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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박병호, 내겐 큰 영광” 거포 유망주는 미래를 그린다 [MK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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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 선배가 항상 ‘넌 잘 할거야’라고 격려해주셨었다. ‘넥스트 박병호’라는 이야기는 내겐 정말 큰 영광이다. 앞으로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해서 잘하고 싶다.”

키움 히어로즈는 15일 경기 전 현재 2위로 SSG 랜더스를 2.5경기 차로 바짝 쫓고 있다. 아쉬움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구단 프랜차이즈 역사의 ‘레전드’였던 박병호(kt)의 빈 자리를 채울만한 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

물론 히어로즈 시절 다섯 차례나 홈런왕에 오른 그의 그림자를 누가 당장 지운다는 것 자체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하지만 떠난 자리에는 새로운 꽃이 피어야 하고, 그 도전의 새싹도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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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빈은 박병호의 후계자나, 넥스트 박병호로 꼽히는 것이 부담이 아닌 영광이라고 말했다. 사진(고척 서울)=김원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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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우투좌타 내야수 김웅빈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182cm-92kg의 당당한 신체조건을 자랑하는 김웅빈은 현재 포지션이 1루수라는 걸 제외하면 우타자인 박병호와 유사한 점이 많지 않다.

고교시절 주포지션이 유격수였던 김웅빈은 2020시즌 1루수, 2021시즌엔 3루수로 주로 출전했다. 그리고 2020년 73경기에서 OPS 0.789, 2021년 97경기 OPS 0.741를 기록하며 차근차근 성장 과정을 밟고 있다.

그리고 김웅빈은 1군 엔트리에 복귀한 첫 날이었던 1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점 결승타로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김웅빈은 “지금 팀이 잘하고 있는 상황이라서 승리에 내가 도움이 됐던 게 가장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시즌 전부터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김웅빈을 박병호의 후계자로 꼽으며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천명했다. 하지만 김웅빈은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손목 유구골(복숭아뼈) 피로 골절을 당해 수술을 했다. 이후 뒤늦게 5월 18일 NC전에서 1군 경기를 치른 김웅빈은 11경기 타율 0.323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손목 통증이 재발하면서 다시 2군으로 내려가야 했다.

하지만 아픔을 통해 깨달은 것도 있다. 김웅빈은 “수술 부위가 1년 동안 계속 아프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동안 내가 참 많이 세게 치고 있었구나’라는 걸 깨우쳤던 것 같다”면서 “지난해까지 홈런에 대한 욕심이 너무 많았었던 것 같다. 올해는 동료들과 함께 그저 함께 상대와 싸우려는 마음만 먹고 있어서 오히려 감이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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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통증에도 불구하고 한 팔로 끝까지 스윙을 해서 결승타를 만든 김웅빈. 사진(고척 서울)=김원익 기자


다시 어렵게 잡은 1군 출전 기회. 복귀 첫날 김웅빈은 적시타 상황에서 오른쪽 팔 유구골 통증이 있는 상황에도 왼쪽 팔을 놓으면서 오른팔로 끝까지 팔로스루 동작을 마치는 스윙으로 팀의 유일한 점수이자 적시타를 냈다.

김웅빈은 “1년간은 지속될 통증이라 아프더라도 참고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계속 해야 되는 거니까, 참고하는 게 좋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결승타 상황의 마음가짐을 전한 이후 “오늘 두산 박신지 선수가 체인지업이 좋아서 타석을 조금 더 앞으로 옮겼던 게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충분히 주의도 하고 있다. 김웅빈은 “늘 이상이 올까봐 조심은 하고 있지만 경기 상황에서 잠시, 그것도 못참으면 안되니까 참으면서 잘 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고 했다.

이날 안타 이후 오른손에 보호대를 차고 있었던 김웅빈이 공수교대 때 오른손을 유심히 보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김웅빈은 “타격하면서 계속 막 통증이 있는 건 아닌데, 슬라이딩을 하거나 수비할 때 손을 치게 되면 그때 좀 충격이 많이 온다. 그런게 게 축적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웅빈이 유력했던 주전 1루수 자리는 현재 치열한 경쟁 중이다. 부상이 시즌 출발을 망가트린 아쉬움은 없을까. 김웅빈은 “부상이 아쉽긴 하다. 하지만 2군에서 재활을 하면서 1군 경기를 많이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라며 “또 긍정적인 생각으로 나 자신에게 ‘괜찮다’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며 의연하게 보냈던 재활 과정을 돌이켜봤다.

박병호는 현재 키움의 젊은 야수들의 롤모델인 동시에 감정적으로도 깊은 유대감이 있는 선수다. 그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말이나, ‘넥스트 박병호’라는 표현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김웅빈은 “나는 영광이었던 것 같다. 박병호 선배님의 커리어는 정말 엄청나지 않나. 그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게 솔직히 부담이 없을 순 없다”면서도 “그러나 그 자체로 영광이기도 했다. 라커룸에서 박병호 선배 옆자리를 쓰면서 정말 보고 배운 게 많았다”며 키움 동료로 박병호와 함께 했던 시간을 말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무엇이었을까. 김웅빈은 “정말 선배님이 아프지 않고 이렇게 오랫동안 야구를 할 수 있는 이유가 있었구나 싶었다. 몸 관리 하는 모습이나 평소 생활하시는 모습 자체가 다 배울 점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김웅빈이 놀란 건 늘 성실한 박병호의 일상이었다. “어느날 하루는 정말 일찍 야구장에 왔는데, 박병호 선배가 나보다 더 먼저 와 계셨다”면서 “그렇기에 ‘박병호의 후계자’라는 표현만으로도 내겐 참 영광”이라며 거듭 선수 박병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이런 김웅빈을 박병호도 참 많이 아꼈다. 김웅빈은 “박병호 선배가 ‘항상 넌 잘 할거야’라고 덕담을 많이 해줬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1루수나 3루수나 모두 경쟁은 불가피하다. 김웅빈은 “지금 (김)수환이가 잘 하고 있고 (전)병우형도 있다. 지금까지 지명타자로 나온 건 감독님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라며 “수비를 못 나가더라도 항상 준비하고 있을 거고, 수비를 하게 되면 언제든지 출전할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들고 기다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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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웅빈은 2016년 7월 13일 kt전에서 당시 기준 KBO리그 역대 14번째로 데뷔 첫 타석에서 홈런을 신고하며 화려하게 프로 무대를 시작했다. 기대만큼의 빠른 성장은 아니지만, 꾸준히 김웅빈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사진=MK스포츠 DB


지금 김웅빈에게는 어떤 상황이든 간절하다. 그는 “대타나, 대수비나, 지명타자나 뭐가 됐든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것 많으로도 감사한 것 같다”며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지난해 김웅빈은 지금의 아내와 결혼을 했다. 그리고 야구가 잘 되지 않을 때 ‘조금 더 웃으라’는 의미의 표현, 아내의 이름, 웃고 있는 귀여운 캐릭터의 문신을 팔에 새겼다.

김웅빈은 “아내가 항상 나에게 ‘괜찮다, 잘 할 수 있다’라고 얘기해 준다. 그게 나한테는 참 큰 응원이 되는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런 김웅빈을 보며 문득 2016년 그의 데뷔 첫 홈런 당시 인터뷰 상황이 기억났다. 김웅빈은 2016년 7월 13일 kt 위즈전 9번 2루수로 감격의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동시에 당시 기준 역대 14번째로 데뷔 첫 타석 홈런을 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기자는 김웅빈과 인터뷰를 했는데 당시 그는 “경기 전엔 그래도 긴장이 됐었는데 막상 경기에 들어가 보니 떨리는 건 전혀 없었다. 재밌게 하자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그런 패기 넘치는 청년은 이제 어느덧 남편으로, 미래의 주역이 될 희망이 됐다.

과거 신나는 마음으로 데뷔전을 치렀던 김웅빈의 마음과 같이, 그리고 지금의 김웅빈의 기대처럼, 올해 그가 더 웃는 날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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