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다"
"안우진 WBC 탈락 '불합리한 일'…선배 아무도 안 나서"
팬들 반응은 냉랭…"용서는 피해자가 하는 것"
추신수(41·SSG 랜더스)가 한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선발에 대해 쓴 소리를 날렸습니다. 지난 21일 미국 댈러스 지역 한인 라디오 방송 'DKNET'에 출연한 추신수는 야구 국가대표팀의 세대교체가 더딘 점을 지적하면서 김광현(34·SSG 랜더스), 양현종(34·KIA 타이거즈) 두 선수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이 선수들 실력이 부족하다는 게 아니다"라면서도 "어린 선수 중에 재능 있는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WBC 같은 국제 대회에 나가면 어린 선수들이 느끼는 감정이나 마인드 자체가 달라진다"고 했습니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학교 폭력 이슈로 WBC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자 추신수(41·SSG 랜더스)는 ″(선발된) 김현수(35·LG 트윈스)가 정말 좋은 선수긴 하지만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 새로 뽑혀야 했을 선수들이 더 많아야 했다”고 말했다. 〈화면출처=DKNET〉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면서 추신수는 "가까운 일본만 봐도 국제 대회를 하면 새로운 얼굴들이 많다"며 일본과 우리 대표팀을 비교했습니다. "김현수(35·LG 트윈스)가 정말 좋은 선수긴 하지만 저라면 미래를 봤을 것 같다"며 "당장의 성적보다 앞으로를 내다봤더라면 많은 선수들이 안 가는 게 맞고, 새로 뽑혀야 했을 선수들이 더 많아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야구의 미래를 위해 30대 중반의 베테랑 선수를 뽑을 것이 아니라 젊고 재능있는 선수에게 세계 야구를 보고 접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추신수는 "문동주(19·한화 이글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 같은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얼굴을 비추게 해서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 야구가 할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행자가 안우진의 학교 폭력 논란에 대한 생각을 묻자, 추신수는 "분명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서도 "제3자로서 굉장히 안타깝다"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외국으로 나가 박찬호 선수 다음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진 선수"라고 설명하면서 "한국에서 야구를 하고 있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이 용서가 너무 쉽지 않은 거 같다. (안우진이) 어릴 때 한 잘못을 뉘우치고 처벌도 받고 출장 정지도 받았는데 대회를 못 나간다. 할 말이 정말 많은데…"라고 주장했습니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이 학교 폭력 이슈로 WBC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하자 추신수(41·SSG 랜더스)는 ″안우진 같은 선수들이 국제 대회에 얼굴을 비치게 해서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한국 야구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화면출처=DKNET〉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울러 안우진이 대표팀에 선발되지 않은 건 '불합리한 일'이라고 했고, 야구계 선배들이 방관했다는 의견도 내놨습니다. 추신수는 "이런 불합리한 일을 당하는 후배들이 있으면 선배들이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아무도 나서질 않는다"며 "그게 너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안우진은 학창 시절 학교 폭력 가해자로 처벌받은 전력으로 인해 징계를 받았고 국가대표 자격이 박탈됐습니다. 규정상 WBC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출전할 수 있긴 하지만, 한국야구위원회, KBO는 안우진을 포함하지 않습니다. 2022 시즌 투수 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만큼 안우진의 발탁 여부는 기술위원회의 최종 회의까지도 쟁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선수 선발 기준은 기량과 함께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성, 책임감, 자긍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선발했다"고 안우진의 탈락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한 바 있습니다. '야구 선배'들이 판단한 국가대표의 자격은 단지 야구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
에 걸맞은 인성과 사회적인 기준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었죠.
이런 와중에 "한국은 용서가 쉽지 않다"는 추신수의 발언이 나오자 팬들의 반응은 냉랭했습니다. 추신수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엔 "용서는 피해자가 하는 것이다", "피해자는 평생 상처를 안고 산다", "야구만 잘한다고 국가대표가 되는 건 아니다" 등의 의견이 잇따랐습니다. 그러면서 음주 운전으로 물의를 빚었던 추신수의 과거까지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일부 야구 커뮤니티에선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한다", "징계까지 받았는데 뽑지 않은 건 국민정서법 때문 아닌가", "지난 잘못을 제대로 마무리 짓고 다음에는 태극마크 달고 뛰었으면…"이라며 공감을 보내는 팬들도 있었습니다.
최종혁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