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지시를 하고 있는 한민수 감독과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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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도 먹어본 놈이 먹는다'고, 4년 전 동메달을 딴 대한민국입니다. 경험을 살려 눌러보겠습니다."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장종호가 동메달결정전을 앞두고 필승의 의지를 다졌다.
한민수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1일 중국 베이징 국립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세계 랭킹 2위 캐나다와 준결승에서 0-11로 졌다. 예상대로 캐나다는 강했다. 조별리그에서도 0-6으로 졌던 한국은 캐나다를 상대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36전 36패. 이번 대회에서 설욕을 다짐했지만 힘이 모자랐다.
한민수 감독은 "1피리어드 중반까지는 정말 잘했다. 0-0을 유지하면 2피리어드에선 캐나다가 꼬이고 우리는 사기가 올라가 이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실점이 나왔다. 우리도 사람인지라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포기하려는 모습이 있었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하자고 했다. 다음 경기도 염두에 둬야 해서 여러 선수들을 가용하며 체력을 분배하려는 전술을 생각했는데, 일방적으로 점수가 많이 나면서 제대로 안 됐다. 힘든 경기였는데 2피리어드 때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화이팅'을 외쳤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는 선수들을 보니 고맙고 미안했다"고 전했다.
캐나다전에서 몸을 던져 막는 한국 선수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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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를 꺾고 사상 첫 결승에 오르고 싶었을 선수들은 완패 후 고개를 숙였다. 한민수 감독은 "최시우가 펑펑 울더라. 아마 같은 마음인 것 같다. 기대가 컸던 만큼 억울한 마음과 아쉬움, 분함이 있어서 그랬을 것"이라며 "그런 과정들이 선수를 더 훌륭하게 성장시킬 거란 믿음이 있다"고 격려했다.
이제 대표팀은 마지막 경기에 나선다. 12일 오후 9시 5분(한국시간) 중국과 동메달의 주인을 가린다. 랭킹 9위 중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젊은 선수들을 수혈하고, 러시아 출신 감독을 영입해 전력을 보강했다. 랭킹 하위권 팀들이 배정된 B조에선 조별리그 전승으로 1위를 차지했다.
한민수 감독은 "중국과는 한 번도 붙어본 적이 없다. 단지 경기 영상과 이번 대회를 통해 중국이 빠르고 준비를 많이 한 팀이란 것만 안다. 우리는 4번째 패럴림픽 출전이고 평창 대회 동메달리스트다. 몸이 아프다는 건 변명이다. 선수들의 능력을 100% 발휘한다면 충분히 동메달을 획득할 거란 믿음이 있다. 반드시 동메달을 따겠다"고 힘줘 말했다.
장종호 역시 "내일 최선을 다해 꼭 동메달을 따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장종호는 2010년 밴쿠버 대회부터 4회 연속 패럴림픽에 출전한 '베테랑'이다. 캡틴인 그는 "오늘을 계기로 바닥까지 찍고 더 내려갈 곳은 없다.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선수들이 내일 더 좋은 컨디션을 만들 수 있게 미팅 등을 통해 '화이팅'하겠다. 일단은 푹 쉬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장종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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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득점 1위 선이펑(6골), 4위 왕즈둥(4골) 등 '영건' 들의 활약이 무섭다. 평창 멤버 11명이 남은 한국은 노련미와 경험을 갖춘 베테랑들에게 기대를 건다. 장종호는 "중국에 17번(선이펑), 23번(추이위타오)이 빠르더라. 하지만 우리 팀에도 정승환, 이종경, 장동신 등 빠른 선수들이 있다. 한두 명의 선수에 대한 걱정은 없다. 우리 선수들을 믿고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어깨를 다쳐 교체 투입, 20분 56초를 소화한 골리 이재웅도 "오늘처럼 쉬운 골, 어이없는 골을 먹지 않게 준비해 내일은 잘할 것"이라며 '부상 투혼'을 예고했다.
김효경 기자·패럴림픽공동취재단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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