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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독일 '분데스리가'

손흥민 향한 손웅정의 주옥같은 명언 “상대 선수 쓰러지면 볼 밖으로 차낼 여유 가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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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SBS ‘스브스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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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웅정(61) 손축구아카데미 감독이 과거 아들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을 훈육하며 건넸던 조언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SBS 공식 유튜브 채널 ‘스브스뉴스’에는 ‘새해부터 정신 번쩍 들게 하는 손웅정 어록 모음 (feat. 18살 손흥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이번 게시물은 2010년 방송된 SBS ‘손흥민 다큐 궁금한 이야기 Y’의 미공개분 영상으로, 손 감독이 2010년 당시 18세였던 손흥민과 독일에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2010년은 손흥민이 독일 프로축구 1부 분데스리가의 강팀 함부르크로 이적한 해이다.

독일로 건너간 손 감독은 아들을 향해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 ‘자기관리에 철저하며 겸손할 것’, ‘운동 실력 못지 않은 생활력을 갖출 것’, ‘건전한 승부욕을 가질 것’ 등의 4가지를 방송 내내 강조했다.

영상은 손 감독이 아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손흥민은 침대에 앉아 고개를 숙인 채 아버지의 말을 잠자코 듣고 있었다.

손 감독은 “준비 하나 하나가 잘 됐을 때의 경기 내용과, 조금이라도 소홀했을 때의 경기력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며 “먹는 것, 자는 것, 휴식 등 경기를 위해 얼마나 준비를 잘 했는가에 따라 경기 내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이어지는 식사 자리에서도 손 감독의 조언은 계속된다.

손 감독은 “분데스리가는 수없이 많은 전 세계의 대단한 리그들 중에서도 3대 리그에 드는 대회이다. 독일은 세계 축구 종주국”이라며 “세상에는 그냥 되는 일이 절대 없다. 어떤 행동과 동작을 했을 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과 결과가 오기 마련”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잠도 좀 더 자고 싶고, 귀찮기도 하겠지만 투자가 없으면 미래는 절대 없다”며 “아빠가 한 번 갔던 길이기 때문에 너에게 이렇게까지 얘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사 후 이들 부자는 신체 훈련장으로 향했다. 손 감독 역시 운동기구에서 자세를 잡았다.

손 감독은 “내가 운동으로 몸 관리를 하지 않으면 흥민이를 이렇게 훈련시킬 수 없다”며 “내가 없으면 (흥민이는) 이렇게 못한다. 혼자 (훈련을) 하게 되면 힘들 때 (자신과) 타협하게 된다”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친의 영향을 받은 듯 손흥민 역시 “공은 둥글기 때문에 차는 방향으로 굴러가지 다른 곳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그만큼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며 “아빠와 항상 기본기를 훈련해왔기에 (경기력과 더불어) 운도 따라줬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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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브스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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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손 감독은 축구 실력 못지 않게 전인교육 역시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축구 선수들이 평생 축구를 할 수는 없다”며 “은퇴했을 때도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부족하지 않게 생활하려면 공부와 운동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놀 것 다 놀고, 즐길 것 다 즐기면 (좋은 생활력을) 유지하고 (정상에) 머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론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내가 30대 중반까지 커피를 마시지 못했다”며 “지도자 자격증 과목 8개를 공부해야 했는데, 새벽에 일어나 선수들을 가르치고 공부하려니 잠이 쏟아졌다. 그래서 그 때부터 커피를 배웠다. 지금은 굉장한 커피 애호가가 됐다”고 웃어보이기도 했다.

손 감독은 “돼지우리 같은 흥민이 방을 4시간 동안 치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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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브스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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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손 감독은 겸손의 덕목을 가져야 한다고도 전했다.

그는 ‘팬 카페가 생겼다’는 아들의 말에 “말을 조심해야 한다. 말을 남기지 않아야 한다”면서 “겸손해야 한다. (팬들의) 관심이나 열정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본인 스스로를 철저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어서 “언제나 팬들이 충족할 수 있는 볼거리를 제공해야 한다. 보여줄 거리를 상실한다는 것은 프로 선수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손 감독의 철학은 ‘여유론’으로도 이어졌다. 그는 “흥민이에게 언제나 웃으라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해야 하지만, 경기가 끝났을 때는 패배하더라도 상대에게 덕담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아량과 여유가 있어야 된다”고 주관을 밝혔다.

그는 “경기 중 우리가 지고 있어도 상대 선수가 쓰러져있다면 공을 밖으로 쳐 내보낼 정도의 여유는 갖고 있어야 한다”면서 “과거의 나는 승부욕을 좋지 않은 형태로 갖고있다보니 내 마음대로 행동했다. 그랬던 부분이 굉장히 후회된다”고 부연했다.

한편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열렸던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원정전에서 약 3개월 만에 골맛을 본 손흥민은 오는 16일 EPL 1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는 아스널을 홈으로 불러들인다. 현재 리그 5위에 위치한 토트넘은 1경기를 덜 치른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승점 2점차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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