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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1위 브라질의 압박'은 달랐다…두꺼운 오답노트 받아든 벤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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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 수비진, 강도 높은 브라질의 압박에 '허둥지둥'

'후방 빌드업' 실종…'명검' 손흥민 제대로 휘두르지 못해

연합뉴스

한 점 더 달아나는 브라질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브라질 네이마르가 자신의 두번째 골이자 팀의 세번째 골을 페널티킥으로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2022.6.2 superdoo82@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벤투호가 2022 카타르 월드컵에 대비하는 '고난도 모의고사'에서 1교시부터 두꺼운 '오답노트'를 받아들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서 1-5로 완패했다.

한국은 전반 7분 히샤를리송(에버턴)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전반 42분과 후반 12분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에게 페널티킥 추가골을 연속으로 허용했다.

후반 35분에는 필리피 코치뉴(애스턴빌라)에게 4번째 골을 내줬고, 후반 추가시간 가브리에우 제주스(맨체스터 시티)에게 쐐기골을 얻어맞았다.

다만 황의조(보르도)가 전반 31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패스를 받아 득점해 영패를 면했다.

이날 경기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을 동시에 대비하는 '모의고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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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점 더 달아나는 브라질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브라질 네이마르가 자신의 두번째 골이자 팀의 세번째 골을 페널티킥으로 성공시킨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2022.6.2 superdoo82@yna.co.kr


브라질이 우루과이와 같은 남미 국가이면서, H조 최강으로 꼽히는 포르투갈처럼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갖춘 선수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평가전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은 예상 대로 '수준이 다른' 축구를 보여줬다.

브라질 선수들은 태극전사들과 공 다루는 기술에서 큰 격차를 보였을뿐 아니라 상황을 인지하고 공을 어디로 보낼지 판단하는 속도도 '슈퍼 컴퓨터급'이었다.

동료에게 공을 받거나 한국 선수로부터 공을 빼앗을 때면, 그와 '동시에' 다른 동료가 어디있는지 파악하고 최적의 선택으로 다음 플레이를 펼쳤다. 공격의 템포에서 한국과 브라질의 차이는 컸다.

이런 격차들이 모여 한국이 슈팅 수에서 5-14 로 크게 뒤지게 만들었다.

허술한 한국의 수비 앞에서 브라질의 '에이스' 네이마르는 78분 동안 활개를 쳤고 페널티킥으로 2골이나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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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되는 네이마르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브라질 네이마르가 후반에 교체되고 있다. 2022.6.2 hkmpooh@yna.co.kr


반면, 공격을 전개하는 것부터 버거워한 한국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인 손흥민(토트넘)이라는 '명검'을 제대로 휘두르지도 못했다.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5개월간 선수들의 기량을 브라질이나 포르투갈, 우루과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빠른 템포에 좀 더 익숙해지고, 수비 조직력을 끌어올려 상대의 창끝을 조금이라도 무디게 만들 수는 있다.

그런 점에서 브라질전은 벤투호에 매우 훌륭한 오답노트를 제공했다.

한국 수비진은 브라질 공격수들이 거세게 몰아칠 때마다 쉽게 흔들렸다. 애써 공을 빼앗아도 곧바로 달려드는 브라질의 압박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 수비진이 브라질 공격수보다 수적으로 많은 상황에서도 허둥대다가 공을 빼앗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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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전매 특허 감아차기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손흥민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22.6.2 superdoo82@yna.co.kr


브라질 공격수가 바짝 붙기만 했는데도 쉬운 공중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고 헛발질해 공을 빼앗기는 수비 상황도 나왔다.

벤투 감독이 정성 들여 대표팀에 이식한 '후방 빌드업'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었다.

수비형 미드필더를 1명 세우는 벤투 감독의 '4-1-4-1'이나 '4-3-3' 전술'도 이날 한계를 보였다.

벤투 감독은 그간 대부분 경기에서 수비라인을 보호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는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정우영(알 사드) 한 명만 세웠는데, 이날 브라질을 상대로도 마찬가지였다.

그 자리에서 홀로 브라질의 특급 공격진을 상대하는 게 정우영에게 매우 버거워 보였다.

다만, 수비와 빌드업 양면에서 부담을 덜어줄 센터백 김민재(페네르바체)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지 않았다면 정우영이 보다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을 가능성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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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수비에 넘어지는 네이마르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2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에서 브라질 네이마르가 한국 정우영의 수비에 넘어지고 있다. 2022.6.2 superdoo82@yna.co.kr


벤투호는 이날 기분 좋게 정답도 하나 맞혔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부진하던 황의조(보르도)가 1년 만에 A매치에서 골맛을 보며 벤투 감독과 팬들을 안도하게 했다.

마찬가지로 소속팀에서 좀처럼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하던 황희찬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득점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

한준희 축구 해설위원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공을 지켜내는 역량이 부족했고, 동료의 움직임을 미리 시야에 넣어놓고서 간결하게 내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우리 진영에서부터 볼 전개와 통제가 제대로 안 되니, 수비가 불안해졌고 좋은 공격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벤투호는 아시아권 팀을 상대할 때보다 더 빠른 움직임으로 공간을 틀어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벤투호는 6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칠레를 상대로 '모의고사 2교시'를 치른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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