독이 온 이후 흥국생명의 배구가 유럽 스타일로 바뀌었다”며 “김연경을 많이 활용하면서도 옐레나를 이용한 공격도 빨라졌다”고 평가했다.

‘김연경 효과’는 코트 밖에서도 나타났다. 올 시즌 흥국생명 경기는 김연경을 보려는 배구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해 11월 18일 첫 홈경기부터 매진을 기록하며 4년 만에 여자 배구 단일 경기에 5000명이 넘는 관중이 입장했다. 올 시즌 여자 배구에서 총 18차례 만원 관중 경기가 나왔는데 그중 14번이 흥국생명 경기였다.

아본단자 감독은 “부임할 때부터 이미 팀이 성적도 좋고 컨디션도 좋아서 1위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팀과 스태프 모두가 노력해서 이뤄낸 성과”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서 여유가 생겼다. 잘 준비해서 통합 우승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화성=김영준 기자

[화성=김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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