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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주행' 논란 승소한 김보름 "아직도 경기 트라우마에 약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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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영상 기자]
머니투데이

(베이징=뉴스1) 박지혜 기자 = 6일 중국 베이징 국립 스피드 스케이팅경기장에서 생일을 맞은 김보름이 훈련을 마친 뒤 활짝 웃고 있다. 2022.2.6/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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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왕따 논란'에 휘말렸던 김보름이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됐다"고 밝혔다. 노선영이 김보름에게 300만원을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온 다음 날 직접 소감을 밝힌 것이다.

김보름은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길고 길었던 재판이 드디어 끝났다"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글을 남겼다.

김보름은 "누구보다 열심히 그 날을 위해 준비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 스케이트란 운동에 미쳐 있었다"며 "그만큼 나에겐 너무 간절한 올림픽 무대였고, 너무 갖고 싶었던 올림픽 메달이었다. 2018년 2월 24일, 내 몸은 내가 노력했던 그 시간들을 기억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 이후 4년, 정말 많이 힘들었고 포기하고 싶었다"며 "제일 힘들었던 건 피해자와 가해자가 뒤바뀐 채 거짓이 진실이 되고 진실이 거짓이 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재판을 시작하게 됐고, 그날 경기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었음이 이제야 밝혀지게 됐다"고 썼다.

김보름은 이번 판결로 받은 위자료를 기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름은 "내가 겪었던 일들을 계기로 앞으로는 이런 피해를 보는 후배 선수들이 절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상처와 아픔은 평생 사라지지 않겠지만 오늘로써 조금, 아주 조금 아물어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어쩔 수 없이 보냈던 고통스러운 나날들도 고백했다. 김보름은 "공황장애는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경기 트라우마까지 생겨 아직도 시합 전에 약을 먹지 않으면 경기를 할 수가 없다"며 "지금도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가 심리적으로 힘들긴 하지만 반드시 이겨내서 이번 경기도 무사히 마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떠올리기만 해도 마음이 너무 아프지만 이제야 그 평창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비록 지금 4년 전 기량에 비해 부족하더라도 이번 올림픽에서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물론 평창에서 보여드리지 못하는 못했던 나의 밝은 모습들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평창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김보름은 이틀 뒤인 19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 경기에 출전한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6부(부장판사 황순현)는 김보름이 노선영을 상대로 낸 2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명예훼손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배상청구 등은 모두 기각했지만, 노선영의 일부 폭언과 욕설을 불법행위로 인정하고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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