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LPGA.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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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오는 20일부터 강원도에서 대회를 동시에 연다. KLPGA 투어는 평창 알펜시아 골프장에서 위믹스 챔피언십 with 와우매니지먼트 SBS골프를, LPGA 투어는 원주 오크밸리 골프장에서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개최한다.
LPGA는 2002년 나인브릿지 클래식으로 한국에 상륙했다.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이 '꿈의 무대' 미국으로 가는 등용문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골프 대회로, 같은 기간 열린 남자 대회들은 흥행에 쓰나미를 맞았다. 국내에서 LPGA 대회가 열리는 기간엔 KLPGA도 대회를 열지 않았다.
그러나 KLPGA 인기가 올라가면서 “LPGA가 왜 남의 땅에서 허락도 없이 대회를 여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갈등도 있었다. LPGA 투어는 2018년 한국에서 국가대항전인 인터내셔널 크라운을 열었다.
KLPGA “우리에게 상의도 없이 대회를 연다”고 반발했고 LPGA는 “3년 전부터 대회 스케줄을 논의하자는 메일을 여러 차례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당시 AGB닐슨 조사 최종라운드 시청률은 LPGA(0.790)가 KLPGA(0.195)의 4배가 넘었다. KLPGA의 메이저대회인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이 인터내셔널 크라운에 밀려 흥행에 참패했다.
한국 여자 골프 선수 중 가장 큰 관중 동원력이 있는 LPGA 스타 박성현.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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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투어 집행부는 와신상담했다. 그러다 KLPGA 투어 상금 규모가 더 커지고 스타 선수가 미국 투어에 가지 않는 현상이 생기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노(NO) 라고 할 수 있는 KLPGA”라는 분위기였다.
LPGA는 KLPGA의 요구에 국내 투어 선수 참가 인원을 12명에서 30명으로 늘렸다. 그러나 이로는 부족했다. KLPGA는 공동주관 대회를 원했다. LPGA는 거절했다. 공동주관이라면 중계권도 나눠야 한다. 거액의 중계권료를 낸 방송사는 동의하지 않는다. LPGA 투어 중계권을 가진 JTBC골프는 독점 중계를 원하고 KLPGA 투어 중계권을 가진 SBS골프는 공동 중계를 원한다.
협상이 결렬되자 KLPGA는 지난 4월 BMW 챔피언십 기간 KH그룹 IHQ 칸배 여자오픈 대회 개최를 발표했다. 상금 15억 원을 걸고 LPGA와 겨뤄보겠다는 뜻이었다. 이는 KLPGA 스타 선수가 LPGA 투어로 가는 문 하나를 잠그는 역할도 한다.
KLPGA는 IHQ 칸배 기간 중 열리는 다른 대회(BMW 챔피언십)에 나가면 최대 10개 대회 출전 정지와 범칙금 10만~1억원이 부과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KH그룹 IHQ 칸배 여자오픈’은 취소됐다. 스폰서인 KH그룹은 쌍방울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고,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담합 의혹과 관련해 그룹 관계자가 경찰에 입건됐다.
BMW 챔피언십도 영향을 미쳤다. KH그룹 측은 같은 기간 국내에서 LPGA 대회가 열리는 걸 모르고 KLPGA 대회 개최 계약을 했다가 이를 알게 된 후 격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을 들어 KLPGA 투어에서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는 김수지. 사진 KLPG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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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는 이를 대체할 스폰서를 급히 구했다. 그러나 상금은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4월 LPGA 상금(200만 달러)은 약 22억원, KLPGA 상금은 15억원이었는데 지금은 환율이 변해 LPGA는 약 28억원, KLPGA는 10억원이다. 3:1 정도다. KLPGA 스타 선수들은 실망하고 있다. 위믹스 챔피언십에 KLPGA 1인자 박민지는 몸이 아파 빠진다.
LPGA BMW 챔피언십도 상황이 좋지는 않다. 지난해 LPGA 선수 고진영과 KLPGA 선수 임희정의 대결로 큰 관심을 끌었는데 올해 이런 구도는 나올 수 없다. KLPGA 선수들의 참가가 막혀 한국인 선수는 20명 뿐이다. 관중 동원력이 큰 전인지는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고진영·박성현·김효주·최혜진 등 스타 파워에서는 LPGA가 KLPGA에 앞선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이 부진할 경우 관심이 떨어진다는 약점도 있다. 지난 주 사우디 후원의 아람코 대회에 참가한 LPGA 스타인 넬리 코다, 렉시 톰슨 등은 결장한다.
두 투어 중 어느 쪽이 이길지는 모른다. 그러나 확정된 피해자는 있다. LPGA 정상급 선수들과 KLPGA 최고 선수들이 대결했던 여자 골프의 또 다른 메이저를 기대했던 골프팬들이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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