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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 코트 복귀→2연패 주역, 정지석 눈물은 어떤 의미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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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인천, 지형준 기자]대한항공 정지석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2.04.09 /jpnews@osen.co.kr


[OSEN=인천, 이후광 기자] 통합 2연패를 확정 짓는 순간 올 시즌 고난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정지석(27·대한항공)이 코트 복귀 논란을 딛고 2021-2022 V리그 남자부의 마지막 날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대한항공은 지난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3전 2선승제) KB손해보험과의 최종 3차전에서 177분 혈투 끝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1차전과 3차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통합우승 대업을 해냈다. 통산 3번째(2017-2018, 2020-2021, 2021-2022)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순간이었다.

우승의 주역은 정지석이었다. 이날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31점(공격성공률 62.16%)을 책임졌고, 후위공격 7개, 블로킹 4개, 서브 에이스 4개를 기록하며 토종 선수 최초로 챔피언결정전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했다.

정지석은 경기 후 “감독님의 작전판을 보면 ‘NEVER GIVE UP(절대 포기하지 마라)’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그걸 보면서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온다고 생각했는데 포기하지 않았더니 진짜 기회가 왔다. 그걸 잡아서 승리했다”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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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 지형준 기자]1세트 대한항공 정지석이 서브 리시브를 준비하다 서브가 라인을 벗어나자 환호하고 있다. 2022.04.09 /jpnews@osen.co.kr


챔피언결정전이 처음인 KB손해보험을 상대로 3차전 5세트 혈투를 치른 건 자만 때문이었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정지석은 “선수들이 전부 ‘작년보다 쉽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1차전을 승리하고 그런 마음이 들었는데 역시 설레발을 떨면 안 됐다”며 “2차전 패배가 우리에게 큰 약이 됐다. 3차전 역시 KB손해보험이 좋은 경기를 펼쳤고, 우리도 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정지석은 경기가 끝나고 진행된 트리플크라운 시상식 때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에게 눈물의 의미를 묻자 “서브를 하러 갈 때마다 공 하나에 승패가 갈린다고 생각하니 너무 간절했고, 그러면서 눈물이 나왔다”며 “시즌 초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한 번 더 책임감이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그 동안 힘들었던 시간이 생각나서 또 눈물이 났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동시에 차지한 정지석은 2021년 9월 전 여자친구의 고소로 데이트 폭력 및 불법 촬영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았다. 이후 고소인이 합의서와 고소 취하서를 제출했고, 검찰은 11월 17일 폭행 혐의에 기소 유예 처분을 내렸다.

사법절차 마무리와 함께 한국배구연맹(KOVO)은 11월 23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정지석에게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그리고 대한항공 구단도 “선수를 세세히 관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정지석을 2021-2022시즌 2라운드 잔여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지석은 그렇게 논란 속 작년 12월 4일 우리카드와의 3라운드 첫 경기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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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 지형준 기자]4세트 대한항공 임동혁, 정지석이 기뻐하고 있다. 2022.04.09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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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석은 통합우승을 이끈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의 배구를 ‘만화 같은 배구’라고 정의 내렸다. 그는 “(징계 기간 동안) 밖에서 지켜봤는데 매우 흥미로웠다. 또 팀에 합류해서 직접 경기를 해보니 만화 같은 배구가 펼쳐졌다”며 “ 마지막에 감독님이 ‘내 말을 들으면 눈을 떴을 때 트로피를 들고 있을 것’이라고 말씀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됐다”고 뿌듯해했다.

이날 혼자서 무려 57점을 책임진 노우모리 케이타(KB손해보험)를 향한 경의도 표했다. 정지석은 “케이타는 3인 블로킹이 뜬다고 잡을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손 끝에 맞혀서 수비로 건지는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잘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결국 그가 실수하길 기다리는 게 최선이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정지석의 2021-2022시즌이었다. 여전히 그를 향한 팬들의 싸늘한 시선이 존재하지만 그래도 챔피언결정전 3차전만큼은 계양체육관을 가득 메운 팬들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열광했다. 정지석에게 개인 3번째 우승 트로피는 그만큼 남달랐다. 그래서 눈물도 나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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